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3월입니다. 그게 어쨌나구요? 봄이라 이거죠. 풀도 돋아나고 개나리도 피고 버드나무에 물도 오르고 성급한 몇몇 벚꽃도 피는 때죠. 그리고 이제 본격적인 2024년도 캠핑 시즌의 문이 열립니다. 동계 캠핑은 장비도 필요하고 건강이 염려되는 어린이 동반 캠핑은 좀 망설여지기 마련이지만, 봄이 되면 상황은 급변합니다. 캠핑에 갈증을 느끼던 사람들이 쏟아지는 시기가 이 때죠. 가기 좋은 인기 캠핑장은... 사람으로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2024년 봄 캠핑의 시작은 이 사람이 바글바글할 수 밖에 없는 캠핑장, 난지캠핑장에서 엽니다. 역시 정말 운 좋게 자리를 잡은 것도 있지만, 장비 테스트를 가볍게 솔로 캠핑 형태로 즐기고자 할 때는 이만한 입지도 없습니다. 길만 안 막히면 가는 데 30분, 오는 데 30분이라는 '이것도 캠핑이냐!' 소리가 나올법한 거리니까요. 사실 난지캠핑장은 작년 겨울에도, 여름에도 갔으니 자세한 사항은 그 때의 포스팅을 한 번 읽어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서울시설공단 난지캠핑장
- 사이트 수: 일반 83 사이트 / 프리 36 사이트 / 글램핑 5 사이트 / 캠프파이어 5 사이트 / 바비큐장 26 사이트
- 샤워장: 있음(유료)
- 개수대/화장실 온수: 얼어 죽지 않을 정도로는 나옴.T_T
- 전기: 일반/글램핑 사이트: 제공, 프리/캠프파이어/바비큐: 미제공
- 매점: 있음(GS25. 단 저녁 8시까지만 운영)
- 사이트 타입: 일반: 쇄석(A/B/D존) / 데크(C존), 프리: 잔디, 글램핑: 데크, 기타: 맨땅
- 테이블: 바비큐 및 글램핑 제외 미제공
- 기타 사항: 장작 금지(캠프파이어존 제외. 나머지는 비밀리에 잘...), 잔인한 유료 주차비.
사실 캠핑장 시설에 대해서는 이전 포스팅에서도 열심히 다뤘으니 그냥 장단점부터 후딱 다시 한 번 열거하고 들어갑니다. 이 캠핑장의 최대의 장점은 역시 서울에서의 접근성입니다. 아무리 길이 막힌다 한들 인서울이라서 서울 어디서든 부담 없이 접근이 됩니다. 심지어 버스 타고 올 수도 있습니다. 시설 관리도 잘 되어 있어 깔끔하며 편의점(GS25)도 있어서 그런대로 식재료 걱정도 덜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강변북로 바로 아래라 도로 소음 때문에 소음에 민감하면 잠 자기 힘들다는 것, 서울 공기라서 맑은 공기는 전혀 기대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이 캠핑장은 '야외에서 고기 구워 먹고 오기'에 최적화된 캠핑장에 가깝습니다. 사실 인서울 캠핑장은 다들 비슷하긴 하죠. 그리고 주차 요금... 이건 뒤에서 다시 설명합니다.
사실 사진이 좀 아닌 이유는... 하필 집에 휴대전화를 두고 오는 바람에 급히 차량에 내비게이션으로 비치해둔 태블릿으로 찍어서 그런데, 역광 보정이 제대로 안 됩니다.T_T 텐트 설치하고 늦은 점심(간식)만 먹고 다시 열심히 집으로 가서 휴대전화를 찾아 오는 해프닝이 있었는데 이런 짓도 할 수 있는 난지캠핑장, 입지의 장점이 다시 한 번 부각되는 사례입니다.^^
3시 정도에 도착을 했더니 이미 좋은 자리는 전부 찼습니다. 아시다시피 난지캠핑장은 자리를 정해 놓고 예약을 받는게 아니라 그냥 구역 단위로 예약을 받고 선착순으로 자리를 차지하는 구조라서 먼저 와야 좋은 자리를 차지할 수 있습니다. 전기가 안 들어오는 풀밭, 프리캠핑존에도 텐트가 꽤 섰습니다.
풀밭은 여전히 누런 색이지만 사실 꼭 누런색만은 아닙니다. 이처럼 중간중간 푸른색이 섞이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몇주만 더 지나면 푸른색이 지배하는 캠핑장이 되겠죠.
난지캠핑장의 생명선, 편의점도 여전합니다. 특수지 취급이라 1+1이나 2+1 행사는 없어도 GS25 편의점과 기본적인 물건은 동일하고, 여기에 식자재도 어느 정도 있어서 음료나 가스 등을 덜 챙겨온 경우 다시 캠핑장을 벗어날 필요 없이 물건을 살 수 있습니다. 가격은 좀 비싸지만 말입니다.
이번에는 동계 캠핑 세트가 아닌 춘추계 옵션입니다. 팝업텐트 + 접이식 테이블 + 파라솔 조합입니다. 정말 없어 보이는 조합이지만 치는 데 20분, 철수에 30분이면 충분합니다. 그 철수 시간도 사실 테이블 위 정리와 이불 정리가 전부라서 테이블 자체를 없애는 데 걸리는 시간 2분, 텐트를 접어 넣는 데 걸리는 시간 2분이면 끝납니다. 다만 몇 가지 문제점이 발견되어 이 다음 솔로 캠핑은 조금 구성을 달리할 계획인데, 그건 4월에 올라올 포스팅을 기대하시라...
이번 솔로 캠핑의 목적은 사실 이 버너를 테스트하기 위함입니다. 기존에 쓰던 버너 자체도 문제는 없지만 화력이 평범해서 고지대로 갈 때 라면 끓이는 것도 한세월인 문제가 있습니다. 태백 소도처럼 고지대 캠핑장에서는 정말 물 안 끓습니다. 그래서 화력을 늘린 강염 버너를 하나 질러서 테스트를 본격적으로 진행했습니다.
점심 겸 간식으로는 남자의 캠핑 요리, 손 댈 것도 없는 오뎅 꼬치를 골랐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먹기도 좋고 조리하기도 편하고 뒷정리도 간단하죠. 확실히 화력이 좋아서 몇 분 안 지났는데 물이 끓습니다. 해발이 워낙 낮아서 힘이 남아 도는 느낌입니다. 캠핑 가서 뭔가 간식을 해먹고 싶은데 귀찮기도 하고 뭘 해먹어야 할지 잘 모를 때는 오뎅 꼬치, 강추합니다.
그리고 저녁이 되었습니다. 낮에는 햇볕에 있으면 조금 더운 느낌이지만 해가 지니 바로 쌀쌀함이 느껴집니다. 그렇다고 칼바람이 부는 것은 아니라서 옷만 조금 따뜻하게 입으면 바깥에 있는 것이 전혀 괴롭지 않습니다.
또 등장하는 남자의 솔로 캠핑 요리 되겠습니다. 예. 라면에 볶음밥이죠. 1인용 전기팬은 캠핑장의 전기 제한 범위를 넘지 않으면서도 편하게 밥을 볶거나 고기를 구울 수 있게 해주며, 라면은 뭐 어디든 따라오죠. 사실 원래 예정은 쇠고기를 구울 생각이었지만 치우기가 좀 더 귀찮다는 이유로 메뉴를 직전에 간략화 했습니다. 하지만 저 라면은... 좀 실패작인데 이건 다음 포스팅에서 좀 더 자세히 적기로 합니다.T_T
먹었으면 좀 쉬고 잠을 자야죠. 그런데... 사실 잠을 쉽게 못 이룹니다. 이유는요... 단지 강변북로에서 지나가는 차 소리 때문은 아닙니다. 솔로 캠핑용 A 존은 옆에 컨테이너가 있는 곳이 있는데 이 경우 강변북로의 소음을 어느 정도 차단해 줍니다. 제가 이번에 잡은 자리는 그 틈새라 소음이 다 들어오지만 사실 이게 문제가 아닙니다. 바로 옆과 건너편 사이트에서의 노래소리와 말소리입니다. 10시 넘어서는 좀 목소리를 낮춰 주시면 모두에게 도움이 되겠습니다.T_T
하여간 어떻게든 잠을 이루고... 6시가 되었습니다.
난지도 특성상 얼마든지 여유를 부릴 수 있지만, 강변북로는 아침부터 긴 정체 꼬리를 자랑하기에 차라리 일찍 철수하는 것을 택하는 편이라 아침부터 서둘러 움직입니다. 일단 밥을 먹어야죠.
전날 먹은 라면이 기대 이라하서 이번에는 따로 챙겨온 스낵면을 끓입니다. 라면 한 개 분량 정도는 화력이 확연히 좋아진 저 버너로는 20% 강도로도 3분이면 끓어 버립니다. 밥보다 라면이 먼저 익게 생겨서 일단 면은 건져내고 밥을 후딱 볶아 입에 넣습니다.
아침의 난지캠핑장은 평온합니다. 프리캠핑존은 절반 정도가 전날 저녁 10시 전에 철수하지만 난로를 가지고 온 분들은 이렇게 하루를 묵고 가기고 합니다. 30분만에 모든 정리를 끝내고 카트를 끌고 나갑니다.
BUT 그러나...
난지캠핑장의 단점 가운데 은근히 큰 단점이 나가는 캠핑객의 발목을 잡습니다. 예. 다른 캠핑장과 달리 난지캠핑장은 주차비를 따로 받습니다. 그것도 '10분 단위'로 말입니다. 최초 30분에 1,000원, 이후 10분당 200원을 받는데, 자정부터 새벽 6시까지는 무료라 하지만 나머지 시간에는 시간당 1,200원이라는 돈이 나옵니다. 오후 2시에 캠핑장에 들어와서 다음날 아침 11시에 나간다고 가정하면... 주차비만 17,400원이 나옵니다.
경차나 저공해차는 50% 할인이 붙지만 그래도 꽤 아픈 금액이 나옵니다. 휴대폰을 찾으러 전날 저녁 8시 30분에 다시 들어와서 아침 7시 30분 정도에 나갔음에도, 그것도 50% 할인이 붙었음에도 이 금액이 나옵니다. 할인도 없다면 정말 캠핑장 1박 금액 못지 않은 돈을 뜯어가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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