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이라는 것은 법적으로 뭔가 좀 미네랄 성분 비슷한게 들어가고, 온도가 25도만 넘으면 되는 것이라 보통 생각하는 것 만큼 특별한 곳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대다수의 온천은 아무래도 도시와는 좀 거리가 있는 곳에 있어서 찾아 가려면 시간도 걸리고 교통편에도 제약을 받습니다. 온천이야기 시즌 2에 들어와 대중교통 접근성 이야기를 말미에 계속 하는 것도 모든 사람들이 자동차를 소유하고 운행하는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온천은 뚜벅이에게도 최대한 평등해야 합니다.
그러기에 온천이 도시 한복판에 있다면 대중교통 접근성으로는 더할 나위 없겠죠. 부산 동래온천처럼 정말 복받은(?) 명물 온천이 있는 대도시도 있지만 이렇게 복받은 곳은 드물죠. 인구 1/5이 몰려 사는 서울도 그리 온천에 복받은 동네는 아닙니다. 그래도 일단 온천의 규격이 저러다보니 정말 의외의 장소에 온천이 나옵니다. 사실 시즌 1에서 서울의 온천 3대장을 소개한 바 있는데, 시즌 2에서도 다시 곱씹어볼 가치가 있죠. 일단 3대장 가운데 남쪽, 관악구 봉천동 깊숙히 들어가 봅니다~
시즌 1에서도 적었지만 봉일온천은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온천이 나올 곳과는 거리가 멉니다. 정말 봉천동 한복판, 그것도 봉일시장이라는 작은 시장에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봉일시장이라고 적기는 했는데 실상은 건물 하나에 매장이 몇 개 있는 그냥 상가 건물에 가깝죠. 어쨌거나 주변은 다 주거단지라 뭐 온천이 나올 듯한 느낌은 전무합니다. 하지만 나오는 물은 일단 온천수 맞습니다.
일단 이 온천으로 오려면 3층을 들려야 합니다. 3층에 매표소가 있기 때문인데, 매표소에서 표를 사서 남탕은 2층, 여탕은 4층으로 가면 됩니다. 주차를 하고 오시는 경우 지하 2/3층에 차를 대면 되는데, 꼭 매표소에서 주차 등록을 해야 합니다. 주차 인심은 등록하기만 하면 나름 좋아서 목욕하고 시간이 남으면 정말 장을 봐도 될 정도입니다.
시즌 1에서도 시설은 설명했지만 굳이 또 찾아 읽기는 귀찮은 분들을 위해 다시 정리합니다. 봉일온천의 온천수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온천과 동일한 알칼리 단순천입니다. 즉 미끌미끌한 물이죠. 그래도 나름 염기성이 강해서 미끄러운 느낌이 한결 뛰어납니다.
시설은 무슨 호텔급 목욕탕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깔끔하게 잘 관리되고 있고, 규모도 꽤 있죠. 탕은 온탕, 이벤트탕, 열탕, 히노키탕, 냉탕, 안마탕(특수탕이라 씁니다.)의 구성입니다. 온탕과 이벤트탕은 보통 37~38도, 열탕은 41~42도 전후입니다. 온탕도 나름 들어가 있을만한 온도라서 피부가 극히 민감한 분이 아니라면 꽤 오래 담그고 있을만한 수준입니다. 히노키탕은 온탕보다 1도쯤 높을 때가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안마탕입니다. 여기는 거의 준 수영장급으로 넓은데, 수온은 시간대에 따라서 다르지만 28~32도선입니다. 아침 일찍은 온도가 좀 낮은 경우가 있지만 그래도 37도조차 못 들어가 있는 분들이 있을 수 있는 장소입니다. 온수 수영장 온도 이상이라서 어린이들은 여기 죽치고 있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물론 지역 거주민들의 연령 분포상 어르신들이 많기는 하다보니 애들 때문에 짜증나서 못 가겠다... 이런 불상사는 벌어지지 않습니다.
그 이외에는 수면실, 사우나 2곳이 있습니다. 원래 사우나는 3개지만 하나는 현재 폐쇄하여 습식과 건식 사우나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시장 상가 건물에 있는 특성상 노천탕은 전혀 기대할 수 없지만, 그래도 그런대로 탕이 다양하다보니 목욕탕으로서는 꽤 즐길 거리가 많습니다.
아, 그리고 이 온천은 시장(이라고 부르기엔 좀 작지만) 건물 위에 있어서 겸사겸사 장을 볼 수 있습니다. 시장이라고 해도 건물 한 동에 불과해 상점이 많지는 않지만 1층에는 식자재마트도 있어서 공산품이나 축산품 등을 사기는 좋습니다. 일단 시장이라서 여기도 온누리상품권 사용이 가능합니다. 온누리상품권이 있다면 미리 충전해 가시면 돈 절약도 할 수 있죠. 그 이외에 도로변에는 빵집과 오뎅집 등이 있어서 목욕 후 오뎅 한 꼬치를 먹거나 빵을 사가는 것도 가능합니다. 목이 마르면 저기 마트에서 싸게 목을 축일걸 사가도 되겠구요.
봉일온천은 대부분의 도심 온천이 그러하듯이 온천이라는 편견을 채워주지는 못합니다. 진짜 시장에 있는 목욕탕 그 자체죠. 하지만 그 목욕탕 물이 온천수인데다 목욕탕으로서 시설도 충실하기에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하고 남습니다. 온천으로서 수질 자체도 나쁘지 않은 편이라 마음 편하게 언제든지 올 수 있는 그런 곳입니다.
그러한 마음 편한 온천을 더 만들어주는 것은 최고의 교통편입니다. 이 온천에 대중교통으로 올 때는 크게 버스 또는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먼저 버스부터...
버스는 온천 바로 앞에 버스 정류장이 있습니다. 여기에 오는 버스는 지선이라서 주로 구로구, 영등포구, 관악구, 동작구 구간을 오가는 버스지만 적어도 이 주변에 사시는 분들은 버스로 마음 편히 올 수 있습니다. 조금 멀리서 버스를 타고 오셔야하는 분들은 3~5분 정도 걸어야 하기만 옆 봉천로에 있는 KT&G 관악지사 정류장을 이용해도 됩니다. 여기는 훨씬 많은 버스가 오는 만큼 강남이나 용산, 강서쪽에서도 버스 접근이 가능합니다.
물론 서울에 있는 온천인 만큼 지하철로도 올 수 있습니다. 오히려 서울의 온천 3대장 가운데 지하철 접근성은 가장 좋습니다. 2호선 봉천역 4번 출구에서 내려 글을 건너 조금만 걸어 오면 되는데, 5~7분 내외 정도입니다. 버스를 타러 가는 것만 10~15분 이상 걸어야 하는 경우도 많은 지방의 온천과는 비교조차 불허합니다. 이 지하철을 이용하면 서울 어디서나 봉일온천을 쉽게 올 수 있습니다. 오히려 이 동네가 도로 교통이 많이 막히는 곳이라서 자동차보다는 지하철이 편할 때도 있습니다.
■ 봉일온천 간단 요약
- 온천수 특성: 나트륨 단순천
- 안마탕 여부: 있음
- 요금: 10,000원(2024년 11월 기준)
- 부대시설: 시장!!!! / 골프연습장
- 주차장: 제공(무료주차 4시간)
- 대중교통 접근성: 매우 좋음 > 가능 > 하드코어 > 미션 임파서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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