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ゆるキャン△(캠핑|여행)

[온천이야기] 유성온천 안 죽었다! 밀리터리 온천 계룡스파텔

dolf 2024. 2. 19. 13:05

제목이 왠지 온천스럽지 않은 내용이 적혀 있는데 이건 조금 뒤에 설명하기로 하고... 유성온천은 우리나라에서도 손꼽히는 네임드 온천입니다. 대전권을 대표하는 대표 온천 아니겠는지요? 하지만 역사가 긴 네임드 온천임에도 그 쇠퇴 속도가 빠른 것도 사실입니다. 유성은 대전의 대표적인 유흥가이기도 했는데, 신도심의 개발로 인하여 여기도 맛이 갔기 때문입니다. 그 많던 호텔/여관 온천이 폐업을 했고, 100여년 역사를 자랑한다는 유성호텔도 다음달에 문을 닫습니다. 여기는 주상복합아파트로 재건축한다 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자리에 나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곳들도 있습니다. 유성온천 3대장 가운데 맏이인 유성호텔이 곧 문을 닫지만 나머지는 아직 살아 있습니다. 3대장의 마지막인 경하온천호텔도 아직 여전하죠. 그리고 지금 소개하는 온천이 이 유성온천 3대장의 중간이자 규모면에서는 최대급인 곳입니다. 하지만 여기는 지금까지 소개한 온천들과는 살짝 운영하는 곳이 다릅니다. 괜히 제목에 온천스럽지 않은 단어가 들어 있는 것이 아닙니다. 거기가 어딘고 하니...

 

계룡스파텔 되겠습니다.


 

대표 사진만 보면 그냥 온천 호텔인데 여기에 왜 '밀리터리'라는 단어가 붙었냐 하면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이 호텔을 운영하는 주체가 '대한민국 육군'이기 때문입니다. 예. 계룡스파텔의 원래 이름은 '육군군인휴양소' 되겠습니다. 일제시대인 1927년에 일본제국 육군 휴양소로 만든게 그 시작이었고, 광복 이후에는 육군의 휴양소가 되었습니다. 사실 이 때에도 순수하게 군인만 받은건 아니고 민간인 손님도 받았습니다. 그러다 이걸 2001년에 재건축하여 지금의 계룡스파텔이 된 것입니다.

 

 

위치는 더 길게 설명이 必要漢紙要? 유성온천가 한가운데에 있고, 워낙 규모가 커서 찾아오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유성온천역에서도 도보로 10분 남짓이면 충분합니다. 조금 무리(?)하면 사진 조금 바깥에 있는 충남대에서도 걸어올 수 있습니다.

 

 

하여간... 여기는 다른 온천과 달리 요금이 '일반', '경로', '소인'이 아닌 '현역 군인(군무원)', '예비역 및 국가유공자'가 더해집니다. 현역은 병도 할인 대상이 되지만 예비역 할인은 중사 이상만 가능하다고 하며, 타군 예비역도 가능하다 하는데 복무기간 제한이 육군 대비 길다 합니다. 유성온천 최대의 규모를 자랑하지만, 일반인 기준으로도 8,000원이라 그냥 서울 기준으로는 일반 목욕비 정도 부담입니다.

 

 

온천 목욕탕은 스파텔 본관과는 분리되어 있습니다. 정확히는 본관 지하에도 있는데 이건 '사우나'라는 이름으로 좀 다르게 불립니다. 요금도 좀 더 비쌉니다. 그냥 목욕 + 일반 사우나를 원하면 별관의 이 대온천탕을 이용하면 되겠습니다. 옆에 마트도 있지만 여기는 좀 늦게 엽니다.

 

목욕탕 시설은 20년된 것은 아니며, 2010년대 중반에 다시 한 번 리뉴얼을 했습니다. 그래서 번쩍번쩍한 수준은 아니지만 꽤 깔끔한 목욕탕은 됩니다. 전반적인 규모도 그런대로 큽니다. 하지만... 그 크기에 비해서 시설의 다양성은 떨어집니다. 탕이 온탕, 열탕, 냉탕의 3개 구성으로 끝나고, 여기에 사우나 두 개와 작은 수면 시설이 붙을 뿐입니다. 온탕 자체는 매우 크고 여기에 몇 개의 안마 의자가 있어 특수탕 0.5개 분량은 됩니다만 좀 아쉽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수온의 경우 온탕 기준으로 39~40도, 열탕 기준 43~44도 선으로 좀 높습니다. 열찔이 피부를 갖고 계시면 좀 괴로울텐데, 이 때는 상대적으로 먼 안마의자 반대쪽으로 들어가면 체감적으로 0.5도쯤은 낮출 수 있습니다.T_T

 

수질은 나트륨 단순천이라 그리 재밌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강알칼리도 아니라서 온양온천의 열화버전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물이 끝내주길 바란다면 유성온천도 그리 특이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위에 적은 바와 같이 동네 목욕탕과 그렇게 다르지 않은 목욕비는 대전이나 가까운 세종 분들이 오기에는 큰 부담으로 느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어디서 많이 보던 음료라구요?!

 

그리고 이건 좀 보너스에 가깝습니다만... 라커룸에 있는 자판기에서는 이런 것도 팝니다. 흔한 박카스 아니냐구요?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군미필자 또는 50대 이상의 군필자일 것입니다. 박카스 D나 박카스 F는 보셨는데 이건 박카스 'A'입니다. 이건 동아제약 홈페이지에도 안 나오는 물건입니다. 예. 이건 'PX 전용' 상품입니다. 이론적으로는 일반 주문도 가능하다 하는데 대리점 레벨에서 특별 주문해야 나온다고 하고, 이걸 판매하는 곳도 사실상 없으니 PX 아니면 살 수도 없습니다.

 

뭐 몇 년 사이에 전역하신 분이나 40대 이하의 군필자는 드셔보신 분도 계실 것입니다만, 그냥 박카스 맛 나는 '핫식스 짝퉁'입니다. 탄산 없어 부드러운 에너지 드링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의약품 버전 박카스 D 대비 좀 마일드한 맛이 납니다. 이걸 예비군 훈련에 가지 않아도 마실 수 있는 얼마 안 되는 곳입니다. 이거 한 번 드시러 노잼도시로 온천 한 번 오시는 것은 어떨까요?

 

추신: 아, 주변 관광 이야기를 안 적어서 추가합니다. 사실 많이 적을 것은 없습니다. 왜냐면... 여기 '노잼도시'입니다. 즉 관광하면 성심당, 성심당, 성심당... 이 소리 밖에 안 나옵니다.^^

 

물론 정말 저 소리 하면 화를 내실테니 추가적인 내용을 적어보면, 일단 유성온천은 대전에서도 서부에 위치하고 있어 대전 서쪽에 있는 큰 산, 즉 계룡산과 연계가 가능합니다. 계룡산에서 수통골을 빼면 대전은 아니지만 주된 등산 코스인 동학사만 해도 대전 버스(107번)가 가장 많이 오는 버스입니다. 대전역에서 출발하는데, 계룡스파텔에서 좀 아래에 있는 계룡로로 다니니 함께 이용할 수 있습니다. 동학사 앞에는 계룡산온천이라고 있지만 규모가 많이 차이가 나죠.

 

맛집의 경우 유흥가 특성상 먹을 곳 자체는 주변에도 있지만 대체로 술집이라서 밥집 개념으로 가면 좀 나가야 합니다. 노잼도시에서는 맛집도 대전만의 뭔가가 없다 욕을 먹지만, 그래도 먹을만한 곳은 있습니다. 그나마 대전에서 내세우는 칼국수나 두부두루치기 등이 있는데, 칼국수의 경우 버스로 몇 정거장 가면 신도칼국수가 있습니다. 두부두루치기는 광천식당이 맛집이지만 여기는 유성과는 정 반대쪽이라 지정체를 뚫고 가야만 합니다. 어차피 성심당을 가려면 이 지옥을 보셔야 합니다만.T_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