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 무슨 망신이란 말인가 T_T (부제: 태백을 찍고만 오다.)

예. 매달 한 번은 가는 캠핑, 그런데 7월이 되면 문제가 되는 것이 '쪄 죽는다'입니다. 물론 캠핑용 에어컨까지 경차에 가득 싣고 가는 엽기성(?)을 발휘하는 캠핑을 합니다만, 텐트를 설치하고 걷는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곶통(?)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7월에는 그나마 덜 더울 때 까지는 심정으로 미리 7월 초에 잡아놨고, 그래서 주말(?)에 갔다 왔습니다. 아니, 갔다 왔다는 말은 정답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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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올 5월에 솔로 캠핑으로 갔다 텐트 속에서 폭우 속에 벌벌 떨어야 했던 태백 소도입니다. 이유는 태백이 여름 평균 기온이 낮은 동네이기 때문입니다. 이왕이면 덜 덥고 싶은 것이 사람의 심정이죠. 다행히 비도 그쳤겠다, 낮기온이 예상보다는 좀 높다고 예보되었으나(29도), 밤에는 18도까지 떨어지니 일단 만족할만한 상황으로 예상되었습니다.  소도 캠핑장 정보는 이전에 올렸으니 다시 한 번 참고~

2023.06.05 - [ゆるキャン△(캠핑|여행)] - 태백 소도 야영장 - 피서하러 캠핑가자~

그래서 새벽 4시 30분에 기상하여 이것저것 준비하고 6시에 산에 올라 약수터에 12L 물통 가득 물을 채우고, 후딱 아침 먹고 7시에 출발했습니다. 가는 길에 공사 때문에 길이 막혀 우회를 하고 엉뚱한 유령정체에 1시간을 곶통받는 등 고생을 했지만 하여간 1차 목적지인 삼척에 도착했습니다. 왜 삼척이냐 하면... 이것 때문입니다.

삼척에 가면 7번국도에서 조금 안쪽으로 들어가면 정라진 찹쌀떡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규모는 작습니다. 5월에 방송에 타서 유명해졌는데, 어머니께서 이 방송을 보고 '맛있겠다' 하셨으니 자식된 입장에서 안 사 올 수 없었죠. 이 집은 택배 배송도 안 하니 예약하고 직접 가야만 합니다. 딱딱한 맛은 그리 없지만 대신 말랑말랑하고 쭉쭉 늘어지는 맛에 너무 달지 않은 팥소가 장점입니다. 개당 700원 정도라 그렇게까지 비싸지는 않습니다. 관심 있는 분은 아래 위치에 있으니 동해안 여행 갈 생각이 있다면 미리 예약하고 가보심 좋습니다. 대신 쉬기 좋은거라 사서 가급적 빨리 드심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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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여길 찍고 38번 국도를 타고 태백으로 넘어가서 현지 마트에서 열심히 장을 본 뒤 캠핑장에 들어가서 짐을 내리면서 텐트를 칠 준비를 했습니다. 그런데...

느낌이 이상한 것입니다. 가방 안에서 금속성 소리가 전무합니다. 그래서 다 꺼내서 보는데... 폴과 팩이 든 가방이 안 보이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폴이 없습니다.T_T

사실 이 사태가 벌어진 원인 자체는 4주 전체 텐트 수리를 위해서 본체만 텐트 제조사로 보낸 것에서 출발합니다. 이 때 무게를 줄인다고 폴과 팩은 빼 놓았는데, 이걸 다시 가방에 넣는 과정에서 빼 놓은 것입니다. 지금 상황은 물닭갈비 재료는 다 있는데 이걸 끓일 그릇이 없는 것과 같은 꼴입니다. 다른 것은 없어도 대충 살거나 그냥 근처에서 산다고 할 수 있지만, 텐트는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없죠. 그렇습니다. 회군입니다.T_T

이렇게 캠핑장 도착 15분만에 다시 모든 짐을 싣고 개수대에 떠간 물을 아깝지만 싹 비우고, 화장실 한 번 들렸다 다시 집으로 가는 슬픈 귀로에 올랐습니다. 그나마 체크인은 했으니 노쇼 페널티만 피했다는 것에 안도해야 할 상황입니다.

그냥 바로 귀로에 오를까 하였으나, 캠핑을 하면 몰라도 파토가 났으니 온 흔적은 남겨야 한다는 이유로 닭갈비를 끓여먹고, 본 것도 없으니 31번 국도를 타고 솔고개 소나무(지금은 단종된 솔 담배의 로고가 이것을 따온 것입니다.)를 잠깐 본 뒤 다이렉트로 귀가하였습니다. 참으로 슬픈 하루였습니다.

덤으로 하루동안 운전한 코스가 이렇게 됩니다. 이걸 하루에 다 뛰었으니 그냥 체력은 방전. 8시에 집에 도착하여 그냥 다음날까지 시체 놀이를 하고 말았습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현지에서 못 사는 것은 철저히 챙기는 습관을 지녀야 합니다. 안 그러면 이런 개삽질을 하게 됩니다.T_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