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현재' 산유국은 아닙니다. 울산 앞바다에서 퍼올리던 가스전이 몇 년 전에 동났거든요. 하지만 한 때 산유국이었던 것은 분명한데, 과거부터 지금까지 정부는 그 넘의 산유국의 꿈을 정말 좋아해서 산유국, 산유국 노래를 불러댔습니다. 이 부분은 다음 포스팅에서 대한뉴스 이야기를 통해 한 번 더 적어보기로 하고... 뜬금없이 쿙근혜 각하께서 이런 뉴스를 '직접' 발표하셨습니다.
사실 저걸 장관도 아니고 무슨 대통령 각하께서 직접 나서서 발표해야 하는 중대한 내용인가 하는 생각이 먼저 들기는 하지만... 사실 장관이 발표를 해도 저 내용이면 절대 좋은 소리가 안 나옵니다. 다 이유가 있습니다.
포항, 즉 영일만 앞바다에 가스전으로 추정되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이미 1975년에 썬글라스 박 각하께서 한 번 써먹었던 내용이거든요. 다만 이 때는 '구라' 소리를 들었는데, 석유 있다고 열심히 발표해서 폼을 잡은 다음에 시추를 해봤더니 한 드럼 정도 기름이 나왔는데 그 기름에 이상하게 경유 성분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일단 추정은 시추 과정에서 윤활유로 쓴 경유가 흘러 들어간게 아닌가 하지만 진실은 어딘가 있겠죠.
물론 지질 구조면에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일단 맞는 이야기였고, 한참 지난 뒤에 일단 '뭔가가 있다'는 것을 국민들이 몸소 체감할 수 있는 사건이 하나 터집니다. 바로 '불의 정원'입니다. 2017년에 동해남부선 이설로 철거된 부분을 공원으로 재개발하는 과정에서 지하수나 파보자 땅을 뚫었더니 천연가스가 나온 것입니다. 지금도 불안불안하긴 하지만 아직 안 꺼지고 잘 살아 있습니다. 나름 포항에서 쏠쏠한 공짜 관광 명소가 되었죠. 물론 불의 정원의 가스는 또 영일만의 가스와는 좀 다르기는 하지만, 위의 해프닝과 더해 경제성은 몰라도 저 주변에 뭔가 있다는 점은 국민들의 마음에 심기에 충분했습니다.
정리하면 포항이나 영일만 앞바다에 무언가가 있다는 것은 객관적으로 볼 때 사실일 가능성은 높습니다. 지질학적으로도 그렇고 실제로 미미하지만 가스도 나오고 있구요. 하지만, 그게 '유전'이나 '가스전'으로 불릴만한 물건이 맞느냐에 대해서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유전과 가스전으로 불리기 위해서는 '경제성'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경제성을 안 따지고 들어가면 의외로 석유나 가스가 눈꼽만큼이라도 나올 수 있는 여지라도 있는 나라는 꽤 있습니다. 하지만 '돈'이 안 되기에 개발을 안 하는 것 뿐입니다.
이번에 쿙근혜 각하께서 직접 카메라 앞에 서서 발표한 내용은 새로울 것이 전혀 없는, 1975년 이래 내려온 내용의 반복일 뿐입니다. 즉 '유전이나 가스전임을 확인했다'가 아니라 '그냥 거기 이런게 있을 거 같음. 아님 말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유전이나 가스전으로 인정되기 전까지는 갈 단계가 먼데, 지금 단계는 대한뉴스에서도 석유 탐사 관련으로 뻔질나게 나오는 탄성파 감지같은 그냥 대충 쓱~ 훓고 가는 단계에 불과합니다. 즉 흔히 말하는 '배사구조 찾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입니다. 이건 1975년 레벨에서 전혀 진전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며, 온천으로 치면 대충 여기에 온천이 있을 것 같다는 심증만 가진 상태에서 시추도 안해서 온천수가 나오는지도 모르고 온도나 성분도 모르며 물이 많이 나오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우리 동네 온천으로 대박났어~'라고 발표한 것과 똑같습니다. 푸하하하... 예. 이건 석유계의 '신길온천역'이 될 가능성이 충분히 높은 시추에이션인 것입니다.
그러면 왜 쿙 각하께서는 이 정도의 '아님 말고'에 불과한 내용을 갖고 지금까지 한 번도 안 한 '국정 브리핑'을 했을까요? 사실 이유는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다 알 수 있습니다. '눈 가리고 아웅' 목적입니다. 지금 쿙 각하의 국정지지율은 취임 최저급(대한민국 역대 최저급은 503이 있는 이상 깨지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을 찍고 있고, 국정은 그야말로 답 없는 난맥상에 빠져 있습니다. 물가도 못 잡고, 수출 잘 된다고 떠드는데 내수는 박살나고 임금도 안 올라서 실제 국민은 궁핍해지고 있으며 부동산 깽판은 이제는 전 정권 욕도 못 할 지경으로 수습 불가 상황에 빠졌습니다. 여기에 채 상병 사망 사건은 쿙 각하가 직접 지시를 내린 물증까지 나와서 '특검 거부 = 자기가 범인이다'가 빼도 박도 못하고 성립할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 잘 한 것이 하나도 없이 뭐만 하면 다 망하는 상황. 잘 한 것은 없지만 잘 했다고 자랑이라도 하며 자기 위안이라도 삼고 싶어지지 않겠는지요?
정리를 해보죠. 이번 발표는 1975년 이래 해온 영일만 앞바다에서 뭔가 석유나 천연가스가 있을 것 같다는 추정에서 그 어떠한 추가적인 증거 자료도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그냥 '이제부터 땅 파보고 아님 말고'라고 발표한 것에 불과합니다. 그걸 상업적인 가치가 있는 가스전이라도 찾은 양 거짓말로 얼버무린 것입니다. 그 목적은 쿙 각하의 국정 실패를 숨기기 위한 연막탄에 불과하며, 그 연막탄도 이미 50년 묵은 것이라 효과도 없습니다. 국민은 50년 묵은 연막탄에 길을 잃을 정도로 멍청하지는 않답니다. 장관이 발표해도 뉴스 단신으로밖에 못 내보낼 것을 대통령이라는 행정부 대빵이 직접 나서서 말해야 할 정도로 자랑 거리가 없는지 오히려 불쌍해질 지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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