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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 유명산 야영장 - 수도권 사람들은 다 안다는 유명한 캠핑장

dolf 2024. 5. 20. 07:57

오늘은 전무님 개그로 시작합니다. 수도권에서 가장 유명한 산은 어디일까요? 북한산? 남산? 아차산? 아니죠. '유명산'입니다. 아... 날씨 더워지는데 좀 시원해지시라 썰렁 개그를 했으니 이해를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T_T

 

하여간... 오늘은 이 유명산에 있는 캠핑장 이야기입니다. 시작은 진짜 전무님 개그이긴 합니다만, 사실 수도권에서 캠핑을 다닌다는 분이라면 웬만하면 모르는 분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곳이 유명산인 것은 맞습니다. 그렇게 멀지도 않으면서 시원하다보니 국공립과 민간을 합쳐 캠핑장도 꽤 있고 펜션 등도 많기 때문입니다. 남쪽에서는 양평부터 시작해서 북쪽으로는 청평/가평에 이르는 이 축선이 유원지가 많기로 예전부터 유명합니다. 유명산은 그 가운데서도 등산 코스로도 지명도가 높죠. 거기에 있는 국립 캠핑장이 이 유명산 야영장입니다.

 


 

 

■ 산림청 유명산자연휴양림 야영장

- 사이트 수: 일반 영지 92 사이트(1 야영장 40/2 야영장 52) / 캠핑카 전용 20 사이트
- 샤워장: 있음
- 개수대/화장실 온수: 기대조차 할 수 없음
- 전기: 있음(기본 제공. 칼같이 600W 제한!)
- 매점: 그런 거 없음(버스 종점/가일리 입구쪽으로 나가면 있음)
- 사이트 타입: 데크
- 테이블: 없음
- 기타 사항: 무선 LAN 제공!

 

위에 양평부터 가평까지 축선에는 캠핑장이나 펜션이 많다고 적었습니다만, 설악 남쪽으로만 따지면 보통 좌중미, 우유명으로 부를 수 있습니다. 즉 양평에서 37번 국도를 타고 쭉 올라오면 중미산 삼거리가 나오는데, 대충 여기를 중심으로 왼쪽이 중미산, 오른쪽이 유명산입니다. 중미산 삼거리에서 좌회전을 하여 문호리쪽으로 내려가면 중미산 자연휴양림이 나오고 당연히 여기도 캠핑장이 있습니다. 여기와 중미산을 넘어 쭉쭉 내려가면 나오는 유명산 입구쪽의 유명산 캠핑장이 나름 국립캠핑장을 양분하고 있습니다. 중미산쪽은 나중에 한 번 설명하기로 하고...

 

유명산 자연휴양림의 서울에서의 접근은 크게 두 가지 루트가 있습니다. 하나는 양평으로 6번국도를 타고 올라와 37번 국도로 바꿔타 중미산을 넘는 길, 다른 하나는 서울양양고속도로 설악IC에서 나와서 37번 국도를 타는 길입니다. 이제는 후자를 더 권장하지만, 서울양양고속도로가 없던 시기에는 전자 말고는 답이 없었습니다. 가평이나 청평을 거치는 46번 국도를 타고 가면 너무 돌아 가니까요. 하여간, 양평으로 돌아가는 루트에는 나름 맛집(?)이 있습니다.

 

이 집입니다.

 

대한민국 냉면 가운데 나름 마이너한 옥천냉면입니다. 정확히는 해주식 냉면의 변형인데, 현재 대부분의 냉면이 6.25와 관련이 있듯이 이 냉면 역시 6.25 전쟁통에 옥천면에 자리잡은 분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사실 이 냉면은 좀 호불호가 있는데, 일반적인 냉면과는 육수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보통 냉면의 육수는 쇠고기 육수입니다만, 옥천냉면은 돼지고기 육수를 씁니다. 그래서 돼지 편육이 올라갑니다. 면은 꽤 전분 함량이 높습니다. 돼지고기 육수 특유의 맛과 냄새에 적응만 할 수 있다면 나름 먹을만한 냉면입니다. 다만 이 집은 이 완자가 더 맛있는데, 이거만 먹어도 배가 부릅니다. 문제는 물가 인상 덕분에 이제는 냉면도, 완자도 가격이 잔혹하다는 것.

 

이 냉면을 먹고나서 바로 뒷길로 가면 옥천면을 뚫고 37번 국도를 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조금만 가속하려 하면 나타나는 과속방지턱과 시속 30km 제한을 만나게 됩니다. 사실 이 중미산 구간이 한 때 공도레이싱, 그리고 폭주 오토바이들의 성지로 유명해서 사고가 보통 많은게 아니라서 이렇게 속도를 못 내게 물리적으로 만든 것입니다. 중미산을 넘어 산 아래까지 나가면 중미산 자연휴양림 입구가 나옵니다.

 

1 야영장 주차장

 

2 야영장 주차장

 

중미산 캠핑장은 크게 1 야영장, 2 야영장, 캠핑카 전용 캠핑장으로 나뉩니다. 1 야영장은 자연휴양림 주차장 바로 앞에 있고 일반 등산객 주차장을 겸합니다. 그래서 규모가 상당히 큰 편입니다. 2 야영장은 별도의 차단 펜스를 통과해야 갈 수 있어 등록 차량 전용이며 깊숙히 전용 주차장이 있습니다. 대충 200m 정도 차이가 있어서 서로 걸어 다닐 수 있는 거리입니다.

 

1 야영장 전경
2 야영장 전경

 

2 야영장 우측을 흐르는 계곡

 

1 야영장과 2 야영장 가운데 어디가 좋으냐 물으면... 장단점이 있습니다. 1 야영장은 주차장과 바로 인접하게 얇고 길게 되어 있어 차만 잘 다면 짐을 나르기가 꽤 편합니다. 대신 바로 앞이 주차장이라 운치가 덜하죠. 그와 달리 2 야영장은 숲 속이고 바로 옆에 계곡도 있어 더 시원합니다. 진짜 숲 캠핑을 원하면 2 야영장쪽이 더 낫습니다. 대신 주차장이 좀 멀어서 짐을 싣고 내릴 때 좀 더 불편한걸 각오해야 합니다.

 

 

산림청 관할 야영장은 거의 대부분 데크 영지입니다. 사실 산에 저런 구조에서 땅을 평탄화하여 마사토나 쇄석 영지를 만들기는 쉽지 않으니 데크를 설치하는 것이 더 쉽죠. 데크 크기는 조금씩 다르기에 예약할 때 잘 보셔야 합니다만 아무리 못해도 5m급 텐트까지는 소화가 됩니다. 데크라서 일단 평탄화 문제는 걱정을 안 하셔도 됩니다.

 

 

하지만... 산림청 관할 캠핑장은 국립공원공단 관할 캠핑장에 비해 단점도 꽤 있습니다. 장점은 숲의 운치가 있다는 점과 1박 비용이 좀 더 저렴하다는 것이지만 안 좋은 점 가운데 하나는 이 것입니다. 차단기가 설치되어 있어 칼같이 600W 제어를 하는데, 600W를 넘는 순간 바로 1분간 전원을 꺼버립니다. 전기장판만 해도 두 개 정도를 쓰면 잘못하면 전기가 슬슬 위험해집니다. 전기 난방이 불필요한 지금 시즌에서는 선풍기나 캠핑용 냉장고 정도는 문제가 없지만 말입니다. 콘센트도 하나 뿐입니다.

 

 

두 번째 약점이 이것입니다. 시설이 노후화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국립공원공단 산하 캠핑장들도 시설이 낡은 곳은 꽤 있지만 그래도 여기는 몇 년 단위로 조금씩 시설을 개선하며 특히 개수대나 화장실을 우선적으로 현대화합니다. 그와 달리 산림청 관할 캠핑장들은 화장실과 개수대의 개량이 상당히 늦습니다. 그래서 깔끔한 화장실과 개수대를 원하시면 이 부분은 만족도가 좀 덜합니다. 비위생적인 레벨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청결하다는 느낌도 잘 들지는 않는 시설입니다. 이건 다른 곳도 상황은 비슷하다 보셔야 합니다.

 

 

갑자기 유명산 가기 싫어졌다구요? 그런 분들께 이 캠핑장의 나름 장점 하나를 소개합니다. 바로 무선 LAN이 됩니다!!! 사실 국공립 캠핑장에서 무선 LAN 연결이 가능한 곳은 얼마 없고, 산림청 관할은 더 적은데, 유명산 캠핑장에서는 Wi-Fi6 규격으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합니다. 이번 캠핑에서는 이 덕을 톡톡히 봤는데, 주말에 긴급히 업무를 봐야 할 사항이 있었는데 이 덕분에 나름 쾌적하게 업무를 보며 캠핑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열심히 텐트를 치고...

 

이번에는 비 예보가 사실상 없었기에 설치와 철수가 쉬운 경량 돔텐트로 캠핑을 갔습니다. 치는 데 5분이면 되니 전체 세팅에 30분 남짓이면 충분합니다. 사실 철수도 그 정도 시간이면 충분하죠. 다만 설치가 끝난 뒤 거의 6시까지 열심히 일을 했어야 했는데, 맑은 공기를 마시며 일을 하는 것도 나름 나쁘지는 않습니다. 물론 일이 없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말입니다.T_T

 

그렇게 저녁이 되고...

 

 

캠핑의 밥은 뭐니뭐니해도 괴기입니다. 다만 산불에 그야말로 노이로제급으로 대응하는 산림청 관할 캠핑장에서는 장작도, 숯불도 금지라서 모든 괴기는 불판에 구워야 합니다. 아니, 삼겹살이라서 튀기는게 되겠죠. 출발할 때 싸간 찬밥에 김치찌개를 끓여 반찬삼아 튀긴 삼겹살 + 튀긴 김치를 싸 먹습니다. 설겆이가 문제여서 그렇지 맛은 있습니다. 다만 나이를 먹어가면서 슬슬 고기 양도 줄고 있어서 나름 슬퍼지는 저녁이었습니다.

 

그리고 아침이 밝아오는데...

 

 

아침은 따뜻한 밥이 먹고 싶어지지 않는지요? 이럴 때 이 밥솥이 도움이 됩니다. 1인용 밥솥은 밥 두 그릇 정도를 지을 수 있는데, 빡빡한 캠핑장의 전력 사정에도 충분히 통과할 수 있습니다. IH 밥솥이 아니라서 밥맛은 좀 그렇지만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판이죠.

 

 

 

아침밥은 심플하게 다시 김치찌개에 햄 조각입니다. 햄은 밥에 올려서 먹고 거기에 두부김치찌개를 비벼서 먹으면 나름 든든합니다. 남은 국물에 라면까지 하나 투입해 김치라면을 만들어 싹 비웠습니다. 그리고 30분만에 번개처럼 철수. 거리가 가깝다보니 서울 집에 가는 것도 딱 50분 걸렸습니다.

 

정리하면... 유명산 캠핑장은 서울 및 수도권 동부 거주자 입장에서는 1시간 이내에 갈 수 있는 부담 없는 거리와 꽤 괜찮은 뷰의 숲 캠핑장 환경을 제공합니다. 시설이 조금 낡은게 아쉽지만 무선 인터넷까지 되는 복받은 환경이라 즐길 거리도 많습니다. 예약을 잡기가 좀 힘든게 문제입니다만, 시원한 늦봄~초여름 캠핑을 생각하신다면 만족할만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

 

■ 보너스: 대중교통으로 가보자!!!

 

유명산은 자연휴양림으로도 유명하지만, 사실 그 전부터 '등산 코스'로도 유명했습니다. 등산객이 많이 찾는 산은 늘 대중교통이 그런대로 갖춰져 있는 법. 이 덕을 톡톡히 볼 수 있습니다.

 

 

유명산 캠핑장이 있는 유명산 자연휴양림은 유명산 등반로 바로 입구에 있고, 그 자연휴양림 입구쪽에 유명산 버스 종점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가평 버스 7002와 8005, 그리고 20-2번이 섭니다. 20-2번은 설악터미널까지 가는데, 설악터미널에서는 다시 가평 버스 7000/7001이 섭니다. 가평 버스 7002는 잠실역에서 설악까지 고속도로로 다이렉트로 가고, 8005는 구리를 거쳐 청량리로 갑니다. 그야말로 등반객을 위한 노선이라 5~6번만 운행하는 것이 약점이지만 광역버스만 타고 올 수 있는 것은 큰 매력입니다. 이걸 놓치면 20-2를 탈 수 있다면 설악터미널에서 7001번을 타도 되는데, 이건 그나마 좀 자주 옵니다.

 

유명산 종점에서 1 야영장까지는 대략 500m 정도라 정말 안 걷는 차원은 아니지만 그래도 크게 부담이 갈 정도로 걸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백패킹 정도로 장비를 줄이면 정말 버스만으로도 갈 수 있는 캠핑장인 셈이며, 실제로 1박을 한 뒤 유명산 등반을 하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