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오늘도 많은 분들이 다 알고 계실만한 '그 뉴스'로 시작합니다. 캠핑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 등장합니다. 사건 사고와 함께 말입니다.T_T
요즘 말이 많은 라인 강탈 뉴스. 당연히 일본 정부 욕을 안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멍청한 윤근혜 정권의 대응도 욕을 안 할 수는 없겠죠. 다만 이 두 넘들 가운데 누가 더 나쁘냐 하면 당연히 일본쪽입니다. 그런데 일본 정부가 이렇게 회사 강탈을 한 역사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애니메이션에서는 '건담 강탈'이라는 용어를 만든 국가답게 '회사 강탈'이라는 용어를 자연스럽게 현실로 꺼내는 재주가 원래부터 있던 것입니다.
그래서 라인 이야기를 하기 전에는 닛산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일본은 이미 비슷하게 '멀쩡한', 그리고 '우호국'이 소유한 '자국 기업'을 강탈한 전례가 있는데 그게 바로 닛산입니다. 일명 '카를로스 곤 구속 사건'입니다. 사실 이건 적자면 상당히 긴 이야기라 그냥 대충 이해에 필요한 몇 가지 사항만 적습니다.
- 1990년대 말 닛산은 방만 경영으로 망하기 직전 상황에 몰렸고, 이 때 프랑스 르노의 투자로 망하는 것을 면하게 되었다. - 르노는 프랑스 정부가 1대 대주주이며, 닛산도 동일한 르노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나 의결권이 없다. - 프랑스 정부는 플로랑스법이라는 장기 투자자 보호 법률에 의해 주식의 두 배의 의결권을 갖고 있다. - 이에 닛산은 불만을 품었으나 돈이 없는데 어쩔 수 있으랴... - 그러다 당시 닛산 회장인 카를로스 곤의 강한 구조조정의 결과 닛산의 경쟁력이 회복되고 매출고 늘어 2010년대 중반이 되면 르노보다 닛산 매출이 두 배 많았다. - 그렇지만 여전히 르노 및 프랑스 정부의 경영 간섭을 짜증내하던 닛산 내 일본인 경영진들은 르노의 뒷통수를 칠 기회만 엿보고 있었다. - 그러다 2018년부터 대주주인 프랑스 정부의 의중에 따라서 르노의 닛산 흡수(계열사화) 및 닛산 차량의 르노 내 프랑스 공장의 생산을 추진하면서 닛산측에서는 쿠데타를 결정했다. - 닛산의 일본측 경영진들은 일본 정부와 결탁(추정)하여 카를로스 곤 및 프랑스측 경영진들의 비리 정보를 캐고, 이를 근거로 일본 검찰은 카를로스 곤이 일본에 도착한 즉시 체포했다. - 이와 함께 비리를 근거로 닛산의 프랑스계 임원들에 대한 칼질이 시작되어 쿠데타가 사실상 일본측 승리로 돌아갔다. - 이 과정에서 피의자에 대한 반인권적 행위(법률적 방어를 방해)가 제대로 벌어졌고, 보석으로 감옥을 벗어난 카를로스 곤은 일본의 출입국 심사 체계의 허점을 노려 레바논으로 몰래 탈출했다. ... 결론: 어쨌거나 일본 정부는 닛산을 프랑스에서 사실상 강탈하는 데 성공했다.(지분율 조정) |
카를로스 곤 개인이 부정축재가 전혀 없었다고 말할 수는 없는 인물이었기에 근거가 없는 일이라고는 못 하지만, 닛산과 일본 정부가 벌인 카를로스 곤 체포 및 이후 과정은 그야말로 서로 결탁하여 타이밍을 맞추지 않는 이상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우호국인 프랑스 정부가 대주주인 기업이 경영권을 갖고 있는 일본 기업을 그 회사 내 일본인 임원과 일본 정부가 결탁하여 빼앗은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미국도 틱톡을 빼앗지 않냐구요? 미국은 최소한 '동맹국'에 대해서 이 짓은 안 했습니다. 중국은 여러가지 얽힌게 많아서 대놓고 전쟁으로 가는 적대 행위만 못 하는 것이지 미국의 적국과 가까운 입장입니다.
사실 이 부분은 일본이라는 나라의 정서가 매우 반글로벌적이기에 벌어지는 일입니다. 민간 기업의 경영 문제에 대해 정부는 최대한 나서지 말아야 하는 것이 당연한 상식임에도 일본 정부는 '왠지 이름 때문에 남이 가져사면 쫀심이 상할 것 같다' 또는 '자국 내 또는 글로벌 가운데 하나에서 점유율 1위라서 쫀심이 상한다'는 이유로 타국 기업에 넘어간 자국 기업을 해당 기업의 자국민 임원과 결탁해 쿠데타를 벌이는 것을 서슴치 않습니다. 닛산은 규모로서는 일본 내 3위 정도지만 '일본산업'의 약자를 회사명으로 쓰는 닛산의 일본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남 휘하에 있는게 자존심이 상한다고 이 짓을 벌였습니다. 라인의 경우 자국에서 개발한 것도 아님에도 자국 내 시장 점유율 1위라는 이유로 강탈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구요.
이번 라인 사태에도 일본 정부 이외에 합작사인 소프트뱅크도 이 쿠데타를 공동 모의한 것으로 보이며(일본 정부 소유로 만드는게 아니기에 당연히 현재 공동 주주인 소프트뱅크측에 넘어가게 만들지 않으면 안 됩니다.),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낮아 보이나 만약 네이버측에서 이 쿠데타를 저지한다면 소프트뱅크와의 전쟁도 불사하지 않으면 안 될 가능성도 높아 보입니다. 내부 총질을 한 동업자를 그대로 두면 그건 호구죠.
그러면 여기에 윤근혜는 왜 욕을 먹어야 하냐 하면... 사실 위의 닛산 쿠데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일본 정부가 해당 기업 내 일본 임원진과 결탁하여 쿠데타를 일으키면 그걸 막는건 매우 어렵습니다. 경영권만 강탈한 것이지 돈을 떼먹은 것은 아니거든요.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하기 어렵다는 개소리는 개소리라고만 무시할 수 없는것이 실제로 쿠데타가 벌어지면 그걸 뒤집는 것은 어렵습니다. 수세에 몰려버리면 끌려다닐 수 밖에 없고, 더군다나 그넘의 애국심이라는 것 까지 함께 결합하면 자국 기업을 자국에 돌려 받겠다는게 뭐가 문제냐는 국민 전체가 결탁한 쿠데타로 발전합니다. 거기다 이런 쿠데타는 일단 법의 탈을 뒤집어 쓰기에 쉽게 털기도 어렵구요.
물론 작정하고 경영권을 털려 하는 일본 정부 + 소프트뱅크 앞에서 쓸 수 있는 카드가 별로 없는 것은 이해합니다. 그렇다고 쿠데타를 뒤집으려는 시도도 안 해서는 안 됩니다. 그걸 안 하는 것은 멍청한 일이죠. 그 멍청한 일을 지금 윤근혜 정권은 하고 있습니다. 제 정신이 있으면 최소한 대사 초치라도 시켜서 공식 항의를 하고 립서비스라도 합법적으로 가진 경영권을 타국 정부가 빼앗는 일에 대해 반대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야 합니다. 즉 네이버측을 일단 밀어주려는 척이라도 해야 그게 대한민국 정부가 할 일입니다. 그걸 윤근혜 정권은 제대로 안 하고 있습니다. 조선일보까지 나서서 윤근혜를 까는게 다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조선일보가 봐도 대한민국 국익을 제대로 털리는 상황이라 알판 실드도 못 쳐주는 상황입니다.
위에도 적었지만 일본 정부는 남의 손에 넘어간 자국 기업(또는 자국 내 시장 점유율 1위인 타국 기업)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빼앗으려는 수작을 이번에 처음 벌인 것도 아니고, 최소한 직전에 벌인 행동은 결과적으로 성공한 바 있기에 이번에도 일본에서 작정하면 라인의 경영권을 소프트뱅크측에 빼앗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배드엔딩'과 '새드엔딩'은 다르며 정부가 노력하면 '새드엔딩'이 될 것을 '배드엔딩'으로 만드는 것은 바보같은 일입니다. '졌지만 잘 싸웠다' 소리도 뭔가를 해야 들을 수 있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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