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ゆるキャン△(캠핑|여행)

가볍게 떠나는 경기 북부 여행 - 신탄리역 / 대광리역 / 노동당사

dolf 2023. 7. 25. 13:00

예. 지난번 포스팅에 적었지만, 지난주에는 월악산 송계야영장으로 캠핑을 갈 예정이었으나, 그 지난주에 내린 폭우에, 사실은 절반은 인재라 할 수 있는 일 때문에 수십명의 생명을 잃는 불행이 있었으며, 이에 누구라고 말할 수 없는 높으신 분들이 몸을 꽁꽁 사리는 바람에 주말에 비 온다는 예보가 있자 전국에 있는 국립공원공단 산하 캠핑장 문을 닥치고 걸어 잠그라는 훈령이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바로 전날에 취소를 당하여 주말에는 시간이 남게 되었습니다. 이에 토요일에 짧은 여행(?)을 갔다 왔습니다. 아침 6시에 출발하여 점심 전후로 돌아왔으니 정말 짧은 여행이라 할 수 있죠. 대략적인 코스는 아침에 파주에 가서 존슨을 먹고, 37번 국도 -> 3번 국도 루트로 대광리/신탄리와 철원 노동당사를 돌고 왔습니다.



먼저 신탄리역부터 가볼까요? 사실 이름은 신탄리역이지만 역은 대광리에 있는(신탄리는 마을 이름이지 행정구역 이름이 아니라서 원래부터 대광리인건 맞습니다. 하지만 대광리역은 또 대광리에 없습니다.) 이 역은 10월까지 진행되는 연천역 전철공사 관계로 통근열차도, DMZ-Train도 안 가는, 일종의 봉인된 역입니다. 다른 역은 정말 출입도 불가능한 봉인 상태지만, 이 역은 그래도 역사를 개방해두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신탄리역은 조용한 시골역이지만, 운영도 하지 않고 있어 이제는 주변에 인기척도 없습니다. 대합실은 청소는 하고 있으나 창구는 닫히고 정적만 감돕니다. 또한 플랫폼은 패이고 갈라져 운영되지 않는 역의 스산함을 보여주지만, 그래도 가을에 운행 재개를 위해 선로 보수 등은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마침 갔던 토요일 오전은 중부지방의 장마도 잠시 물러나 날도 좋아서(뒤집어 말하면 미칠듯이 찌고 덥습니다.) 구름은 좀 있지만 파란 하늘이 좋은 배경이 되어 주었습니다. 폐역도 아님에도 운영하지 않는 아무도 없는 역을 바라보는 기분은 은근히 묘합니다.


덤으로 대광리역 사진 하나. 대광리역은 대합실에 화장실이 있어 대합실은 열어두지만, 플랫폼 내부로는 들어갈 수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사실 이 동네는 나름 '보신탕'으로 유명한 지역이었지만, 이제는 그것도 과거의 일. 그나마 보이던 보신탕집들도 코로나 정국 이후에는 자취를 감췄습니다. 보신탕을 좋아하는 사람은 결코 아니지만, 나름 지역의 특색이 없어지고 있는 점은 슬픈 일이기도 합니다.


다만 목표로 삼았던 노동당사(부카니스탄 식으로 로동당사)는 보수공사로 내년까지는 볼 수 없다 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대충 해놓은 붕괴 방지 시설이 낡아서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라 완전 보수가 필요하긴 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 되었습니다. 내년 11월까지 공사 예정(하지만 이런 공사가 늘 그렇듯이 어떻게 늦어질지 알 수 없습니다.)이라 하니 내후년을 기대하고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추신: 노동당사 건너편에는 철원역사문화공원이라고 얼마 전에 지어 놓은 곳이 있습니다. 1940년대 철원 시가지를 재현해놓았다 하는데, 사실 생각보다는 볼만한 것이 없습니다. 건설 당시에도 왜색 논란으로 말이 많았던 곳인데다(일본인 거주 지역을 중심으로 재현해 놓았으니), 땅만 넓지 건물도 듬성듬성 지어 놓아서 소이산 모노레일을 탈 분이 아니면 그냥 이거 하나를 보고 오기는 아깝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