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ゆるキャン△(캠핑|여행)

월악산 덕주 야영장 - 숲 속에서 즐기는 조용한 캠핑

dolf 2023. 7. 24. 12:00

무슨 불행인지(?) 모르겠으나 7월에 캠핑이 마음대로 안 되고 있습니다. 7월 초에는 캠핑하러 태백가서 닭갈비만 먹고 왔고, 지난주는 윤근혜 각하의 압박인지 비가 얼마나 오는지 확인도 안 해보고 캠핑장 문을 걸어 잠근다 해버려서 날아갔습니다. 그래서 주말은 그냥 집콕(정확히는 오전에 어딘가를 갔다 왔지만, 이건 나중에.) 모드에 가까웠습니다. 그렇다고 올릴게 너무 없으면 거시기하니 재탕 개념으로 작년에 갔던 월악산 덕주야영장 이야기를 짧게 해볼까 합니다. 아... 지금 생각해도 이 때의 악몽(?)은 역대급이었습니다.


■ 국립공원공단 월악산 덕주야영장

- 사이트 수: 일반 75 사이트
- 샤워장: 있음(유료)
- 개수대/화장실 온수: 그딴 거 없음
- 전기: 제공(유료)
- 매점: 캠핑장 건너편에 매점 하나 있음
- 사이트 타입: 일반: 맨땅(일부 쇄석)
- 테이블: 없음
- 기타 사항: 오토캠핑장 아님.


월악산은 은근히 주변에 국립 캠핑장이 여러 곳 있습니다. 충주호에서 508번 지방도를 타면 북쪽부터 남쪽으로 송계, 덕주, 닷돈재 캠핑장이 나옵니다. 동쪽으로 계곡 깊~~숙히 들어가면 용하캠핑장이, 완전히 반대쪽 동쪽으로 단양 단성까지 가면 그 입구에 소선암캠핑장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는 닷돈재가 가장 유명하고, 좀 특성이 없는 송계가 가장 인기가 없었지만 지금은 다들 바글바글하죠. 가운데 끼는 덕주캠핑장은 '숲속 캠핑장' 컨셉입니다.


이전에 갔을 때 입구 표지판을 안 찍어서(무엇보다 영지가 서쪽 구석이라 동쪽 구석까지는 멀어서 정말 기가 싫습니다.T_T) 홈페이지의 캡처 이미지를 올립니다. 저기 아래의 피크닉 전용 영지는 일단 치지 않는 것이라 그냥 무시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즉 냇가 건너 윗 부분이 실제 캠핑장이 됩니다.

 

지도만 봐도 알 수 있지만, 이 캠핑장은 바로 영지에 주차장이 붙은 오토캠핑장은 아닙니다. 도로 주변에 주차장이 있고, 여기에서 실제 영지까지는 손으로 짐을 옮겨야 합니다. 짐이 많은 분이라면 이것만으로도 한 고생을 할 수 있습니다. 사실 대다수의 숲속 컨셉 캠핑장이 오토캠핑이 아니라서  이건 감안하지 않을 수 없는 사항입니다. 캐리어/웨건이 없다면 손이 고생해야 합니다. 좋은 경치를 위해 몸의 피곤함을 어느 정도 떠안아야 하는 것이 이 캠핑장의 단점이라면 단점입니다.

대신 그만큼 숲속에서의 캠핑 느낌은 제대로 즐길 수 있습니다. 소나무 그늘이 어느 정도 햇볕을 막아주기에 여름에도 상대적으로는 덜 덥습니다. 나무에 타프를 묶거나 해먹을 거는 것 같은 너무나 잘 정돈된 캠핑장에서 하기 어려운 일도 할 수 있습니다. 계절에 따라서는 오히려 이게 NG지만, 여름에는 그늘이 있다는 것 만으로도 정말 행복해집니다. 밖에서 고기를 구워먹는 목적이 아닌 조용한 힐링을 원하신다면 운치 있는 캠핑을 만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냇가도 있어서 여름에 물가에서 놀기도 좋습니다. 계곡에서 물소리가 크게 들리지는 않아서 물소리를 들으며 자는 재미는 좀 약하지만, 가족 단위로 캠핑오신 분들이라면 매력이 하나 더 있을 것입니다.


숲 속에서 호젓한 캠핑을 원하시는 경우 덕주캠핑장은 매우 잘 정돈된 다른 오토캠핑장과 다른 맛을 줄 수 있습니다. 대신 중간에 나무가 있는 구조상 영지의 크기는 정해져 있으나 실제로 사용 가능한 공간은 각 영지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습니다. 이 부분을 어느 정도 고려하여 영지를 선택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위에 주차장이 분리되어 있다고 했는데, 실제 영지의 수와 주차장 배분이 일치하지는 않아 늦게 도착하는 경우 주차난을 겪을 수 있는 것 역시 단점입니다.


추신: 사실 덕주를 갔을 때 기억에 남는 것은 기습폭우입니다. 처음에 캠핑장 도착했을 때만 해도 햇볕이 쨍쨍에 비 예보도 없어서 그냥 타프만 쳤는데, 갑자기 하늘이 검어지더니 폭우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옆의 계곡은 대피명령이 떨어졌고, 야영장 철수 이야기까지 나올 뻔 했습니다. 다행히 비가 1시간 뒤에 그치긴 했습니다만, 텐트 안에 비가 들어오는 사태까지 벌어져 귀찮아서 안 쳤던 캐노피까지 우중에 치느라 난리를 벌어야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