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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때문에 슬픈 김치라면 - 팔도 새미네부엌 파김치양념라면

dolf 2023. 9. 15. 09:00

일단 이 노래를 깔고 시작합니다.^^

 

김치는 밥에만 중요한 아이템이 아니라 라면에도 매우 중요한 아이템입니다. 그게 일반적인 라면이 아닌 짜파게티라 할지라도 말입니다. 당연히 김치를 넣어 끓인 김치라면은 라면권법 1초식이나 다름 없는 기본 of 기본 레시피입니다. 그러니 김치를 넣을 필요 없이 그냥 그 맛이 나오는 김치라면도 당연히 시중에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김치라면 시장은 마이너한 부분이라서 그렇게 제품이 다양하지는 않습니다. 보통 라면을 먹다 질릴 때 먹을 수 있는 좋은 대안이 김치라면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아쉬운 세태라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김치라면은 대부분 '배추김치' 라면이었고 다른 배리에이션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전무하진 않았지만 드물죠. 이러한 시대에 팔도에서 정말 조용히(?) 나온 김치라면이 있는데, 깍두기도, 총각무도, 갓김치도 아닌 '파김치'라면입니다. 정확히 말하죠. 파김치 '양념' 라면입니다.T_T


풀 네임으로 부르면 '팔도 새미네부엌 파김치양념라면'입니다. 좀 깁니다. 서브 타이틀인 새미네부엌이 눈에 띄는데, 이건 팔도 브랜드가 아니라 샘표식품의 브랜드입니다. 그것도 '양념' 브랜드죠. 지금은 핵가족이라는 단어를 쓰기도 뭣할 정도로 가정의 인원수가 줄고 밑반찬을 안 만들거나 맛있게 못 만드는 경우도 많다보니 나물이나 김치의 핵심인 양념만 따로 팔기 시작하면서 런칭한게 저 새미네부엌 시리즈입니다. 요즘은 콜라보레이션이 워낙 유행이라서 이런 것도 나온 것입니다.

 

이름 그대로 이 라면은 그 새미네부엌 파김치양념을 스프에 넣은 라면입니다. 물론 파 조각도 들어는 있는데 그냥 어쩌다 보이는 수준이라서 큰 의미는 없습니다. 파를 좋아하시면 차라리 쪽파라도 좀 썰어서 넣어 주시는게 나을 것입니다.

 

면은 딱히 특별한 것이 없는 팔도 특유의 사각면이며, 매운맛 역시 크게 강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확실히 파김치 양념의 국물맛이 납니다. 일반적인 김치라면, 특히 보급형 김치라면의 대표인 오뚜기 김치라면은 불쾌할 정도로 신 맛이 강하고,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삼양 콩나물김치라면도 신 맛이 꽤 있는데, 이 라면은 그 신 맛이 거의 없습니다. 파김치 양념 특유의 약간 달달한 맛도 나지만 이 단 맛이 지나치게 튀는 것은 아니라서 시지 않은 김치라면으로서의 정체성을 나름 확보해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본 쇠고기 베이스의 라면은 질렸는데, 또 김치라면은 신 맛 때문에 좋아하지 않는다면 별식으로도 나쁘지 않고, 밥 말아 먹기에도 부담스럽지 않습니다.가격도 비싼 편은 아니구요.

 

하지만 이 이름이 문제라면 문제인데, 너무 솔직한 네이밍이 오히려 거부감을 줍니다. 파김치 '양념' 라면이라고 솔직히 말하면서 '소갈비 양념으로 비빈 밥' 레벨로 싸구려의 느낌을 주고 맙니다. 어차피 이 라면도 일단 파 쪼가리는 들어가는 만큼 파김치 라면이라고 우기자면 우길 수 있었는데, 너무 이름이 솔직한 나머지 구매할 의욕을 잃게 만듭니다. 사실 이대로 파묻히기에는 국물맛이 아까운 라면이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