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olf의 엉망진창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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ゆるキャン△(캠핑|여행)

주왕산 상의야영장(2023/8/19) - 가을 캠핑을 위해 미리 확인하세요~

dolf 2023. 8. 21. 13:00

이쪽 블로그로 옮기기 전 이전 블로그 글 형태로 주왕산 상의야영장 글은 올린 적이 있습니다. 다만 그게 5년 전 이야기라서 사실 상당히 낡은 정보입니다. 코로나-19 정국에서 캠핑장들도 나름 버전업을 했는데, 사과와 고추의 동네지만 사람들의 머리 속에는 '교도소'만 있는 이 캠핑장에도 변혁의 바람은 불었습니다. 여름에도 나쁘지는 않지만 가을이 제맛인 이 캠핑장, 가을 캠핑을 생각하고 계신다면 미리미리 확인하고 가보시라 주말에 열심히 갔다 왔습니다. 아, 과거 버전(옛 모습)을 보고자 하시면 이 글도 꼭 함께 봐주세요.^^

2023.05.25 - [ゆるキャン△(캠핑|여행)] - [옛글] 청송 주왕산 상의야영장(2018/11/17)

 

[옛글] 청송 주왕산 상의야영장(2018/11/17)

이전 캠핑을 갔다온 이틀 뒤, 제가 속한 모 정체를 말할 수 없는 암흑 모임(?)에서 제안이 들어 왔습니다. 포항 또는 그 근처에서 캠핑을 하자고 말입니다. 슬프게도 이 암흑 모임의 멤버 대부분

adolfkim.tistory.com


 

■ 국립공원공단 주왕산 상의야영장

- 사이트 수: 일반 43 사이트(A 영지 18개, B영지 25개), 카라반 10동, 하우스 6동
- 샤워장: 있음(유료)
- 개수대/화장실 온수: 나오긴 나오나...T_T
- 전기: 있음(당연히 별도 비용)
- 매점: 있음(추가로 도로 3분 거리에 편의점도 있음)
- 사이트 타입: A 영지: 데크 / B 영지: 흙
- 테이블: 있음(목재)
- 기타: 전자레인지 제공


주왕산은 청송과 영덕 사이에 있어 사실 수도권에서는 좀 멉니다. 길이 안 막힌다고 가정할 때 논스톱으로 가도 3시간 30분 정도는 걸립니다. 그래서 주로 여기를 오시는 분들은 대구권 등 경북 분들이 많지만, 연휴 등에는 가볼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습니다. 일단 단풍이 그런대로 이쁘게 드는 곳이고, 청송의 주산물이 사과라서 가을이 딱 때죠.(저래보여도 청송은 전국 사과 2위의 주산지입니다. 그 이외에는 청양고추로 유명한 고추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 기억은 다 경북북부제2교도소 하나에 있죠. 참고로 주왕산과 정 반대쪽인 진보면에 있습니다.) 그래서 여기는 다른 때 보다 가을 캠핑으로 추천을 드리고자 합니다. 물론 입지상 여름에도 나쁘지 않고, 봄에도 무난합니다.


하지만 5년 전과 지금은 여기도 꽤 많은 부분이 달라졌습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하는데 캠핑장은 그 보다 빨리 변하겠죠. 사실 편의 시설의 강화보다는 영지의 구조 조정이 크게 이뤄졌습니다. 정말 크게 이뤄졌습니다. 영지는 과거나 지금이나 3층 구성 그대로지만, 과거에는 1층은 조금 넓은 일반 영지, 2층과 3층은 좀 좁은 일반 영지였는데 그 1층과 3층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먼저 1층. 1층 A 영지는 A와 D 영지로 분할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A 영지가 맨땅에서 대형 데크로 바뀌었습니다. 국립공원공단 계열 캠핑장에서 데크 영지는 꽤 드문 편인데, 상의야영장 A 영지는 6m급 거실형 텐트까지도 받아들일 수 있는 상당한 대형 크기입니다. 데크 영지는 팩 고정이 좀 귀찮지만 대신 평평한 데크라서 맨땅에 비해 습기 걱정도 적고 활동하기도 편합니다.


그리고 D 영지. A 영지의 오른쪽 구석 부분을 싹 밀고 여기에 이동식 주택 형태의 집을 지었습니다. 카라반과는 또 다른데, 여기는 그냥 '물 못 쓰는 소형 펜션'입니다. 즉 에어컨이나 냉장고, 전자레인지는 제공해주지만 화장실은 따로 없고, 개수대도 없습니다. 그래서 조리를 하려면 A 영지의 개수대로 가야 하는데, 이게 좀 귀찮기는 합니다. 대신 에어컨이 있으니 여름에 쪄 죽을 걱정은 안 해도 되며, 딱 4명이 어떻게든 데굴데굴 할 수 있는 공간은 나옵니다. 바깥에는 캐노피가 쳐진 테이블도 제공해주고, 실내에는 접이식 상도 있습니다. 사진의 오른쪽 건물은 화장실 겸 샤워장인데, 원래 그 앞에 있었지만 건물 노후화로 폐쇄하고 여기에 새로 지었습니다. 다만 옛 샤워장은 수 년째 철거도 뭣도 안 하고 있네요.T_T


하지만... 2층 B 영지는 그냥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도로 포장을 새로 한 것도, 영지를 갈아 엎은 것도 아닙니다. 그냥 과거와 똑같은 그냥 맨땅(모래땅)입니다. 그리고 영지가 상대적인 개념이지만 넓지는 않습니다. 5m급 거실형 텐트나 셸터는 들어가지만 너무 길면 팩을 박기가 좀 불편할 것입니다. 3~4인용 돔텐트에 타프 정도면 충분하긴 하죠.

물론 A 영지에 비해 B 영지는 주차라는 장점이 있는데, A 영지는 주차장과 실제 영지가 붙어 있지 않아서 짐을 좀 걸어서 옮겨야 하지만 B 영지는 말 그대로 오토캠핑 사이트라서 그냥 차 대면 끝입니다. D 영지(?)는... 그냥 A 영지 주차장이나 건물 주변 도로에 대야 합니다. 데크에 넓은 공간 + 불편한 주차 vs 맨땅에 좀 좁은 공간 + 매우 편한 주차의 선택지가 있는 셈입니다.


그 B 영지도 영지 자체는 아무런 개량도 없지만, 딱 하나 나아진건 있습니다. 바로 '전자레인지'입니다. 개수대에 전자레인지가 생겼습니다. A 영지의 개수대에는 이게 없는데, 아무래도 A 영지 개수대는 오픈형이지만 B 영지는 문이 달려 있어서 비를 맞을 걱정 등이 없어서 여기에만 설치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A 영지에서는 계단을 걸어 올라가야 하는 귀찮음이 있어서 그렇지 이걸 함께 쓸 수 있으니 이제 여기서도 냉동식품을 돌려 먹는 '인스턴트 캠핑'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상의캠핑장 최대의 골치거리, C 영지는 카라반 전용이 되었습니다. 사실 기존에는 일반 영지였으나 물 쓰기도, 화장실 가기도 불편한 마이너 영지였죠. 여기에 카라반 10동을 설치하여 글램핑급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었습니다. 카라반은 D 영지 하우스와 달리 침대도 있고(침구류는 공통적으로 없습니다!) 개수대와 화장실이 개별이라 순수한 거실 공간이 좀 좁은게 문제지 복작복작 안에서 뭘 해먹기는 좋습니다. 당연히 에어컨, 전자레인지도 기본 포함입니다. 주차는 도로 옆에 지정된 곳에 하면 됩니다.


이런 구조조정의 결과 상의캠핑장은 넓은 데크에서 큰 텐트로 즐기는 캠핑, 좀 작지만 편한 오토캠핑, 카라반과 하우스에서 숙박하는 프리미엄 캠핑의 세 가지를 모두 갖추게 되었습니다. B 영지의 개량이 사실상 없다는게 좀 불만이지만(물은 그렇다 쳐도 화장실은 1층까지 내려와야 합니다.), 캠핑장의 밸런스는 한결 좋아졌습니다.

■ 장단점

굳이 위에서 다 적었는데 또 이걸 왜 적냐구요? 당연히 적을게 있으니까 자리를 마련했겠죠.^^ 2023년 기준 상의캠핑장의 장점은 일반캠핑, 오토캠핑, 카라반 등 프리미엄 캠핑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롤 캠핑장이라는 점, 그리고 A 영지의 넓은 데크를 꼽을 수 있습니다. 가을이 되면 산바람은 좀 세게 부는 것이 흠이지만, 뭐 이건 나름 캠핑의 맛이죠.

사실 그 이외에도 장점은 꽤 있습니다. 먼저 캠핑장 안에 매점이 있습니다. 바로 윗 사진 가장 끝에 있는 건물이 매점인데, 가격이야 그냥 매점이지만 시원함이 중시되는 음료류나 빼먹은 식품 보충에 유용합니다. 그리고 D 영지 옆 다리를 건너 좀 가면 편의점도 있습니다. 진짜 무언가 잊은 것을 사러 수십분 이상 차를 몰고 가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매점이 가까이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실제로 쓸모가 있건 없건 가치는 충분합니다.

물론 단점도 있죠. 3단식 계단 구성에서 가장 골치아픈 3단을 카라반 전용으로 하여 내려올 필요가 없게 한 점은 좋지만, 1층과 2층은 서로 오르내릴 필요성이 있습니다. A 영지에서는 전자레인지라는 새 문물을 쓰려고 2층으로, B 영지는 화장실때문에 1층으로 내려와야 합니다. 이거 나름 귀찮은 문제입니다.

캠핑장 자체의 문제는 아니지만 청송군이 BYC의 한 축이라는 점도 단점으로 꼽힙니다. 수도권에서 거리가 먼 점은 위에서 적었지만, 경상도의 오지인 BYC의 No.2가 청송군이라서 청송읍내에서도 장을 보기가 좀 불편합니다. 마트들이 있기는 한데 크기가 작아서 그냥 수도권의 수퍼마켓 수준도 안 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좀 싸게 고기류나 가공품을 사야 한다면 출발 전 미리 장을 봐야 합니다. 뭐 그나마 청송은 고속도로가 있어서 접근성 자체는 나쁘지 않으니 그 조차 사실상 없는 영양군보다는 백배 낫긴 합니다만.

■ 개인적인 이야기

캠핑장에 도착하여 짐을 내린 직후에 소나기가 1시간쯤 내려 일시적으로 좀 수량이 불어났는데, 기온은 조금 떨어진 대신 습도가 확 올라 오히려 찜통이 되어 냇가에서 노는 사람들이 잠시 부러워지긴 했습니다. 도착해서 늦은 점심밥을 먹고 더위에 뻗어 에어컨을 최대로 올리고 기절했습니다.


비가 온다는 예보 때문인데, 아니면 휴가철도 대충 끝나 늦더위에 지쳐 다들 안 나오는지는 모르겠으나 명당자리(?)인 A 영지도 좀 빈 자리가 나왔습니다. 우중 캠핑도 좀 습하고 설치/철거 시 비가 오면 짜증나서 문제지 운치만은 끝내줍니다.


그리고 역시 캠핑하면 스떼끼. 습도 때문에 밖에서 해먹는 것은 포기하고 실내에서, 그것도 전기 팬이라는 문명의 이기를 다 동원한 반칙(?)을 했습니다. 불필요한 근막이나 힘줄도 거의 없어서 먹기는 좋습니다. 살짝 퍽퍽살이긴 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