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는 시즌 1에서 가본 온천들을 올해 버전으로 다시 곱씹어 봅니다. 사실 온천, 아니 목욕은 주로 가던 곳으로 가는지라 매년 똑같은 곳을 가게 되는 법입니다. 특히 가까운 곳은 더욱 그렇죠. 아, 오늘은 서울에서는 그나마 갈만한 곳이긴 합니다. 그것도 대중교통으로 말이죠. 어디냐구요? 예. 이천 설봉온천입니다. 그리고 이번 시즌 2의 제목은 시즌 1에서 딱 두 글자 바뀝니다.^^
위에서 시즌 1의 제목과 시즌 2의 제목은 딱 두 글자 바뀌었다고 했는데, '시외'가 '광역'으로 바뀌었습니다. 작년에는 시외버스를 타고 가봤고 올해는 일부러 시외버스 안 타고 광역버스 타고 적는 포스팅 아니냐 하겠지만 여기에는 정말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 1년 사이에 세상이 바뀌었는데, 바로...
'동서울 - 이천 시외버스(시외버스 8103)가 폐지되었습니다.'
올해 3월 말에 동서울-이천을 운행하는 시외버스가 폐선되었습니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운행 횟수가 확 줄더니, 올 3월에는 하루 3번이라는 '그냥 운행 안 할래~' 수준으로 줄고 결국 한 달도 못 가서 폐선된 것입니다. 사실 이 버스의 폐선 원인을 제공한 것은 코로나가 아닌 엄청난 경쟁자였습니다. 그게 오늘 타고 가는 광역버스, 이천 버스 G2100입니다.
이천 버스 G2100은 출발점이 동서울터미널이 아니라 잠실역 환승센터라는 점이 다르고, 고속도로(중부고속도로)를 타지 않고 대신 3번국도(성남이천로)를 탄다는 것이 다르지만, 시간 차이가 그리 크지도 않으면서 요금이 압도적으로 쌌습니다. 동서울터미널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어차피 지하철이나 버스를 한 번 타야 하는 이상 환승 할인도 되는 광역버스는 더욱 유리할 수 밖에 없죠.
일단 이 G2100을 타려면 잠실광역환승센터로 가야 합니다. 경기도 사시는 분들은 잠실과 강남을 가기 위해 경우에 따라서는 거의 매일같이 들리는 곳이지만, G2100의 정류장은 이 가운데서도 왼쪽으로 가야 합니다. 그것도 멀리, 깊숙히 가야 합니다. 횡단보도(?)도 하나 건너야 하구요.T_T
하여간 이렇게 열심히 걸어 24번 게이트로 오시면 버스를 탈 수 있습니다. 30분에 한 대는 오는 버스라 미리 시간 보고 가시면 오래 기다기실 필요도 없습니다. 송파IC에서 수도권1순환고속도로를 타고 짧게, 성남IC에서 내려 3번국도를 타면 그냥 쭉쭉~ 갑니다. 고속화도로라 정체만 없다면 잘 가는데, 1시간 남짓이면 도착합니다. 예전에 시외버스를 탔을 때와 체감상 큰 차이도 없는 셈입니다.
다만 광역버스라 터미널을 들어가지는 않고 그 옆으로 가다보니 이전보다 약간, 아주 약간 더 걸어야 합니다. 위에 올린 이천터미널 사진을 찍은 곳인 '제일은행' 정류장에서 버스를 내리면 되며, 터미널에서 100m 정도 더 걷는 정도에 불과합니다. 그냥 아직은 날씨 좋으니 가볍게 걸어보죠.^^
다만 문제는 서울로 갈 때인데 여기에서 혼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 내리는 곳과 타는 곳이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버스를 탈 때는 이 곳이 아니라 이천터미널에서 길을 두 번 건너 나오는, 원래 내린 곳과 수백m 떨어진 곳에서 타야 합니다. 이걸 미리 확인하지 않으시면 정말 패닉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을 확인하셨다면 온천 앞에 있는 연못, 안흥지를 끼고 천천히 걸어 보세요. 다만 아직 물이 녹색입니다.T_T
그렇게 도착한 이 온천. 사실 외부 시설은 작년과 똑같습니다. 온천이 외부가 중요한 것은 아니기도 합니다만. 또한 여전히 주차장은 적당히 넓고, 4시간 무료 주차도 여전합니다. 대다수의 온천은 차를 갖고 오시는게 워낙 당연한 곳이라서 주차장에도 신경울 쓰는데, 가까운 곳에 대드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 주차장 자체는 공간이 넉넉한 만큼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용인이나 수원, 화성 등에서 오시는 경우를 제외한 광주, 서울, 의정부 등에서 오실 때는 이천IC 대신 서이천IC나 신둔IC를 이용하는게 편합니다.
내부 시설도 1년 전과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아, 하나 달라진 것은 있는데... 노천탕을 개방을 안 합니다. 원래는 3월~10월은 개방해야 하는데, 올해는 한 번도 개방하는 것을 못 봤습니다.T_T 여기 노천탕이 크지는 않아도 반 개방이라 비가 적당히 올 때는 운치가 있었는데 아쉽습니다.
노천탕을 제외하면 온탕, 냉탕, 열탕, 이벤트탕 2개, 안마탕, 사우나 2개, 휴게실의 나름 충실한 구성입니다. 온탕과 이벤트탕은 37~39도, 열탕은 41~42도선입니다. 이벤트탕이 온탕보다 1도쯤 낮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이것도 뜨겁다면 안마탕에서 버티는 방법도 있는데, 여기는 35~37도선입니다. 물은 시즌 1에 소개한 바와 같이 그냥 일반 나트륨(소듐이라 하기는 싫습니다.) 단순천입니다. 물 온도가 나름 적절해서 그런대로 오래 담그고 있기도 좋습니다. 안마탕의 종류가 좀 다양했으면 좋았겠지만, 나름 목욕탕으로서는 충분히 합격점입니다.
여기는 일반 목욕탕 이외에도 2층에 찜질방과 식당도 있고, 4층에는 가족탕도 따로 있습니다. 다만 보통은 1층(여탕), 3층(남탕)을 가죠. 그래도 찜질방이 좀 아쉽다 하신다면 여기 찜질방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괜히 4시간이나 무료 주차를 제공하는게 아닙니다. 찜질방 가신 어르신들 기다리느라 좀이 쑤신다면... 이천사거리에 있는 맥도날드에서 시간을 때우는 방법도 있습니다. 시내가 좀 낡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천도 사람 사는 동네라 있을 것은 다 있답니다.
추신: 시즌 1에서 시외버스, 시즌 2에서 광역버스를 탔으니 시즌 3를 내년에 하게 되면 이번에는 광역철도를 타고 오는 거 아니냐 하시겠습니다만... 사실 그 드립은 미리 차단을 합니다. 사실 이 드립을 못 치는 이유가 있습니다.
정확히는 이 드립은 칠 수 있지만 감히 못 하겠습니다. 먼저 이천시는 남쪽에 경강선 이천역이 있어서 광역철도 드립을 칠 수는 있기는 합니다. 역까지 직선거리로 1.6km, 돌아 가는 것을 고려하면 거의 2.5km 정도라 걸어 가기는 좀 무리가 있습니다. 시내버스로는 3정류장 정도인데, 이천역 가는 버스는 위에 적은 제일은행 정류장에서 꽤 많으니 골라 잡으면 됩니다.
문제는... 이거 타고 서울에서 온천 오시는걸 웬만하면 추천하지 않습니다. 그나마 광역버스가 안 오는 판교나 옆 동네인 광주에서 오시는 것 정도는 괜찮지만 서울에서 지하철타고 오는건 그야말로 NG입니다. 먼저 경강선은 경의중앙선 이상으로 상당히 안 오는 전철입니다. 더군다나 수도권전철 최고속을 자랑하기는 하지만 워낙 거리가 멀어서 이거 기다려서 판교까지 가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다시 분당수인선을 타고 서울로 올라오는 것은 엄청나게 도는 코스가 됩니다. 광역버스로 1시간이면 갈 것을 2시간 이상 걸리게 만듭니다. 철덕이 아닌 이상 추천을 할래야 할 수 있는 경로가 아닙니다. 그래서 시즌 3에 이 온천을 다시 소개할 경우에도 전철타고 오는 드립은 칠 수 없답니다.T_T
■ 이천설봉온천 간단 요약
- 온천수 특성: 나트륨 단순천
- 안마탕 여부: 있음
- 요금: 10,000원(2024년 10월 기준)
- 부대시설: 찜질방, 가족탕
- 주차장: 제공(무료주차 4시간)
- 대중교통 접근성: 매우 좋음 > 가능 > 하드코어 > 미션 임파서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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