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ゆるキャン△(캠핑|여행)

서울 난지캠핑장(2023/9/16) - 폭우 속 캠핑 in Seoul...ㄷㄷㄷ

dolf 2023. 9. 18. 17:00

서울 안에도 캠핑장이 은근히 있다는 점은 다들 아시는 내용일 것이며, 작년 버전이지만 난지캠핑장 캠핑 후기를 이전에 한 번 올린 적이 있습니다. 사실 여기는 운치가 없네, 시끄럽네, 주차비까지 따로 받네... 등 별의 별 욕은 다 먹지만 '인 서울'이라는 그 한 가지만으로도 예약을 못 해서 난리인 그런 캠핑장이 되었습니다. 여기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취소도 잘 안 나옵니다.

 

그 난지캠핑장을 나름 운이 따라서 1년 가까이 되어 다시 잡을 수 있었습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캠핑을 즐길만하지 않은 곳에서 즐기는 캠핑 이야기를 다시 써 봅니다. 아, 시설에 대한 조금 더 자세한 사항은 작년 버전을 보시면 도움이 됩니다.^^

 

 

서울 난지캠핑장 - 멀리 안 가고 캠핑의 맛을 보려는 그대에게~

캠핑하면 매우 조용한 곳에서 별하늘을 보면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풀벌레 소리나 계곡 물소리를 친구삼아 조용한 시간을 보내는 이미지가 있습니다만, 사실 모든 사람들이 캠핑을 이렇게 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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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설공단 난지캠핑장

- 사이트 수: 일반 83 사이트 / 프리 36 사이트 / 글램핑 5 사이트 / 캠프파이어 5 사이트 / 바비큐장 26 사이트
- 샤워장: 있음(유료)
- 개수대/화장실 온수: 일단은 나옴.
- 전기: 일반/글램핑 사이트: 제공, 프리/캠프파이어/바비큐: 미제공
- 매점: 있음(GS25. 단 저녁 8시까지만 운영)
- 사이트 타입: 일반: 쇄석(A/B/D존) / 데크(C존), 프리: 잔디, 글램핑: 데크, 기타: 맨땅
- 테이블: 바비큐 및 글램핑 제외 미제공
- 기타 사항: 장작 금지(캠프파이어존 제외. 나머지는 비밀리에...), 주차비 유료(시간당 요금.T_T)

 

1년만의 난지캠핑장이라고 해도 시설 그 자체는 그렇게 달라진 바가 없습니다. 다 말라버린 나뭇잎과 풀이 아닌 아직은 살아 있는 초록색을 보여준다는 것을 제외하면 그렇습니다. 입장 절차도 과거와 동일하며, 안내소에서 오후 3시부터 선착순으로 체크인을 하며, 먼저 온 순서대로 땅따먹기를 합니다. 즉 원하는 자리가 있다면 일찍 와서 줄을 서야 하겠죠.

 

기본 시설은 1년 전과 다를 바는 없습니다. 즉 일반 쇄석 구역인 A/B/ D, 데크 구역인 C, 전기 제공을 안 해주는 자유 구역인 F, 글램핑장인 G와 함께 캠프파이어존 및 바비큐존을 그대로 운영합니다. 3시 조금 넘어 도착을 했는데 벌써 사람이 한가득 상태였습니다.

 

여기서 재확인하는 난지캠핑장의 문제점 하나. 바로 주차난 + 유료주차입니다. 이 주차장을 한강공원 주차장과 공유하는데, 조금만 늦어도 차를 댈 자리가 없어져 이중주차를 해야 합니다. 더군다나 이 캠핑장은 당일치기 이용자 비중도 높은데, 그러라고 있는 캠프파이어존과 바비큐존이 있으니 계속 차가 들어오고 나갑니다. 그래서 다른 캠핑장처럼 이중주차를 해놓고 내일 빼면 되겠거니... 이러면 망합니다. 웬만하면 이중주차 상황이 안 벌어지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캠핑장 방송으로 이중주차 차 빼라는 방송은 심심하면 나옵니다. 그리고 이전 글에도 적었듯이 주차 비용이 무료도, 정액제도 아니라서 주차요금은 좀 나옵니다.

 

또한 나름 좋다면 좋고 안 좋다면 안 좋은 것이 이 대여 카트입니다. 특히 일반 캠핑 사이트인 A/B 사이트가 그런데 가장 안쪽에 있어 울퉁불퉁한 길을 충격 흡수가 전혀 안 되는 이 우레탄 카트를 밀고 가야 합니다. 이거라도 빌려주니 그나마 짐을 잔뜩 끙끙대며 들고 가지 않고 끌고 갈 수 있어 편한 것은 사실이지만, 충격 흡수도 안 되는 카트 특성상 짐을 제대로 고정하지 않으면 위에 올려둔 것이 떨어질 위험도 있으며, 우레탄 바퀴 특성상 주변에 소음공해를 일으킵니다. 저녁 늦게 입장하거나 아침 일찍 철수하고자 한다면 정말 주변 눈치를 다 볼 수 밖에 없습니다.T_T

 

일단 이번 캠핑은 지난번의 B 구역 옆의 A 구역을 예약했습니다. A 구역은 솔로 캠핑 또는 두 사람이 캠핑하기에 적합한 최소 구역입니다. 캠핑장 입구를 기준으로 6시~3시 방향으로 둘레를 감싸는 구조라서 사실 경관은 더 볼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사이트도 작아서 5m급 거실형 텐트 하나를 치면 남는 공간이 없어져서 웬만한 거실형 텐트는 좀 무리고, 3인급의 돔텐트에 타프 치고 테이블과 의자 두면 딱 맞는 크기입니다. 이 영지도 예약을 못 해서 난리가 아니죠. 사진처럼 뒤에 컨테이너가 막고 있어 경관이 좀 아니지만, 반대로 저 컨테이너가 강변북로에서 올라오는 소음을 어느 정도 막아주는 효과가 있어 그나마 밤에는 좀 더 조용하긴 합니다.

 

사실 솔로 캠핑이 복잡할 것이 있는지요? 그라운드시트 깔고 텐트 훅 던져 넣고, 팩 대충 박고 안에 매트와 잠자리 깔면 땡~ 천천히 해도 20분이면 잠지리 세팅이 전부 끝납니다. 아, 사진에 테이블이나 의자가 없는 이유가 있는데, 테이블 위에 세울 무언가(이건 뒤에 설명합니다.)가 없어서 집에 가지러 가야 했기 때문입니다. 장비를 두고 왔다고 집에 가도 되는 이 거리... 난지캠핑장의 정말 유일한 장점입니다.

 

그러면 다른 영지는 어떨까요? 사실 작년과 별 다를 것은 없습니다. 정말 나무와 땅이 파릇파릇하다는 점만 다를 뿐이죠. 오후에 비 예보가 있었기에 다들 준비를 단단히 하고 캠핑 준비를 하고 계셨습니다. 세 번째 사진의 프리캠핑 구역은 캠핑을 하는 분도 계시지만, 많은 경우 타프나 셸터만 치고 고기 드시러 오시는 분들이라 상대적으로 가볍게들 오십니다.

 

개수대 등 수도 시설은 여전히 잘 되어 있습니다. 방풍 설비 및 온수 설비가 된 쪽은 한 쪽 뿐이지만, 지금 날씨에서 굳이 온수를 찾을 필요는 없으니 10월 중순까지는 크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그 이후부터는 슬슬 고무장갑을 챙겨 오시는 것이 좋습니다만.^^

 

나름 이 캠핑장의 강점, 내부 매점은 GS25로 타이틀을 바꿨습니다. GS Pay같은 GS25 할인 혜택은 그대로 받습니다. 그리고 정말 귀찮을 때 해먹는 끓인 라면도 여전합니다. 물론 그냥 버너에 라면 끓여 먹는다는 선택지가 있기는 합니다.

 

하여간... 지난 1년간 난지캠핑장은 편의점의 간판이 바뀐 것을 제외하면 시설이 더욱 노후화된 것도, 증설 또는 축소된 것 역시 아닙니다. 이미 어느 정도 시설이 잘 갖춰지고 잘 유지되는 만큼 근본적으로 크게 손을 댈만한 여지 역시 아직은 없는 것이 사실이죠. 적어도 시설면에서 이 정도로 갖춰진 대규모 캠핑장도 많이 없기에 낭만이 없고 밤에 강변북로 소음이 들리는 점을 빼면 정말 최적의 접근성을 갖고 있죠.

 

■ 갑작스런 폭우... 옴메 무셔~

 

하지만... 이번 캠핑에서는 변수가 좀 있었는데... 예측 못할 기상 악화입니다. 사실 토요일 오전까지만 해도 많이 내리면 시간당 10mm 정도의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고, 이 정도면 그렇게 많이 오는 것도 아니니 이러한 기상 상태에 맞춰 새로 구매한 장비를 테스트할 겸 캠핑을 갔고 장비를 설치했습니다.

 

이처럼 이번 캠핑에서는 '게으름뱅이 솔로 캠퍼 3종 세트'의 테스트 목적이 있었습니다. 이전에 한 번 올린 바 있는 접이식 의자 일체형 테이블, 그리고 소개하지 않은 대형 파라솔 및 파라솔용 사이드월입니다. 그냥 타프 치고 테이블 펴고 의자 펴면 안돼...라고 하실 수 있지만 이게 솔로로 할 때는 좀 이야기가 다릅니다. 타프도 둘이 치면 후딱 치지만, 혼자 칠 때는 둘이 칠 때의 두 배, 아니 세 배의 시간이 걸립니다. 위치 맞춰 펴고 폴 조립해서 올리고, 팩 박고, 로프 텐션 조정하는 것도 혼자 하려면 효율이 매우 떨어지죠. 그래서 혼자서도 번개처럼 해치울 수 있는 저 세트를 장만한 것입니다.

 

의자 일체형 테이블은 그냥 쓱싹 펴면 끝나고, 여기에 파라솔을 꺼내서 두 개의 봉을 꽂고 편 뒤 테이블 가운데 꽂아주면 차양막 완성입니다. 파라솔의 폭이 2.4m라서 웬만한 셸터 크기 못지 않고, 비가 오면 파라솔 봉에 거는 저런 사이드월을 치면 방풍 및 방한, 강우 대비용 세트 완성입니다. 혼자 해도 후딱 하면 저 세 가지 설치에 10분도 안 걸리죠.

 

장점은 위에 적은 바와 같이 정말 혼자서도 뚝딱 설치하고 뚝딱 해체한다는 것입니다. 봉에 건 후크만 풀면 사이드월 해체는 끝나고, 파라솔은 뽑아서 접고 봉만 하나 분리하면 땡, 테이블은 돌려 눕힌 뒤 각 다리에 걸린 락만 풀고 접으면 게임 오버입니다. 오히려 가방에 넣는게 시간이 더 걸릴 지경이고 이 역시 물기 때문에 저항이 있어서 우겨 넣는데 시간이 걸렸을 뿐이죠. 단점은... 일단 뒤에 설명합니다.

 

이렇게 설치도 다 하고 이제 느긋하게 저녁을 먹어야 하는데... 5시부터 내리던 비가 8시 좀 넘어서부터 빗발이 세지기 시작하더니 9시 전후로는 폭우로 바뀌었습니다. 기상청, 아니 구라청 예보는 그야말로 실시간으로 내용이 바뀌어 처음에는 시간당 10mm도 안 온다고 하던 것이 20mm로 늘더니 나중에는 50mm급, 레이더 예보로는 60mm급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런 시간당 50~60mm급의 폭우가 거의 두 시간동안 내렸습니다. 이런 폭우 상황에서 파라솔 안에서 고기 구워 먹을 용기 있는지요? 밥은 어찌 해먹을 수 있지만 이걸 정리하러 나가는 그 자체가 무모한 일입니다. 결국 여유로운 저녁 식사는 개나 주라 하면서 물 한 병 들고 텐트 안에 쳐박혔습니다.

 

이런 폭우가 텐트를 덮쳤고, 덜덜 떨면서(?) 텐트 안에서 선풍기를 빵빵하게 돌리고, 안에서 영화를 틀며 뻗어 있었습니다. 빗소리 덕분에 잠은 잘 오더군요.^^ 하지만 옆 텐트의 연인인지 부부인지 여러분... 좀 조용하면 안될까요? T_T

 

다음 날... 흐리지만 비가 그친 캠핑장은 정적이 감돌았습니다. 역시 폭우가 내려도 지지 않고 꿋꿋하게 밤을 지새는 난지캠핑장의 캠퍼 정신입니다. 올해들어 두 번에 한 번 꼴로 캠핑을 가면 비가 오고, 5월 태백에 이어 이번에도 폭우를 겪었는데 비를 부르는 남자로 낙인찍히지 않을까 살짝 걱정을 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