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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사망사건 청문회, 구라를 대놓고 치겠다는 그들

dolf 2024. 6. 21. 17:04

오늘은 쓸 주제가 마땅치 않다는 이유로 좀 날로 먹는 포스팅을 준비했습니다.

 

이 뉴스인데, 아주 간단히 정리하면 국회 차원의 청문회에 나와서 '거짓말을 안 하겠다'는 선서를 대놓고 거부한 것입니다. 뭐 논리는 '이미 수사중인 사안'으로 다 뻔하게 통일했습니다만, 그냥 입을 안 열겠다는 것이 아니라 '거짓말은 안 하겠다는 선서는 못 하지만 말은 하겠다'는 것입니다. 이 말을 뒤집어 말하면 '그냥 거짓말 대잔치를 펼치겠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 세 명에게는 다른 선택지가 없기는 합니다.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 선서를 하고 증언하는 경우: 이 경우 사실을 말하는게 원칙인데, 이러면 당연히 '윗분'을 겨냥하는 말이 안 나올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이미 관련 증거는 꽤나 많이 나온 상황이기에 윗분을 철저히 방어하는 것은 불가한 일입니다. 더군다나 윗분을 겨냥한다 한들 자기 책임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서 진실을 말하면 '윗분에 대한 배신 + 자기 목 조르기'가 되며, 그렇다고 거짓을 말하면 '자기 목 두 번 조르기'가 됩니다.

 

- 선서 거부 및 증언 거부를 하는 경우: 이 경우 당장 자신이 국회에서 추궁받지는 않게 됩니다. 하지만 '윗분'에 대한 의혹은 더 커집니다. 어차피 이 청문회에서 나올 이야기는 '내 책임'보다는 '윗분의 지시 여부'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입을 일관되게 다물어야 할 정도로 윗분 개입 의혹이 커지기에 윗분 입장에서는 더욱 곤혹스럽게 됩니다. 당장 자신이 화살을 피할 수는 있지만 영원히 피할 수는 없고, 윗분은 화살을 두 번 맞는 꼴이 됩니다.

 

- 선서를 거부하고 막말 대잔치를 하는 경우: 이게 현실적인 최선의 길이자 이들이 택한 방법입니다. 자신에 대한 책임 회피 및 윗선에 대한 실드를 있는대로 펴고 청문회장의 국회의원들 앞에 막말을 퍼부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나는 선서 안 했으니 거짓말 해도 책임 없다'라고 핑계를 댈 수 있습니다. 물론 장기적으로 국회에 대한 모욕이 되기에 이에 대한 괘씸죄가 더해질 수는 있지만 일단 당장 법적으로 자신이 더 피해를 입을 것은 없어지고, 윗분에 대한 충성심도 보일 수 있습니다.

 

뭐 저 세 명의 선택은 이런 이유로서 합리성을 갖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개인 및 조직에 속한 인간으로서의 합리성이지 국민이 원하는 바와는 정 반대로 가는 행동입니다. 그리고 이 사건에 대해 막말 대잔치를 펼친다 한들 이거에 납득할 국민도 얼마 없습니다. 전술적으로는 매우 타당한 일이겠지만, 이 선택이 전략적으로 유리하지는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