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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 소도 야영장 - 태백산의 변덕스런 비바람과 함께...(2024/5/11)

dolf 2024. 5. 15. 08:01

예. 즐거운 부처님오신날이 되었습니다. 물론 비가 오기로 예정된 하루지만 그래도 중간에 떡하니 휴일이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하게 여겨야 하는 날입니다. 물론 휴일이지만 업무를 곁들여야 하는 불쌍한(?) 직장인도 여기에 있습니다.T_T

 

하여간... 5월이 되었으니 다시 태백산을 올라가는게 예의겠죠. 이제는 나름 단골 캠핑장이 되어가는(작년에만 삽질까지 포함하여 네 번을 갔으니까요.) 태백 소도 캠핑장에 올해도 왔습니다. 사실 다음달에도 또 여기를 옵니다. 대신 다른 버전으로 말이죠. 그 다른 버전 이야기는 다음달의 즐거움으로 남기기로 하고... 올해 다시 돌아온 소도 이야기를 해봅니다. 하지만 올해도 소도는 버라이어티한(?) 캠핑의 추억을 남겨 주었습니다.T_T

 


 

 

■ 국립공원공단 소도야영장

- 사이트 수: 오토캠핑 48 사이트 / 카라반 전용 14 사이트 / 카라반(설치형) 20 사이트
- 샤워장: 있음
- 개수대/화장실 온수: 그런 거 없음
- 전기: 있음(별도 비용. 인심은 넘치게 좋음)
- 매점: 그런 거 없음(당골광장으로 가면 매점 있음)
- 사이트 타입: 모래+흙
- 테이블: 있음

 

소도캠핑장이 오픈한게 이제 1년차입니다. 하지만 여기로 오는 지도는 여전히 슬픕니다. 그나마 이제 여기에 뭔가가 있다고 나오지만, 캠핑장으로 나오는게 아니라 그냥 관리사무소로 나옵니다. 그래서 찾아 오실 때는 그냥 당골광장까지 내비를 찍고 와서 그냥 나머지는 수동으로 찾으시는게 더 편할 것입니다. 올라오는 길이 꽤 험하지만 어차피 차가 올라오지 사람 다리로 올라오는 거 아닙니다.^^

 

 

태백산은 그야말로 겨울에 얼어 죽기 딱 좋은 곳. 그래서 이 캠핑장은 칼같이 10월 중순에 문을 닫고, 4월까지도 오픈을 안 합니다. 그리고 겨울이 지나 봄이 되어 다시 찾은 이 곳에 변화가 하나 있는데, 바로 카라반이 두 개 더 늘었다는 것입니다. 원래 카라반 구역은 계단식 캠핑장의 가장 상단이지만, 관리사무소 옆에 두 개를 더 추가했습니다. 운치따윈 없지만 뭐 카라반의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없는 것 보다는 낫죠.

 

 

아, 그리고 본론을 시작하기 전에 좀 쓸 내용이 있습니다. 바로 이 내용입니다. 캠핑 인구가 늘면서 캠핑장 예약도 어려워지고 있는데, 거기다 매크로 등을 쓴 부정 예약까지 판치자 올해부터 국립공원공단 계열 캠핑장의 예약 방식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원래는 선착순 예약에 일부 성수기만 추첨제로 운영했는데, 4월부터 2개월 단위로 연중 추첨제로 굴립니다. 한 사람이 2개월에 걸쳐 총 네 번 추첨 신청이 가능하고 재수 없으면 그냥 다 떨어집니다. 만약 당첨된 사람이 취소하면 그 이후부터는 그대로 선착순이죠. 그래서 이제부터는 신청일 오후 2시에 서버를 괴롭히지는 않아도 되지만 대신 운빨 게임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 힘든 경쟁(?)을 뚫고 올해 태백에 다시 올 수 있었습니다.

 

줄서서 사간다는 남양주 평내의 모 떡볶이집입니다. 사실 떡볶이는 그냥 국물떡볶기입니다.

 

이 집의 핵심은 튀김! 튀김! 또 튀김!

 

일단 캠핑을 나서기 전에 먹을 것 준비를 하고 가야죠. 도착 후 간식을 위해 남양주 평내의 모 떡볶이집으로 갑니다. 조금만 검색해도 나오는 나름 유명한 집이고, 오픈하면 줄 서서 사간다는 집입니다. 떡볶이는 그냥 국물떡볶기인데 이 집은 튀김이 메인입니다. 튀김 가격이 많이 오른게 슬프지만 다양한 튀김을 꽤 괜찮은 퀄리티로 먹을 수 있습니다. 덤으로 피카츄 돈까스도 있답니다.^^

 

이렇게 준비를 하고 차를 밟습니다. 출발 자체가 거의 낮 12시에 가까웠음에도 고속도로에 큰 지정체가 없었던 것이 나름 부담스러울 정도였습니다. 나름 쉴 것 다 쉬고 38번 국도를 타고 오는 FM적인 경로로 태백에 진입합니다.

 

밤 늦게 비 예보는 있었지만, 최소한 1년 전과 달리 마트부터 폭우가 기다리는 사태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캠핑장과 반대로 35번 국도 방향으로 핸들을 확~ 돌립니다. 여기는 검룡소 가는 길로 유명하죠. 다만 지금은 가는 길이 편하지 않은데, 삼수령을 넘는 삼수령터널 앞이 비만 좀 오면 지반이 침하되는 사태가 매년 터지다보니 이걸 올해 각잡고 고친다고 아예 통제하고 노반 공사부터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삼수령 옛길로 힐클라임을 좀 하셔야 합니다. 검룡소를 보러 가는건 아니고... 나름 레전드한 곳을 보러 갑니다.

 

도계쪽으로 쭉쭉 가다보면 옆으로 골지천 물이 흐르고 집도 거의 보이지 않는 시점에 뜬금없이 이런 버스 정류장이 나타납니다.

 

 

 

예. 대한민국 대중교통계의 성지(?)인 '권춘섭집앞' 정류소입니다. 유명인 이름도 아닌 그냥 일반인 개인의 이름을 딴 버스정류소는 대한민국에서도 여기 말고는 찾아 볼 일이 거의 없을 것입니다. 저기 앞에 보이는 다리가 그 권춘섭씨 댁이 되겠습니다. 원래는 그 부친의 자택이었고 처음 정류장 이름도 그 부친 이름을 땄지만 지금은 그 자녀분 이름입니다. 지금도 열심히 버스는 하루 몇 대씩 다닙니다. 사실 주변에 다른 집이 없다보니 아무리 저 집 혼자라고 하지만 버스정류소가 없다면 불편하긴 한 입지입니다.

 

좋은 구경도 했으니 이제 캠핑장을 진입합니다.

 

 

먼저 체크인을 끝내고... 아, 쓰레기봉투는 근처 편의점이나 이마트에서 사오셔도 되지만 체크인 시 구매도 가능합니다. 다만 카드 Only!!!

 

변함없이 가파르구나~

 

변함없이 푸르구나~

 

소도캠핑장은 그 면적 자체가 넓지는 않아서 계단형으로 캠핑장을 꾸몄고, 총 4층 구조를 갖습니다. 1층은 관리사무소, 1.5층에 카라반/캠핑카 전용 사이트, 2층과 3층이 일반 오토캠핑 사이트, 4층이 카라반입니다.

 

 

 

이런 계단식 캠핑장의 문제는 개수대나 화장실같은 필수 시설이 한 곳에 몰릴 경우 정말 불편해진다는 점인데, 나름 최신 캠핑장은 소도캠핑장은 이 걱정은 일단 적습니다. 1.5층 위치, 그리고 2층과 3층에 화장실/개수대/샤워장 및 쓰레기장을 각각 두어 조금만 가도 이런 시설을 쉽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1.5층의 카라반 분들만 조금 귀찮은 정도죠.

 

 

그리고 영지. 사실 이건 이전 포스팅에서도 죽어라 적었지만 주차 공간과 캠핑 사이트가 완전히 일체화된 오토캠핑 기본인 캠핑장입니다. 다만 영지가 데크나 쇄석이 아닌 마사토라 물빠짐이 좀 좋지는 않은게 흠인데, 최신 캠핑장답게 평탄화는 잘 되어 있어서 물고임이 심하지는 않습니다만, 여기는 날씨가 변덕스럽기로는 유니버스한 레벨인 태백산입니다. 아무래도 아쉽다면 아쉬운 문제입니다.

 

 

 

테이블은 다른 국립공원공단 산하 캠핑장과 마찬가지로 제공하며, 한 해가 흘렀지만 그런대로 깨끗합니다. 전원 콘센트는 두 개를 제공하고 정말 인심 넉넉하게 전기를 쓸 수 있기는 하지만... 겨울에 운영을 안 하니 그 넉넉한 인심을 다 쓰기는 쉽지 않습니다. 참고로 이번에는 콘센트가 좀 고장이 있어서 약간 꽂는 데 귀찮음이 있었습니다.T_T

 

 

 

 

사진 세 장은 각각 1.5층의 카라반 전용 구역, 2층의 그네, 4층의 카라반 전용 구역입니다. 이 카라반 전용 구역의 2024년 버전은 다음달에 다시 공개할 예정입니다.^^

 

영차영차... 셸터를 치고...

 

대충 이너텐트와 테이블을 설치합니다.

 

이번에는 완전 오토캠핑이라 웨건이 필요가 없어 그냥 늘 가지고 다니는 롤테이블 두 개로 간단히 구성합니다. 제빙기도 이번 캠핑에는 빠져서 장비가 심플합니다. 

 

그렇게 쉬면서...

 

 

상추튀김을 먹습니다.

 

전라도 음식도 아닌, 그냥 광주 음식인 상추튀김. 상추에 튀김 올리고 양념장 찍어 먹으면 되는 간단한 음식. 때로는 엽기 음식 취급을 받기도 하지만 이게 느끼한 튀김에는 잘 어울려서 의외로 맛있습니다. 실제로 광주에 안 가도 집에서도 간단히 만들 수 있구요. 한 번 만들어 드시지 않겠는가?

 

1. 상추와 각종 튀김을 사온다.

2. 튀김을 적당한 크기로 썰어 준비한다.

3. 고추 썰어 넣은 간장 양념장에 튀김을 찍거나 발라 올린다.

4. 상추에 싸서 먹는다.

5. ???

6. PROFIT!

 

이렇게 잘 먹고 텐트 안에서 휴식도 취하며... 저녁이 왔습니다...만...

 

이 때부터 지옥도가 펼쳐집니다.

 

예정보다 비가 빨리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강풍주의보까지 떴습니다.T_T

 

셸터 안에 있으면 일단 비바람은 그런대로 막아주지만, 저런 사각 디자인의 셸터는 공기역학적이지 않아서 강풍을 그대로 떠안습니다. 팩으로 단단히 보강해 놓았으니 무너지지는 않지만 휘청휘청~ 빗소리를 들으면 즐겁기는 한데 그 바람때문에 마음이 불안해집니다.

 

 

불안한 마음을 숨기며 고기를 지글지글... 나름 한우 양지입니다. 양지는 국거리지만 부위에 따라서는 저렇게 구워먹을 수도 있죠. 그렇지만 바람이 점차 강해지다보니 밥도 먹는건지 마는건지 그런 기분입니다. 결국...

 

철수를 결정합니다.

비바람을 맞으며 열심히 철수작업을 진행하여 번개처럼 40분만에 모든 철수 작업을 끝냅니다. 하지만 내부는 셸터가 비바람을 막아주지만, 셸터 철수만은 어쩔 수 없이 비를 맞으며 할 수 밖에 없어서 나름 비 맞은 생쥐가 되었습니다. 덤으로 셸터도 지금까지도 아직 다 마르지 않아서 열심히 자연 건조를 시켜야 하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분명 낮에는 태백산의 맑은 공기 아래 누워 있었지만 다음날 아침에는 서울의 집 침대 위에 누워 있는 괴상한 캠핑이 되었습니다. 역시 태백산은 나름 무서운(?) 산입니다.T_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