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ゆるキャン△(캠핑|여행)

월악산 송계 야영장 - 오토캠핑을 위한, 오토캠핑에 맞춘 캠핑장

dolf 2024. 4. 10. 07:47

4월도 이제 중순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이미 낮 기온은 20도대 초반까지 쭉쭉 올라갑니다. 도시를 벗어나면 아침에는 좀 쌀쌀할 수는 있지만 이제 얼음이 어는 곳은 정말 얼마 없죠. 본격적인 캠핑의 계절이 온 것입니다. 이제 잘 때 전기장판 정도만 챙겨가면 얼어 죽을 걱정도 없고, 가족끼리 장작 때면서 시간 보내기가 가장 좋은 시기죠. 더 더워지면 이제 불 때기도 싫어지니까요.^^

 

이렇게 가족 단위로 캠핑을 가면 자동차와 캠핑 사이트의 접근성도 나름 중요해집니다. 주차장과 사이트의 거리가 멀면 멀수록 아빠가 힘들어 지치니까요. 그 점에서 사이트와 주차장의 거리가 0이거나 그에 가까운 상황, 즉 오토캠핑이 가능한 캠핑장은 가족 캠핑, 그리고 그룹 단위 캠핑에서 더욱 빛을 발합니다. 예전에 월악산에 있는 두 곳의 캠핑장, 덕주와 용하캠핑장을 소개한 바 있는데, 이번에는 가장 북쪽(소선암 제외)에 있는 오토캠핑장, 송계 야영장을 가 봅니다. 사실 여기는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전에 가보고 몇 년 만에 다시 가 보는 곳입니다. 몇 번 기회를 날리고(태풍 등...T_T) 드디어 가는 캠핑장, 그 문을 엽니다. 아, 그 전에... 월악산의 다른 캠핑장 이야기도 보고 가시죠.^^

 

 

월악산 덕주 야영장 - 숲 속에서 즐기는 조용한 캠핑

무슨 불행인지(?) 모르겠으나 7월에 캠핑이 마음대로 안 되고 있습니다. 7월 초에는 캠핑하러 태백가서 닭갈비만 먹고 왔고, 지난주는 윤근혜 각하의 압박인지 비가 얼마나 오는지 확인도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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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악산 용하 야영장 - 가족과 함께 하면 좋은 숲속 캠핑장

야영, 캠핑이라는 것은 사실 도심 안에서도 즐길 수 있습니다. 서울만 해도 난지도나 중랑캠핑숲같은 시내 캠핑장이 있죠. 하지만 이왕이면 조용하고 공기 맑은 곳, 경치 좋은 곳을 찾는 것이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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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공단 월악산 송계야영장

- 사이트 수: 일반 61 사이트(A 영지 42, B 영지 19), 캠핑카전용 6 사이트
- 샤워장: 있음(유료)
- 개수대/화장실 온수: 실내에 한정하여 눈꼽만큼 나옴
- 전기: 제공(유료)
- 매점: 캠핑장 바깥에 편의점 있음
- 사이트 타입: 쇄석
- 테이블: 없음
- 기타 사항: B 영지는 오토캠핑, A 영지는 주차장과 가까운 거리에 있음.

 

월악산 주변에는 은근히 캠핑장이 많은 편인데, 국립공원공단이 운영하는 캠핑장만 해도 총 5곳이나 있습니다. 이 정도로 많은 곳은 지리산정도 뿐이죠. 그 가운데 세 곳이 월악산 계곡 동달천 주변에 몰려 있습니다. 도로로는 508번 지방도(월악산을 관통해 수안보로 가는 도로입니다.) 연선인데, 북쪽부터 남쪽으로 순서대로 송계, 덕주, 닷돈재 캠핑장이 있습니다.사실 셋 다 주소상으로는 송계리에 있다보니 우기자면 송계 1/2/3 캠핑장이 됩니다. 나머지인 용하 캠핑장은 월악산을 속까지 파고들며, 혼자서 단양 주소지인 하선암 캠핑장은 카라반/캠핑카 전용이라서 여기는 가 볼 일이 없으니 아마 유일하게 소개할 일이 없지 않을까 합니다.T_T

 

사실 이 508번 지방도 연선 캠핑장 가운데 송계가 가장 인기가 없었습니다. 코로나-19 이전까지는요. 지금도 그렇지만 가장 인기가 좋은 곳은 시설이 잘 되어 있고 규모도 큰 닷돈재이며, 덕주나 용하는 좀 불편은 해도 숲속 캠핑장의 기본을 잘 지키고 있죠. 그에 비해 오토캠핑장이기는 한데 특색이 없던 송계가 가장 인기가 없었는데... 코로나 이후로는 여기도 자리잡기 힘들게 되었습니다. 물론 시설을 완전히 갈아 엎은 것도 이유가 되겠습니다만.

 

 

일단 영지 구성은 이렇게 되어 있는데, 들어가는 입구를 기준으로 하면 180도 뒤집어 보셔야 합니다. 리뉴얼 전에는 사실상 전 영지가 오토캠핑 영지였지만 딱히 나무가 많지도 않고 전체적인 시설도 낡아서 그냥 시골에서 고기 구워 먹으러 오는 곳에 가까웠습니다. 맑은 공기 마시며 고기 구워 먹는 것이 캠핑에서 매우 중요한 것은 사실이긴 합니다만. 그러던 것이... 리뉴얼을 거치더니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먼저 영지를 싹 갈아 엎고 오토캠핑(B 영지)과 준 오토캠핑(A 영지)로 분할했습니다. B 영지는 기존과 마찬가지로 영지와 주차 구역이 0m 거리이며, A 영지는 조금 걸어야 하지만 가장 멀어봐야 20~30m 정도 거리 안쪽입니다. 그 먼 곳들도 가장 오른쪽에 있는 몇 곳 이야기이며, 보통은 영지 하나 간격 정도의 거리에 불과합니다.

 

B 영지는 이처럼 주차장 바로 옆에 영지가 위치합니다. 크기도 좀 더 큽니다.

 

물론 A 영지도 주차장과 붙은 곳은 그냥 오토캠핑 영지라 불러도 될 정도로 거리감이 없습니다.

 

이처럼 영지를 분할하면서 전반적으로 나무도 좀 더 심고 해서 A 영지 뒷쪽은 좀 뭔가 나무가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인공적인 냄새가 너무 나서 용하나 덕주 캠핑장 느낌은 절대 안 납니다.

 

 

 

캠핑장을 싹 갈아엎는 김에 시설도 업그레이드를 시켰습니다. 예전에는 야외 개수대만 있었지만 캠핑장 중심부에 화장실, 샤워장과 함께 실내 개수대를 넣었습니다. 제대로 온수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이 계절 쯤 되면 몇 초 단위로 시린 손을 비벼대며 설겆이할 일은 없습니다. 양 끝에는 다른 월악산 캠핑장에 있는 것과 동일 형태의 야외 개수대가 있고 개수대와 세면대를 겸하는 구조도 동일합니다. 여기는 온수 비슷한 것도 안 나오니 지금 계절에는 제대로 된 설겆이는 좀 힘듭니다.

 

 

 

 

A 영지 아랫편(즉 영지 안내판 하단부)에는 동달천이 흐르며 입구쪽 계곡에는 전망대도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리고 용하캠핑장과 같은 물놀이용 인공 개울도 중간에 만들었는데, 이건 너무 인공적인 티가 나는 것이 흠이며 여름 전용이라 지금은 그냥 낙엽만 쌓여 있습니다. 냇가도 지금 날씨에 물놀이를 하기는 너무 이르니 여기서 노는 아이들은 없었습니다만 여름에는 이야기가 확 달라지겠죠.

 

 

아, 송계 캠핑장이 다른 주변 캠핑장보다 나은 점이 있다면 장보기를 들 수 있습니다. 사실 덕주, 닷돈재, 용하 모두 매점은 있기는 한데 용하는 정말 긴급한 것만 살 수 있는 곳에 가깝고 닷돈재도 딱 그 레벨에 거리도 멀며 덕주는 그 보다는 낫지만 역시 그냥 매점입니다. 그에 비해 한수면의 읍내 정 가운데에 있는 송계 캠핑장은 일단 저 뒷길로 나가면 바로 편의점(CU)도 있고 길을 건너 안으로 들어가면 수퍼마켓과 정육점도 있습니다. 큰 마트는 기대할 수 없지만 적어도 그냥 동네 구멍가게보다도 못한 레벨인 다른 캠핑장보다는 훨씬 사정이 낫습니다. 어차피 쓰레기봉투를 사러 편의점은 한 번 가긴 해야 합니다.

 

 

그러면 본격적으로 캠핑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영지 타입은 다른 월악산 계통 캠핑장과 비슷하게 나무로 영지 구획을 가른 것은 같지만 전부 쇄석 영지입니다. 마사토 영지가 대다수인 다른 캠핑장에 비해서는 물빠짐은 좋습니다. 단점으로는 쇄석 특성상 매트가 충분히 두껍지 않으면 잘 때 좀 몸이 불편하다는 정도입니다. 그래도 평탄화도 잘 되어 있어 머리, 허리, 다리의 높낮이가 괴상하게 달라질 걱정은 일단 없습니다. 대신 전기 콘센트가 하나뿐인게 약점인데, 몇 년 전에 리뉴얼을 했음에도 오히려 후퇴한 것은 불만입니다.

 

열심히 텐트를 설치하고...

 

지난 번에 산 3만원도 안 하는 이너텐트용 오토텐트가 데뷔전을 치릅니다. 저런 식으로 셸터 안에 이너텐트 형태로 들어가는데, 20cm 차이라도 확실히 내부 공간이 좀 좁아지긴 합니다. 확실히 치고 접는 데 걸리는 시간은 기존의 1/3 이하로 확 줄었습니다. 문제는 전체적인 설치 및 철수시간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안 된다는 점, 그리고 아무리 그래도 텐트의 완성도가 너무 저열했다는 점입니다. 실밥 마무리도 안 한 곳이 많은데다 심 실링조차 제대로 안 되어 있는 곳이 태반입니다. 진짜 완성도 신경 안 쓰고 이너텐트용으로만 쓰기로 한게 아니었다면 갖다 버렸을지도 모릅니다. 진짜 비바람 맞을 텐트를 사신다면 텐트는 돈을 너무 아끼지 않는게 좋습니다.T_T

 

 

3만원도 안 하는 싸구려 1인용 오토 텐트를 지르다

캠핑은 생각보다 돈이 꽤 들어가는 취미입니다. 일단 갖춰야 하는 최소한의 장비가 있는데다, 여행이라는 속성이 있기 때문인데, 이제 3기 방영을 시작하는 모 애니메이션처럼 고등학생이 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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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번 캠핑에는 아직 소개하지 않은 또 하나의 장비가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바로 램프입니다. 기존에 쓰던 램프의 광량 부족으로 야외에서 쓰기에는 좀 불편했는데, 마데그룹 쇼핑몰에서 지른게 지난 캠핑 직후에 도착하는 바람에 이번에 데뷔전을 치른 것입니다. 트라이포드 디자인인데, 하나의 밝기는 그저 그런데 세 개를 합치면 은근히 밝기가 나옵니다. 저런 식으로 실내에서도 꽤 밝아서 요리 해먹기가 전혀 불편하지 않습니다. 이 사용 후기는 또 하나, 새로 도착한 다른 LED 등과 함께 다음 포스팅에서 소개하기로 합니다.

 

이렇게 캠핑장의 저녁이 왔습니다.

 

 

캠핑의 핵심은 밥이라 하지만, 솔로캠핑은 귀차니즘을 상대로 싸워야 합니다. 출발할 때만 해도 이것저것 먹을 것을 생각했으나 결국은 괴기 + 존슨 조합이 되었습니다. 고기는 모 마트에서 척아이롤+살치살 반근 세트를 사서 들고가고, 존슨 역시 2인 세트를 사서 대충 끓였습니다. 다만 늦은 점심 겸 간식으로 먹은 이것 때문에 존슨을 다 먹지는 못했습니다.

 

존슨을 남긴 원흉.T_T

 

그리고 다시 반복하지만... 제빙기는 전기가 들어오는 캠핑에서의 정말 머스트 해브 아이템입니다. 더운 낮에 얼음 동동 띄운 음료를 들이키면 기분 참 끝내주죠. 아무리 편의점이 근처에 있다고는 해도 얼음 넣은 음료의 시원함에는 감히 대적할 수 없습니다.

 

그렇게 밤이 지나고...

 

오전 5시 40분...


아무리 낮이 덥다고 해도 계곡 아래는 살짝 춥습니다. 물론 얼음이 얼거나 하지는 않지만 살짝 겉옷이 두꺼워야 살만해집니다. 하품을 쩍 하며 화장실에서 대충 눈꼽을 뗀 뒤 밥을 준비합니다.

 

 

전 날에 남긴 존슨 국물에 라면을 투입하고 냉동 낙지 볶음밥을 투입하여 볶습니다. 다만 볶음밥이 정말 맛이 없었다는게 슬플 뿐입니다. 존슨이야... 뭐 기본은 하니까요. 이렇게 6시 30분까지 밥을 먹고 뒷정리를 하고 철수를 준비합니다. 다만 천천히 철수 준비를 하다보니 철수에만 거의 50분 가까이 걸려 7시 40분에서야 철수 준비를 끝내고 올 수 있었습니다. 후딱 서두른 결과 서울까지 2시간 남짓만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만. 지정체도 없지만 중부고속도로나 영동고속도로가 막혀도 쭉쭉 올라가 이제 화도JC까지 가서 서울양양고속도로를 타거나, 화도에서 내려서 국도/지방도를 타는 길이 있어서 예전보다 지정체에 대한 부담은 확실히 줄었습니다.

 

아직 캠핑장은 본격적으로 사람의 움직임이 없습니다.

 

이제 마무리를 지어보죠. 송계 캠핑장은 리뉴얼을 하여 시설은 좋아졌지만 캠핑장 자체의 아이덴티티는 과거와 변함이 없습니다. 다른 월악산 캠핑장들처럼 숲 속에서 캠핑을 한다는 느낌은 부족합니다. 대신 짐 옮기는 부담이 최소화되는 만큼 맑은 산 공기를 마시며 고기를 구워 먹고 불구경을 하고 온다는 가족 캠핑에는 그야말로 적합합니다. 가장 북쪽에 있다는 점도 장점인데, 상대적으로 충주 등 큰 지역으로 나가기가 편합니다. 어차피 5~10분 차이(용하 제외. 용하는 나오는 것도 시간 꽤 걸립니다.)입니다만. 다만 월악산 주변 최고의 관광지(?)인 수안보와는 극과 극의 거리라서 수안보에서 여기를 오려면 차로 40분 정도는 잡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