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2부터 월요일에 찾아오는 온천이야기, 저번주에는 서울 안에서 놀았으니 이번에는 살짝 북쪽으로 올라가 봅니다. 승용차를 타고, 버스를 타고, 기차를 타고... 아, 기차는 못 타는군요.T_T 아, 시즌 1에서도 다룬 곳이라 새롭지는 않습니다만 대신 약간 버전업(?)을 해봅니다.
시즌 2의 앞에서 포천에 있는 크고 아름다운(?) 온천을 소개한 바 있습니다. 예. 신북온천입니다. 다만 여기는 포천이기는 하지만 실상은 연천(전곡) 생활권입니다. 서울에서 접근성은 세종포천고속도로 덕분에 포천을 거쳐 가는 것이 더 빠르지만 반대로 대중교통 접근은 철저히 연천이나 양주 중심으로 가야 하는 곳입니다. 그래서 여기는 포천의 느낌이 그리 나지 않습니다. 그래도 나름 크고 아름다운 온천 목욕탕이니 한 번 덤으로 보고 가주시길 바라며...
그래서 진짜 포천 느낌이 나는 온천하면 여기보다는 다른 곳을 더 먼저 꺼내듭니다. 아, 산정호수 아래 한화리조트에도 온천은 있지만 여기는 정말 먼 훗날 언젠가 소개하기로 하고... 물로 승부하는 온천으로 가 봅니다. 예. 느낌이 오실텐데 바로 그 온천입니다.
포천하면 군부대 말고 생각나는 것... 보통은 이동갈비나 막걸리를 떠올리죠. 막걸리는 일동에서도 만들지만 저 이동에서도 만듭니다. 그래서 일단 일반인에게 이동이 더 지명도는 있지만, 군 관련으로는 오히려 일동이 더 유명합니다. 그 이유는 과거에 맛없는 오뚜기 육개장만 먹고 살아야 했던 불쌍한 피고름 오뚜기, 8사단이 여기를 중심으로 있었기 때문입니다. 정확히는 사단본부와 신교대는 좀 멀지만 이 일동이 8사단 장병들의 집합처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읍내 규모도 일동이 이동보다 훨씬 큽니다. 제일온천은 이 일동 읍내에서 외곽쪽에 위치합니다.
사실 과거에는 이 온천보다 더 상위호환격인 온천이 있었습니다. 추억을 불러오면...
제일온천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도 않았던 일동용암천. 유리 그릇으로 유명한 글라스락에서 운영하던 곳이고 규모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차이가 났습니다. 이 때는 정말 제일온천이 그야말로 콩라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여기는 코로나 정국에서 휘청거리다 결국 문을 닫았습니다. 정말 땅을 치고 눈물을 흘릴만한 일이지만 지난 일은 어쩔 수 없죠. 그렇습니다. 살아 남은 자, 아니 살아 남은 온천이 강한 온천인 것입니다.
하여간 이 땅은 땅속 깊은 곳에서 유황 성분이 좀 나옵니다. 우리나라 유황천 법적 기준이 생각보다 높아서 대놓고 '유황온천'이라고 쓰기는 정말 어려워서 '함유황 온천'이라고 일단 타이틀은 달아 놓았습니다만, 다른 함유황 온천들과 레베루가 다른 유황 함유량을 갖고 있습니다. 일단 목욕탕에 들어 서면 유황천의 특징인 '계란 썩는 냄새'가 납니다. 사실 과거 용암천보다는 그 함량이 좀 약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는 유황천'이라는 느낌은 분명히 들게 만드는 물입니다. 우리나라 온천 대다수가 기본적으로 특정 성분이 엄청나게 강하지는 않은 그냥 평범한 알칼리천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확실히 차별화된 물입니다.
다만 온천과 목욕탕을 고르는 기준이 '시설의 번쩍번쩍함'이라면 사실 이 온천은 추천하기가 좀 어려운 면이 있기는 합니다. 예. 어느 정도 시설 노후화가 된 것은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일단 전반적인 시설이 '젊은 온천객' 취향은 아닙니다. 시설이 전체적으로 노후화된 부분도 있지만 일단 입구에 들어서도 '장년층 취향'임을 딱 느낄 수 있습니다. 이 한 장의 사진이면 설명이 되죠. 욕탕 내 설비도 어느 정도는 노후화된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 무조건 번쩍번쩍 깨끗하고 봐야 한다면 여러모로 아쉬운 점은 있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시설이 노후화되었다는 것이지 관리 자체는 그런대로 잘 되고 있다는 점도 분명히 적습니다. 즉 실제 온천을 즐기는 데 있어 불편한 것은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위에서 먼저 물의 성분을 적었으니 이제는 본격적으로 탕의 구성을 살펴봐야죠. 일단 이 온천은 실내와 실외(?)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노천탕이라는 말을 안 쓰고 실외라 적는게 나름 이유가 있습니다만, 일단 실내부터. 실내에는 온탕, 열탕, 폭포탕이라 쓰고 수영장이라 읽는 탕, 바가지탕, 휴게 공간 및 사우나 2개, 그리고 불가마가 있습니다. 이벤트탕과 제대로 된 안마탕은 없어도 일단 있을 것은 다 있습니다. 온탕의 수온은 39~40도, 열탕의 수온은 42~44도 정도입니다. 즉 온양온천처럼 불타지는 않지만 피부가 민감하면 좀 뜨거움을 느낄 수는 있습니다.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폭포탕이라 쓰고 수영장이라 읽는 곳이 있으니까요. 폭포 샤워가 설치된 이 탕의 수온은 편차는 있지만 30~32도선입니다. 미지근해서 딱 좋은 것은 아니지만 피부가 민감한 분이라면 그냥 여기에 계속 들어가 있고 싶어질 정도입니다. 수영장은 아니지만 미니 수영장급으로 넓어서 이 온천에 오는 아이들은 여기에서 주로 놉니다. 위 사진만 보면 할아버지 할머니만 올 거 같지만 의외로 애들도 꽤 보입니다. 그리고 의외로 존재감이 없는게 불가마인데, 정말 깊숙히 들어가야 있습니다. 여기는 정말 용자만 큰 마음 먹고 들어가셔야 합니다. 괜히 불가마 아닙니다.
그리고 실외. 사실 공식적으로는 노천탕이지만 이렇게 안 부르는 이유는 진짜 노천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건물 실외이기는 하나 온실로 만들어 놓았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운치는 전혀 없지만 한겨울에도 전혀 문제가 없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여기에는 폭포 샤워기, 동굴 온탕, 동굴 휴게실, 수영장입니다. 수영장은 실내의 간이 수영장(?)보다 수온이 1~2도는 낮습니다. 다만 그래도 진짜 냉탕급은 아닙니다. 사실 이 온천에 리얼 냉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여름에는 여기에서 죽치고 있어도 좋죠. 그리고 동굴 온탕은 실내 온탕보다는 수온이 1~2도쯤 낮은 경우가 많아서 온탕은 들어가 있고 싶지만 뜨거운데 싫다면 일단 여기로 대피하고 보셔야 합니다.
아, 그리고 이 온천은 모텔을 겸합니다. 입구는 온천 옆에 따로 있고 전용 주차장도 따로 있는데... 어차피 주차장은 공용이라 나누는 의미는 없습니다. 의외로 오는 손님은 꽤 있습니다.
주차장은 건물 바로 앞, 그리고 모텔 입구 옆에 있는데, 목욕탕 입구 앞 주차 공간은 붐비기에 좀 멀어도 모텔쪽으로 가면 주차 걱정은 없습니다. 시설이 좀 낡아도 물이 좋으니 오는 분은 적지 않은 곳입니다. 정말 잘 나갈 때는 바글바글했던 과거만큼은 아닙니다만.
이 온천은 서울 동부권에서 승용차로 1시간 남짓이면 올 수 있어 접근성도 좋은데다, 신북IC 주변을 제외하면 주말에도 지정체가 그리 심하지 않은 것이 장점입니다. 무엇보다 나름 제대로 된 유황천이라 뻔한 물에 질린 분이라면 더욱 관심을 가질만 하죠. 위에 적었듯이 시설의 노후화는 숨길 수 없어 여기에 온천의 가치를 두는 분들에게는 아쉽지만, 대신 온천의 본질인 물을 추구하는 분이라면 결코 불편하거나 하지 않습니다. 안마탕이 좀 부족한 거 말고는 전체 시설도 부족할 것이 없구요.
그리고 무엇보다... 시즌 2에서 강조하는 '대중교통으로 온천가기'에 나름 괜찮은 온천입니다.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일단 온천 바로 앞에 이렇게 버스 정류장이 있습니다. 물론 버스 정류장이 있어도 하루에 두세번 오고 마는거면 아무런 의미가 없죠. 하지만 여기는 다릅니다.
일단 다니는 버스 종류가 꽤 됩니다. 물론 여기에는 하루 한 번 오는 것도 있지만 포천 버스 7-1이나 7-2처럼 아무리 그래도 한 시간에 한 대쯤은 오는 것도 있습니다. 이건 광릉내까지 가는 시내버스인데, 또 광릉내에서 남양주 버스 1을 타면 강변역에 갑니다. 예. 이 온천은 서울에서 '시내버스 타고 가는 온천'이 성립하는 곳입니다. 엉덩이는 꽤나 아프겠지만 그런대로 자주 오는 버스들이라 굳이 가자면 못 가지 않습니다. 여기에 의정부로 가는 포천 버스 138-5가 있습니다. 30분에 한 대는 오는 경기도에서 가장 긴 좌석버스. 진짜 시내버스와 좌석버스로 못 오는 곳이 아닙니다.
또한 시즌 1에서도 다뤘지만 동서울터미널에서 일동터미널까지 시외버스가 옵니다. 시간면에서 승용차가 없는 분이 가장 빠르게 올 수 있는 수단인데, 국도를 타면 탈수록 비싸지는 시외버스의 문제로 요금이 비싼게 문제지만 대신 몸은 편해집니다. 다만 단점은...
터미널에서 걸어서 갈 생각은 가급적 안 하심이 좋습니다. 직선거리로도 1.6k, 돌아가는 코스라 거의 2km 정도라 걷기에 좀 부담스럽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뭐든 집어 타면 온천에 가긴 가기에 얌전히 한 번 환승하는 것이 관절에 도움이 됩니다.
■ 제일유황온천 간단 요약
- 온천수 특성: 함유황천
- 안마탕 여부: 없음(폭포탕은 있음)
- 요금: 10,000원(2024년 11월 기준)
- 부대시설: 식당, 모텔
- 주차장: 제공(시간 제한... 그런 거 없음)
- 대중교통 접근성: 매우 좋음 > 가능 > 하드코어 > 미션 임파서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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