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운 떨어지는 월요일, 그래서 오늘은 간단히 먹는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사실 주말에는 집안 행사로 뭐 어디 가보거나 할 상황은 못 되어 쓸 내용이 바닥난 것도 있습니다만.^^ 이 블로그에서 단골로 나오는 먹거리, 존슨에 대한 포스팅입니다.
이전 포스팅에도 내용이 있지만, 보통 대한민국의 존슨은 크게 의정부식, 송탄식, 파주식, 군산식의 네 가지로 나누기는 합니다. 다만 어디까지나 일반적으로 그렇다는 것이고 여기에서 파생된 나름의 아류가 있습니다. 아, 저 네 가지 존슨이 도대체 어떻게 생겼고 어디가 원조냐 궁금하시면... 이전 포스팅을 한 번 읽어 보시면 좋을 것입니다.
존슨의 4대 분류에는 안 들어가지만 나름 특색이 있는 이 존슨, 바로 '남영동식'입니다. 존슨 가운데 유일하게 서울의 지명이 붙는 곳입니다. 사실 서울도 존슨이 자생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갖고 있는데, 바로 미 8군 사령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사령부에 인접한 지역이 바로 남영동이었고 그래서 남영동에서도 나름 존슨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남영동과 그 주변의 범주를 넘지 못한 한계는 있습니다만.
이 남영동식은 존슨보다는 다른 메뉴가 더 유명한데, '모듬 스테이크'라는 것입니다. 스테이크 고기, 소시지, 야채 등을 철판에 올리고 버터를 녹여 구운 것을 말하는데, 요즘은 뼈 있는 스테이크 고기는 안 쓰고(광우병 파동 이후) 등심을 씁니다. 존슨 자체도 나름 술안주가 되지만 술안주로 끝내주는 고기라서 저녁 장사도 그런대로 잘 되죠. 하여간 이러한 남영동식 존슨집이 최근 남영동 옆동네인 드래곤힐까지 진출했습니다. 그것도 전자상가 한가운데 말입니다.
점심밥이라서 존슨에 스테이크는 너무 과해서 존슨만 끓였는데... 남영동식 존슨은 송탄식과 비슷한 사골 육수를 기반으로 합니다. 여기에 소시지와 스팸, 떡사리, 대파가 들어가고 치즈도 한 장 올라가죠. 육수를 제외하면 오히려 구성은 의정부식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적절히 진하지만 너무 진해서 부담스러운 송탄식보다는 좀 더 가볍게 먹을 수 있습니다.
이 집은 햄 역시 튤립햄을 쓰고 있어서 어느 정도 퀄리티가 나오며, 사리 추가를 하지 않더라도 햄의 양이 꽤 많습니다. 여기에 라면 사리는 무한정. 물론 국물 양도 있고 라면을 너무 많이 넣으면 국물의 퀄리티 저하가 심해지기에 현실상 1인당 1개 정도가 한계입니다만. 먹을 것이 없는 드래곤힐에서 드디어 맛집이라 할만한 집이 하나 생겼습니다.T_T
굳이 말하면 단점은 있는데... 혼자서 먹방은 못 찍습니다. 존슨도, 모듬 스테이크도 무조건 2인분이 기본이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뱃속 사정 때문에 존슨과 스테이크를 모두 정복하는 것은 인원이 많지 않은 이상에는 꽤나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래서 두세분만 갈 경우 밥이 메인이면 그냥 존슨만, 술이 메인이면 모듬 스테이크만 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네 분 이상이면... 뭐 적당히 배분하는 것이 가능하겠지만 말입니다.
'Life Goes On(생활|기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오는 날의 두물머리 (0) | 2024.06.24 |
---|---|
말 많은 GTX-A를 타보다 (0) | 2024.05.03 |
팔도 어라?어라! - 의욕이 앞서 언밸런스한 라면을 만들다 (0) | 2024.03.29 |
Aㅏ... 대빵 크다, 삼립 크림대빵 (1) | 2024.03.22 |
네스프레소가 커피 전용이라는 편견을 버려~ 메디프레소 쌍화차 캡슐 (0) | 2024.03.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