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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설악동야영장 - 눈 쌓인 설악산의 캠핑, 그러나...T_T

dolf 2024. 1. 29. 17:50

대한민국에서 유명한 산은 많지만, 관광지로서 유명하기로는 설악산만한 곳이 없을 것입니다. 설악산 사랑은 계절은 안 가립니다. 캠핑은 산과 떨어질 수 없는 만큼(특히 대한민국의 캠핑 문화는 등산과 더욱 깊은 관계가 있습니다.) 설악산에서의 캠핑도 수요가 꽤 있습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설악동을 한 번도 가보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이 캠핑장의 약간의 문제점과 함께 시설 보수 등의 이유로 자리가 영 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드디어, 그 추운 1월에 설악동을 가보게 되었습니다. 다만 슬프게도 이번 캠핑은 Bad Ending으로 끝나게 되었습니다.T_T

 

 

■ 국립공원공단 설악산 설악동야영장

- 사이트 수: 일반 208개(A형 30개/B형 159개/C형 13개/E형 6개), 카라반 전용(D) 8개, 카라반 14동
- 샤워장: 있음(유료. 겨울에는 폐쇄)
- 개수대/화장실 온수: 딱히 기대하지 말 것.T_T
- 전기: 있음(A/D/E 영지, 유료), 없음(B/C 영지)
- 매점: 기대하지 말 것
- 사이트 타입: A~D 영지: 모래+흙, A 일부 및 E 영지: 데크
- 테이블: 있음(목재)
- 기타: 미니 식물원 있음.

 

 

그 전에 설악동 캠핑장의 입지부터 좀 설명을 하고 넘어 갑니다. 설악동은 설악산에 있는 국립공원공단 운영 캠핑장으로서는 유일한 곳이지만, 그 입지는 나름 끝내줍니다. 사실 저 사진 한 장 만으로는 입지 설명이 좀 어려울 수 있는데, 지도 크게 보기로 보면 이해가 될 것입니다.

 

설악산은 크기가 꽤 크기에 등반 루트도 많지만, 등산로 가운데 메이저 of 메이저라 하면 바로 이 설악동 코스입니다. 대청봉으로 가는 사천왕 코스 가운데서도 No.1의 인기를 자랑하고, 권금성으로 가는 케이블카도 탈 수 있죠. 저 지도에서 설악동 바로 위에 있는 도로가 그 설악동으로 들어가는 도로인데, 거리로는 5km지만 차로는 10분도 안 걸립니다. 즉 충분히 설악산 등반과 연계도 가능한 입지입니다. 설악산 이외에도 속초 상권 접근성도 좋은데, 대포항까지 차로 10~15분 정도, 시내(고속터미널 기준)는 거기에서 5분 정도 더 걸리는 정도입니다. 온천도 가까운데, 나름 유명한 척산온천이 역시 차로 10~15분 거리입니다. 산도 있고 바다도 있고 온천도 있는 그런 끝내주는 입지에 있는 셈입니다. 추가적으로 북양양IC에서 5분 거리라 고속도로 접근성까지도 행복한 수준입니다.

 

 

설악산에 이 설악동 캠핑장 하나만 있지만, 그 규모 하나만 갖고도 먹어줍니다. 사실 규모만 따지면 덕유산의 덕유대가 대한민국 No.1을 자랑하지만, 여기는 사실상 캠핑장 7개(이걸 다시 3개로 행정상 통합했습니다.)나 마찬가지라서 단일 캠핑장으로 치면 설악동이 최고 클래스입니다. 일반 영지만 200개가 넘어가며 나름 규모가 있는 오대산 소금강 캠핑장조차 여기의 절반 규모입니다.

 

눈이 쌓여 있어서 규모 짐작이 안 되지만 더 뒤로도 캠핑 사이트가 더 이어집니다~

 

다만, 지금은 더 광활한 영지의 1/4만 운영합니다. 위의 캠핑장 지도에서 가장 오른쪽 블럭만 현재 운영중이며, 나머지는 겨울철 휴장입니다. 그 이유는 그 1/4 구역만 전기가 들어오고 나머지는 전기가 안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산 밑에서 전기도 안 들어오는데 만약 난로도 안 들고 왔다... 그러면 얼어 죽는 것이죠. 똑같이 전기가 안 들어오는 난지캠핑장의 프리캠핑존도 있지만 여기는 서울이라서 영 안 되겠다 싶으면 그냥 철수하면 그만이지만 여기는 그러기도 쉽지 않죠. 다른 시설 개량은 그런대로 하지만 전기 영지의 확장은 영 진행이 안 되고 있습니다.

 

하여간... 현재는 A/E, 카라반만 운영을 하고 있는데 사실 이 A/E 구분도 좀 애매모호한 면이 있습니다. A 영지라고 하여 똑같은 A 영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전기가 들어오는 A 영지도 계급 차이가 있습니다.

 

 

A 영지 가운데서도 1~6, 25~30번 영지는 다른 영지와 근본적으로 다른 귀족(?) 영지입니다. 여기는 오토캠핑 + 데크 영지이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도 여기는 오토캠핑 영지라서 바로 주차가 가능했는데, 코로나 시기에 데크까지 깔았습니다. 그러다보니 비가오나 눈이오나 여기만큼은 땅 걱정을 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자신처럼 눈이 퍼 내려도 그냥 데크와 주차장 밖으로만 눈을 쓸어내면 땡입니다. 눈이 녹거나 말거나 머리 아프게 고민할 필요도 없습니다.

 

 

BUT 그러나... 나머지 A 영지는 나쁘게 말하면 개돼지(?) 영지입니다. 그냥 모래흙 영지입니다. 그나마 나무 테두리로 제대로 구획 정리를 해둔 만큼 숲속 캠핑장 가운데 일부 영지에서 나타나는 비효율성은 없고, 자리도 그런대로 넓어서 6m급 이상 텐트도 가볍게 설치할 수 있습니다. 사실 사진으로 보면 눈을 쓸어 냈음에도 영지 상태가 영 거시기한데, 눈이 온 직후라 영지 상태가 영 좋지는 않은건 사실입니다.

 

 

자세히 보면 이런 식으로 눈도 조금 남아 있고 뻘이 된 곳도 있습니다. 배수 능력이 그렇게 좋지는 않다보니 비가 온 직후 또는 눈이 내린 직후에 여기에 텐트를 설치할 때는 상당한 애로사항이 꽃피게 됩니다. 습기도 올라오지만 땅이 질어서 의자에 앉으면 푹푹 들어갑니다. 이건 겨울만의 문제는 아니라서 다른 계절에 비가 온 직후에 여기를 잡고자 한다면 좀 주의를 하셔야 합니다. 뭐 텐트를 친 뒤 비가 오는거야 덜 문제가 되겠습니다만.

 

 

A 영지의 서민 영지(?)는 주차면에서도 좀 불편하기는 합니다. 복받은 오토캠핑 영지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영지는 주차장과 영지에 거리가 있어서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열심히 짐을 옮겨야 합니다. 그나마 높은 언덕이 있는 것은 아니며, 캐리어도 대여해기는 합니다만, 귀찮은 것은 피할 수 없습니다. A 영지에서 그나마 앞쪽에 있는 저 영지도 저 뒤에 보이는 주차장에 주차한 뒤 돌아서 짐을 가지고 와야 합니다.T_T

 

 

 

설악동 캠핑장은 오래되지도 않았을 뿐더러 꾸준히 시설 보강을 한 결과 나름 개수대는 편리합니다. A 영지가 반쯤 감싸는 형태로 실내 개수대와 샤워장, 화장실, 세면장이 있는데 실내라서 그나마 겨울에도 덜 춥습니다. 규모도 상당합니다. 다만 따뜻한 물은... 그렇게 크게 기대를 안 하시는게 좋습니다. 세면장이 오른쪽에 따로 있어서 세수나 손씻기는 그쪽으로 가면 됩니다. 대신 요즘 설치되는 전자레인지는 이 캠핑장에서는 기대하지 못합니다.

 

 

겨울에 춥게 캠핑하기 싫은 분을 위한 카라반 옵션도 있습니다. 카라반이 있어도 동계 운영을 아예 안 하는 캠핑장도 꽤 있지만, 설악동 캠핑장은 겨울에도 운영합니다. 형태는 다른 국립공원공단 운영 캠핑장의 대형 카라반과 동일합니다. 유일한 문제는 워낙 수가 적다보니 예약도 어렵고 취소도 안 나온다는 점입니다.T_T

 

정리를 해보면... 설악동 캠핑장은 규모면에서도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대형 캠핑장이며 제한적으로 운영한다고 하지만 동계에도 캠핑이 가능한 소중한 캠핑장입니다. 더군다나 그 절묘한 입지 덕분에 설악산, 속초 바다, 그리고 북쪽의 온천까지 전부 사정권에 두고 있어 놀고 즐길 거리도 많습니다. 캠핑장 안에 매점이 없다는 것이 딱히 불편으로 안 느껴질 정도입니다. 편의점은 차를 타면 10분이면 가니까요. 시설도 깔끔하게 유지되고 있어 불편하지도 않습니다. 일부 오토캠핑 영지를 빼면 일반 영지라 짐 옮기기가 좀 불편하다는 점, 일반 영지의 배수 능력이 좀 떨어져 우중 캠핑이나 설중 캠핑에는 좀 불안함을 노출한다는 약점은 있지만 보통 이렇게 비가 오면 취소를 하고 마는게 대다수니 큰 단점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캠핑은 배드 엔딩으로 끝났습니다. 사실 영지 상태가 저 모양인 점은 불만이긴 했지만 어떻게든 공사를 하고 참고 설치하면 되는 문제라서 이건 큰 걸림돌은 아니었는데... 작년 여름의 태백산의 악몽이 재림했습니다. 그렇습니다. '또' 텐트의 폴이 빠졌습니다. 아마 텐트를 말리는 과정에서 폴 가방을 빼놓은 것으로 보이지만 누구에게도 그 기억이 남아 있지 않으니 누굴 탓하겠습니까?T_T

 

 

아~ 이 무슨 망신이란 말인가 T_T (부제: 태백을 찍고만 오다.)

예. 매달 한 번은 가는 캠핑, 그런데 7월이 되면 문제가 되는 것이 '쪄 죽는다'입니다. 물론 캠핑용 에어컨까지 경차에 가득 싣고 가는 엽기성(?)을 발휘하는 캠핑을 합니다만, 텐트를 설치하고 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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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20분만에 눈물을 쏟으며 캠핑장을 뒤로 하여 철수를 하고 말았습니다. 쓰린 속을 달래며 속초 맥도날드에서 햄버거와 함께 뜨거운 눈물을 먹은 뒤 미시령을 넘어 돌아왔습니다. 아... 운전만 7시간을 했더니 피곤합니다.T_T

 

추신: 저 속초 맥도날드는 24시간 운영하는 DT 매장이라 캠핑장 입장 전 간식을 먹기에도, 먹을걸 사들고 가기에도, 다음날 아침에 뭐 해먹기 귀찮을 때 맥모닝을 먹기도 좋습니다. 사실 저기는 해돋이 보러 갈 때 자주 신세를 지는 곳입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