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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A 활성화 특단의 대책?! 이 정부가 하는 게 다 그렇지~

dolf 2024. 5. 10. 12:39

 

얼마 전에 GTX-A를 타본 이야기를 한 번 한 적이 있습니다. 아무리 휴일이지만 한 칸에 저 혼자 타는 기적을 연출한 상황, 이에 대해 무엇이 문제인지도 나름 적은 것이 있는데, 뭐 한 번 더 읽어 주셔도 손해는 안 봅니다.^^

 

 

말 많은 GTX-A를 타보다

요즘 교통 분야에서 나름 말이 많은 것이 GTX-A라는 것입니다. 현재 1차 개통 구간으로 수서-동탄의 운영을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교통 혁명이라고 있는대로 띄워 주더니,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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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A가 파리가 날린다니 나름 정부에서 특단의 대책이라고 발표한게 있습니다. 한 번 보시죠.

 

일단 정부의 대책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 동탄역과 1동탄 지역의 접근성 향상(도로 개설)

- 1동탄/2동탄 각 지역에서 동탄역행 출퇴근 한정 버스 신설

- 동탄역 앞을 거쳐가는 버스 노선 증설(노선 조정)

- 동탄역 주차장 확충

- 구성역 개통 시 버스 노선 조정

- 성남역 서쪽에 택시정류장 및 승용차 정차 구역 신설

 

사실 이거 말고도 동탄역과 세종을 오가는 고속버스 신설, 구성역 반대편인 비닐하우스쪽에 출구를 새로 만들면서 버스 신설 등의 조치가 있습니다만, 사실 이건 정말 쓸모가 없는거라 말할 가치도 없습니다. 세종에서 뭐가 아쉬워서 동탄역에서 GTX를 탈지요? 그냥 고속버스 쭉 타고 강남에 내리거나, SRT 타고 수서로 직행하면 되는데 말입니다. 구성역 역시 현재의 반대편에는 정말 비닐하우스 말고는 아무것도 없고 개발하는 플랫폼시티 같은 곳과도 멀어서 만들어봐야 큰 도움이 안 됩니다.

 

나머지 대책들에 대해서도 살펴보면 사실 정부의 고민이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닙니다. GTX-A의 남측 구간이 예상을 가볍게 박살내고 추락하고 있는데, 그 넘의 램프업 운운하면서 'GTX-A가 끝내주는데 다 시민들/도민들이 몰라서 그런거'라고 남 탓을 하는 것도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니까요. 그래서 뭔가 대책을 꺼내야 한다고 머리를 짜서 내놓은 것이 이런 내용일 것입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이게 현재 정부의 능력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 대책들의 문제점을 한 번 짚어보죠.

 

■ 돈 안쓰려는 티가 너무 나는 급조된 대책

 

지금 대책이라고 내놓은 것들에는 실제로 돈을 제대로 투자하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동탄역과 제1동탄을 잇는 도로를 만든다고 하는데, 사실 이미 만들 계획을 예전부터 다 세웠습니다. 경부고속도로 지하화가 끝났으니 이제 열심히 땅 고르고 포장하고 도로 내면 되는 것이고, 원래부터 그냥 연말까지 도로 내는 계획이었기에 정부가 따로 하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왼쪽 공원에 주차장 만든다고 여기에 차 세우고 동탄역에 걸어 오실 분 얼마나 계신가요?

 

동탄역에 주차장을 낸다는 것도 신규 대책이 아닙니다. 이미 1동탄 지역의 여울공원에 지하주차장을 만들고 있는데, 그걸 대책이라고 그냥 갖다 붙인 것입니다. 더군다나 문제가 주차장을 만들어도 저 주차장과 동탄역까지 거리가 멉니다. 고작 건물 하나 차이에 불과한 동탄대로에 있는 버스 정류장도 멀다고 툴툴대는 판국에 그의 몇 배 거리에 주차장을 만든다고 여기에 차 대놓고 GTX-A 타러 올까요? 정부에서도 정말 이렇게 할 사람 많을거라고는 죽어도 생각을 안 했을 것이고, 그냥 주변에 주차장 만드는걸 그냥 대책으로 끼워 맞춘 것 뿐이죠.

 

결국 정부가 한 것은 고작 동탄역 앞에 버스 노선 조정해서 동탄대로 앞에 가던 버스 가운데 일부를 이쪽으로 세운다는 것, 그리고 출퇴근 시간 한정 버스 노선 몇 개 더 만드는 것 뿐입니다. 이것들에는 그렇게 돈이 안 듭니다.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이 해버릴 수도 있구요. 즉 실제적인 동탄역측 대책은 이것 밖에 없는 것입니다. 신호 한 번 걸리면 몇 분은 가볍게 까먹는 2동탄 내부의 X같은 도로 신호 체계 개선같은건 아예 있지도 않습니다.

 

나머지 지역도 마찬가지입니다. 구성역 대책도 똑같이 버스 조정하는 것 뿐이고 이건 역이 새로 생기면 다들 하는 것이라서 GTX-A 활성화 대책조차 못 됩니다. 성남역 대책 역시 고작 도로에 선 긋고 택시 정류장 하나 세우는 것 말고는 없습니다. 버스 노선 하나도 안 들어옵니다. 하물며 공원 건너편에 있는 버스정류장에 버스 노선 더 넣겠다는 뻔한 이야기도 안 했습니다. 사실 성남역은 판교 중심까지 걸어가자면 못 걸어가는 거리는 아니지만 모든 사람에게 운동을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죠.

 

정리하면 이번 대책은 사실상 정부가 돈을 안 쓰고 어떻게든 대책이라고 발표할 거리를 갖다 붙인 것에 불과합니다. 대다수는 이미 진행하고 있던 사업을 GTX-A 대책이라고 그냥 덧붙인 것이거나, 버스 노선 조정같은 원래 신규 역이 생기면 당연히 하는 일을 대단한 것인양 적은 것 뿐입니다. 뒤집어 말하면 그 짧은 시간에 본격적으로 돈을 써야 하는 계획을 세우는 것이 불가능함을 의미하고 단기간 이내에 GTX-A 남측 노선 활성화를 위해 효과적인 무언가를 할 수는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수서역은요?

 

그리고 이번 대책에서 '수서역'은 완전히 빠집니다. 즉 수서역과 관련된 대책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대책이라고 하길래 버스 노선이라도 뭐 바꿔주는 거 있나 봤는데... 그 조정조차 없었습니다.

 

아, 수서역은 무시하셔도 되나요?!

 

정부가 GTX-A 남측 노선 문제의 원인을 매우 잘못 이해(아니면 이해하지만 언급을 싫어함)하고 있는 부분이 이것인데, GTX-A가 장사가 안 되는 것은 동탄역이 깊어서도, 동탄역에서 제1동탄으로 못 가서도 아닙니다. 동탄역에서 수서역으로 가서 다른 지역으로 가는 것이 너무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강남 주요 지역으로 가는 것은 최소한 한 번, 심하면 두 번은 갈아타야 하고, 한 번에 갈 수 있는 지역들도 강놈구 마을전철(분당선) 문제 때문에 시간 소모가 심각합니다.

 

이전 포스팅에서도 적었지만 GTX-A가 파리가 날리는 것은 동탄 곳곳에서 강남역이나 잠실역 가는 광역버스를 타는 것이 훨씬 몸도 편하고 시간도 적게 걸리거나 비슷하게 걸리면서도 돈도 적게 들기 때문입니다. 역시 장사가 잘 되는 서울역행은 더 말할 필요도 없죠. 사고가 나거나 폭설이라도 내리지 않는 이상에는 경부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가 있는 광역버스가 경쟁력이 차고 넘칩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GTX 장사가 안 됨에도 수서역 관련 대책은 하나도 없습니다. 사실 못 한 것이라 하는 것이 옳습니다. 이미 버스 노선은 충분히 많은데, 강남의 지상 교통 상황이 지옥 그 자체라서 버스 노선을 바꾸는 정도로는 간에 기별도 안 갑니다. 그렇다고 지하철을 새로 놓는 것은 미션 임파서블이죠. 정말 수서역은 단기간에 말이라도 갖다 붙일 수 있는 어떤 대책도 못 내놓으며 진짜 문제를 해결하려면 조 단위의 돈을 퍼붓고 수 년의 시간을 들여야 어찌 문제 해결이 되는 곳입니다.

 

■ GTX-A의 주적은 5살 훈이 어린이다!!

 

GTX-A 남측 노선이 수서역에서 끝나는 이상 동탄이나 판교, 구성쪽에서 뭔 노력을 기울여도 시간 단축 효과는 기대할 수 없습니다. 수서역의 입지와 이미 구축된 지하철 노선으로는 강남의 주요 지역을 빠르게 연결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GTX-A가 살 수 있는 길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삼성역에서 서는 것 뿐입니다. 하지만... 지금 돌아가는 꼴을 보면 2028년에도 삼성역 개통은 꿈같은 일이 될 듯 합니다.

 

 

 

 

수서역에서 멈추는 GTX-A는 다른 지역에서 뭔 노력을 한다 한들 파리가 날리는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당장 내년부터 돈을 뱉어내야 하는 상황인데, 삼성역 개통이 이렇게 늦어지게 된 책임이 누구에게 있을까요? 유감스럽게도 윤근혜 잘못은 아닙니다. 바로 5살 훈이 어린이가 범인입니다.

 

훈이 어린이는 삼성역을 그냥 GTX-A 역 하나를 더 뚫는 것이 아닌 이 아래에 여러 철도역, 그리고 지상에 위치하는 버스 정류장을 다 지하로 몰아 넣는다는 원대한 계획을 세웠습니다. 일단 GTX-A와 GTX-C, 그리고 위례 경전철은 확정이구요. 문제는 이 돈인데, 서울시 돈으로 짓는 것이 아니라 그 옆에 있는 구 한전 땅을 갖고 있는 현대차그룹에서 새 사옥(GBC)를 지으면서 그에 따른 기여금을 내면 그걸로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이게 근본적인 문제의 시작인데, GBC가 지어져야 이 삼성역 복합환승센터도 만들 수 있음에도 GBC는 지금도 땅만 갈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단 훈이 어린이가 삼성역을 GBC와 연계를 시키면서 GTX-A 삼성역 자체가 크게 늦어졌습니다. 2020년에만 해도 2026년이라고 했는데, 이걸 설계를 바꾸신다고 허송세월을 보내면서 2028년으로 밀렸습니다. 그게 현재의 '공식적인' 스케줄입니다. 하지만 지금 이 복합환승센터 공사를 하겠다는 곳이 안 나와서 2028년에도 가능할지 참으로 알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여기에 더해 이 돈을 낼 현대차그룹에 훈이 어린이가 태클을 걸고 있습니다. 원래 GBC는 105층짜리 초고층 랜드마크로 지을 예정이었지만, 엔데믹 이후 물가 폭등으로 전 세계가 이제 초고층 빌딩을 안 짓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현대차도 결국 배를 째고 55층 두 개를 짓겠다고 계획을 바꿨는데... 이걸 서울시가 '닥쳐!'라고 해버렸습니다. 닥치고 105층 지으라는 것인데, 105층 짓고 여기에 전망대같은 거 놔준다 해서 편의를 봐줬는데 같은 편의를 저층으로 만들면 못 봐준다는 논리입니다. 실상은 주변에 넘쳐나는 55층 클래스로는 서울시의 랜드마크로 못 삼으니 억지로 랜드마크를 지으라는 소리죠. 이렇게 서울시가 태클을 거는데 현대차가 복합환승센터 지을 돈은 제대로 줄까요?

 

정부도 GTX-A가 이 꼴이 난 것은 결국 삼성역 때문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여당 소속 시장이 벌인 일에 대해 대놓고 태클을 거는 것은 서로 내부에서 총질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며 안 그래도 수도권에서 작살난 선거 결과를 더 후비는 일만 될 뿐이기에 알면서도 입을 열지 못하는 것입니다. 물론 국토부가 혼자서 죽을 수는 없기에 손실에 대해서는 분명히 서울시에 구상권 청구는 할 것으로 보며 그 돈은 결국 서울시민의 세금으로 메꿔야 합니다. 뻑적지근한 강남 프로젝트를 위해 왜 나머지 구 사람들이 돈을 뜯겨야 하는지도 의문이지만, 5살 어린이가 생각을 바꿀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