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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짚어 보는 대한뉴스(24) - Beyond 통일벼, 맛있는 밥을 위한 노력

dolf 2024. 4. 19. 10:31

여러분, 진지는 잡수셨는지요? 어떤 분은 빵으로, 어떤 분은 면으로 드셨을 지도 모르겠지만(일부 용자분들은 아침부터 삼겹살을 구웠을지도 모르겠구요.^^) 대다수의 분들은 역시 '밥'을 드셨을 것입니다. 아무리 대한민국의 1인당 쌀 소비량이 줄어든다고 하지만 여전히 대한민국 사람들의 주식은 쌀입니다. 그 자체의 맛이 특출나지 않아서 어떤 반찬이 와도 커버해줄 수 있는 것이 쌀밥의 장점입니다. 쌀밥에 로스구이(?)도 나쁘지는 않지만 아침부터 이건 좀 부담스럽죠.

 

이보시오, 하계에서 나를 찾는 소리가 들린 것 같은데...

 

하지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고, 매일 먹는 그 무난한 맛의 쌀이지만 그걸 최대한 맛있게 먹기 위한 노력은 쌀 농사의 역사와 일치합니다. 보릿고개가 남아 있던 시절이라면 일단 닥치고 먹는 것이 급했으니 맛 따윈 없더라도 일단 많이 나오는 통일벼같은 것을 만들기도 했지만, 일단 쌀만 갖고도 국민들 먹는 것은 어찌 할 수 있게 된 시점부터는 나라에서도 본격적으로 쌀의 퀄리티를 따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통일벼에 대한 이야기는 이전에 다룬 바 있으니 한 번 읽어 보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하여간, 오늘은 그 통일벼 시대를 뛰어 넘는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되짚어 보는 대한뉴스(3) - 정부미(통일벼), 그 불신의 역사

대한민국 역사, 아니 한반도 역사 전체에서 '쌀'을 넘치게 먹고 산 역사는 그리 길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이 건국되고도 수 십년이 흘렀어도 쌀의 공급은 수요보다 모자랐습니다. 지금이야 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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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지금 먹는 곡물과 과일, 야채는 야생의 것을 사람의 손으로 개량해온 수 천년의 역사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인간의 손으로 관리를 해주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고, 인위적인 품종 개량의 결과 몇 세대가 지나면 갑자기 수확량이 줄어들거나 병해충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먹는 것이 맛있다 해도 더 맛있는 것을 먹고 싶은 것은 사람의 당연한 도리. 이런 저런 이유로 품종은 지속적으로 개량을 하게 됩니다. 사실 같은 품종도 완전히 다른 지역에서 몇 세대를 지나면 그 성격이 완전히 달라지는데, 일본 품종이라고 뭐라뭐라 하는 아키바레(추청벼), 고시히카리, 히토메보레같은 품종도 지금 우리나라에서 기르는 것은 일본의 같은 이름 품종과는 상당히 성격면에서(맛 포함)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쌀(자포니카)은 그야말로 전략 자원이라서 정부(농업진흥청)를 중심으로 하여 품종의 지속적인 개량을 하고 있습니다. 통일벼도 이런 정부 중심으로 개발된 것입니다. 통일벼가 맛이 없다고 시장의 외면을 받기 시작한 시점부터 정부는 통일벼 계통의 맛을 어떻게든 개선하려고 발버둥을 치는 한편에서는 기존의 일반미 품종들을 또 개량하는 실험을 반복해 왔습니다. 저 뉴스가 1992년 초에 나온 것이고, 이 때 총 3가지 품종(진미, 일품, 서안)을 새로 개발하고 보급을 시작했다고 하는데... 의외로 저 가운데 두 개는 살아 있습니다. 정확히 하나는 그대로, 다른 하나는 그 후계가 살아 있다고 해야 하겠죠.

 

일품벼는 지금도 국가에서 보급하는 품종으로 여전히 현역입니다. 보통 쌀 품종은 대를 지나면서 수확량이 떨어지거나 병해충에 크게 데여 다른 품종으로 대체되는데, 일반적으로는 보급을 시작한지 20년 전후가 일반적인 수명입니다. 지금 우리가 먹는 대다수의 주력 품종이 2000년대 초반에 나온 것들입니다. 하지만 이 쌀은 30년 이상 현역입니다. 전라도와 경남을 빼면 웬만한 동네에서는 다 재배할 수 있는 만능성이 장점입니다. 사실 쌀은 품종에 따라서 재배할 수 있는 곳이 상당히 제한을 받는데, 이 좁은 한반도 중남부에서도 그렇습니다. 가끔 사람들이 비싼 경기미 품종들을 왜 경상도나 전라도는 재배 안하냐고 하는데, 안 하는게 아니라 못 하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경기미 품종인 고시히카리는 정말 경기도권 아니면 재배가 어렵고, 철원쌀로 유명한 오대 품종도 잘해야 충북 정도가 한계선입니다.T_T

 

진미는 지금은 나오지 않지만, 그 후계자라 할 수 있는 영호진미가 나름 전남과 경남(특히 경남)의 주력 품종 가운데 하나입니다. 진짜 영남과 호남용 진미쌀인 셈인데, 찰기가 강해서 어르신들 취향에 좀 더 잘 맞는 품종입니다. 하지만 서안벼는... '리타이어'했습니다. 2000년대 초중반까지는 살아 남기는 했는데 이 시기부터 병충해에 치명상을 입고 수확량도 줄어들어 2010년대 초반에 사실상 퇴출되었습니다. 원래 간척지 최적화 품종이라고 나왔는데, 이미 여기에 심을만한 다른 품종도 나왔으니 그냥 퇴출된 것입니다. 

 

쌀은 오늘도 계속 버전업을 어딘가에서는 하고 있습니다(이미지 출처: 농촌진흥청)

 

하지만 일품처럼 오랫동안 우리의 뱃속을 든든하게 해주는 품종도 있는 반면, 지금 먹는 쌀의 주력은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에 새로 나왔거나 기존 세대에서 업그레이드되어 나온 것입니다. 위에 적은 진미의 후계자, 영호진미는 2010년에 나온 나름 뉴 페이스이며, 나름 고급 경기미로 불리는 오대쌀도 1990년대 후반에 처음 선보인 품종입니다. 전북의 대표 품종이자 윤근혜 각하가 죽이지 못해서 안달이 난 신동진도 2000년 전후, 그 뿌리가 되는 동진벼가 나온 것도 1990년대 후반이죠. 충청도와 경상도를 아우르는 신동진의 경쟁자, 삼광도 2004년에 나왔습니다. 일본쪽에서 넘어온 경기미의 나름 주력 품종인 히토메보레도 2000년대 초반에 등장했습니다.

 

이렇게 지금 우리가 주력으로 먹는 품종들이 품종으로서의 수명 말기에 가깝다보니 앞으로 몇 년 뒤 부터는 이렇게 우리가 주력으로 먹던 쌀도 좀 크게 바뀔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쌀 품종 개발은 지금도 계속 이뤄지고 있습니다. 버스 광고까지도 때리는 쌀, 수향미(품종명으로는 골든퀸 3호)도 2010년대 중반에 등장한 새 얼굴이며, 나름 고영양 밥이라고 홍보하는 하이아미 품종도 2009년에 등록된 것입니다. 신동진을 밀어내려고 하는 참동진은 2021년의 그야말로 번쩍번쩍한 품종이죠. 이런 쌀 계의 신성들이 몇 년 뒤 우리 밥상을 빛내줄 것입니다. 트로트계만 샛별이 떠오르는 것은 아니랍니다.

 

추신: 참고로 그 말 많은 국립종자원 홈페이지에 가면 현재 정부가 보급하는 쌀 품종이 무엇인지, 그리고 과거에 보급했고 하고 있는 쌀이 뭐가 있는지 리스트를 볼 수 있습니다. 대체로 농촌진흥청이 새 품종을 개발하지만 지자체에서 직접 개발하는 경우도 있고, 더 드물지만 민간기업이나 개인이 육종한 품종도 있습니다. 수향미가 민간이 개발한 대표 품종이죠.

 

 

정부 보급종 품종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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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품종 목록 등재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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