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olf의 엉망진창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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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Goes On(생활|기타)

뇌고기면(?) 버전 2, 삼양 맵탱 흑후추소고기맛

dolf 2023. 9. 12. 07:00

일단 마트에 가면 사건 사지 않건 라면 코너를 둘러 보는 것이 나름 일과입니다. 새로운 라면이 나온 것이 없나 보는 것인데, 신제품 가운데 상당수는 영 좋지 않은 맛을 보여 주었지만, 일부는 건질만한 것도 있기는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캠핑 장을 보기 위해 주말에 마트를 갔는데... 삼양의 신제품이 보였습니다. 바로... '맵탱'이라는 좀 괴상한 이름의 라면입니다.

 

저번달 말 출시이니 먹어본 사람도 얼마 없을 것인데, 조개맛은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아서 흑후추소고기맛을 골랐으며, 열심히 끓여 먹어 보았습니다. 그 결과는 이러합니다.


일단 보도자료를 기반으로 각 언론사들이 쓴 내용에는 '삼양은 불닭 말고는 매운 라면이 없어~'와 '그래서 본격적으로 매운 라면 내놓는 거임~'입니다. 사실 이 자체는 꽤 잘못된 내용이긴 한데, 삼양도 삼양라면 매운맛이 있고, 그 전에도 수타면이 나름 매운맛 라면으로 분류되는 것이었습니다. 이 둘은 최소한 신라면급으로 매운 라면입니다.수타면의 역사도 20년이 넘은걸 생각하면 불닭 시리즈 말고 국물 라면 가운데 매운 라면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수타면에 대한 모욕이나 다름 없습니다.

 

하여간... 요즘 추세가 매운 라면이니 배리에이션을 세 가지로 하여 라면을 만든다는게 이것인데, 가장 스탠다드한 것이 이 흑후추소고기맛이고, 함께 나온 것이 마늘조개맛입니다. 이번달 말에는 청양고추대파맛도 나온다 하지만, 이건 나오면 그 때 가서 맛을 봐야죠.

 

라면은 냄비(?)속에 끓고 있는데~

면은 뭔 일로 원형입니다. 삼양은 웬만하면 사각면이 많은데, 이번에는 웬일인지 모르겠지만 원형면을 썼습니다. 다만 면은 수타면의 면이 아닌 그냥 뇌고기면(?)의 면 수준입니다. 즉 면 자체는 그렇게 특이하지는 않습니다. 신라면처럼 약간 가는 면이 아닌 뇌고기면 수준의 적당한 두께의 면입니다. 면 자체의 씹는 맛은 그냥 뇌고기면과 비슷하다 보시면 됩니다.

 

문제는... 국물입니다. 국물 자체가 맛이 없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확실히 쇠고기 국물에 뇌고기면보다는 확실히 매워진, 수타면과 비슷한 수준의 매운맛을 갖고 있습니다. 뒤집어 말하면 맵다고는 하지만 무슨 불닭 시리즈나 틈새라면 시리즈처럼 답이 없이 매운건 아니며 속된 말로 맵찔이로 불리지 않는다면 부담 없이 감당할 수 있는 매운 맛입니다.

 

국물의 매운 맛은 뭐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흑후추'의 맛이 강조되지 않습니다. 보통 후추가 들어간 라면은 후추 특유의 알싸한 향과 맛이 나는데, 맵탱에는 이 후추 특유의 매운맛의 느낌이 잘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틈새라면의 '인공적인 캡사이신 맛'이 나는 것은 아니라서 캡사이신 도배 라면에 거부감이 있는 분이라도 기분이 상하지는 않는 맛입니다. 강한 후추맛을 기대하셨다면 차라리 나중에 후추를 좀 갈아서 더하는게 나을 것입니다.

 

이러다보니 이 라면을 먹고나서 드는 생각은...

 

'뇌고기면의 매운 버전'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됩니다. 후추의 향이 눈에 띄지 않고 녹아들어 버린 이상 그냥 전체적으로 매운 느낌이 나지 뭔가 확연히 재미있는(?) 맛이 안 나옵니다. 쉽게 말하면 '강렬함'이 뭔가 부족합니다. 사실 기함이 되어야 할 삼양라면이 햄라면이라는 사도(?)를 걷게 되면서 표준적인 쇠고기 국물 기반의 라면은 뇌고기면과 수타면 정도만 남은 것이 삼양의 현재인데, 이 뇌고기면의 국물이 덜 매운게 불만이라 생각하셨다면 맵탱은 그 부분은 채워줄 수 있습니다. 대신 뇌고기면 대비 비싼 가격은 불만 사항이 되겠죠. 또한 수타면과는 국물이 다르기는 하지만 매운맛을 생각하면 크게 다르지는 않아서 수타면과 비교할 때도 비교우위가 될만한 부분이 그리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