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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 서비스 비용의 가치, 그리고 사람의 노동의 가치(2009/9/16)

dolf 2023. 5. 25. 13:14

바가지라면 바가지겠지만, 그게 싫다면 직접 하면 된다 - akpil님 블로그에서 트랙백

iris가 비록 '용팔이'(이 말은 이제는 서서히 퇴출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특정 상가면 아니면 적어도 사기성 트러블은 거의 생기지 않고 있으니까.) 세계에 한 발을 담그고 있기는 하지만, 그 전부터 '엔지니어 비용의 현실화'는 꾸준히 갖고 있던 생각이다.

자신의 노동은 신성하며 남의 노동은 당연한 서비스인가? 당연히 아니다. 자기 노동이 가치가 있으면 남의 노동도 가치가 있는 것이다. 자신의 생명과 시간이 유한하듯이 남도 그러하다. 남의 시간을 빼앗았다면 그에 대한 가치는 지불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그 가치는 노동을 하는 사람이 원칙적으로 정하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서비스도 상품이다. 서비스 요금에 불만이 많고, 그 보다 나은 서비스와 저렴한 비용을 청구하는 곳이 나타나면 알아서 가격은 내려간다. 하지만 그 전에는 서비스의 가치를 정하는 사람은 공급자다. 그 사실을 잊지 말자.

가격이 비싸다고 '툴툴거리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우리도 편의점에서 콜라를 살 때 할인매장보다 비싸다고 툴툴거리지 않는가? 하지만 툴툴거리는 차원을 넘어 '날강도'나 '사기꾼' 소리를 하는 것은 물건을 사기 전에 할 소리는 아니다. 누가 서비스를 비싸게 사라고 강매한 것은 아니지 않는가? 편의점에 가서 콜라 한 캔을 꺼내들고 '이게 할인매장보다 두 배 값이니 당신은 사기꾼'이라고 해보라. 뺨이라도 맞지 않으면 다행일 것이다. 자신이 생각하는 가치보다 비싼 비용을 부르면 할 일은 두 가지 뿐이다. 서비스를 받지 않고 직접 고치거나,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그냥 그 돈을 다 내는 것이 전부다.

제품 제조사나 유통사가 해주는 A/S도 같은 노동이기는 하며 따로 돈을 받지는 않지만 이것은 '약정한 기간' 안에서만 이뤄지는 것이며 이 기간의 서비스 비용은 물건 값에 들어간다. A/S 기간이 지나봐라. 칼같이 돈을 받는다.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억울하지만 이것이 맞다. 땅을 파서 장사하는 사람은 위대하신 가카와 그의 추종자들 말고는 없으니까.

물건 형태가 아닌 시간과 노동력을 사는 서비스에 대해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 가치 인정에 몰인정한 것은 우리나라가 그만큼 '물질'만능주의에 빠졌다는 뜻은 아닐까? 눈에 보이는 것만을 가치 있는 것으로 여기고 정신적인 것이나 쉽게 돈으로 계산하기 어려운 것의 가치를 무시하려는 생각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자들을 무시하고 그들의 가치를 낮게 여기는 원인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엔지니어도 먹고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감정에 호소하는 말도 필요 없다. 그냥 자본주의 원칙에 따라서 생각하자. 내 몸이 편하고 내 시간을 아끼기 위해 남의 시간을 샀으니 그 돈을 내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겠느냐? '남의 시간'이라는 상품을 산 것이니까.

자기가 편하자고 남을 피곤하게 만들어 놓고 그에 대해 정당한 댓가를 지불할 생각이 없는 사람은 물건을 사고서 그 물건값을 떼먹는 것과 같다. 친척이나 친구라도 이 점은 같다. 노동의 가치에 대해 할인은 해줄 수 있겠지만 가치 그 자체를 인정하지 못하고 헐값으로 때우려 하는 사람과는 오랫동안 그 관계를 지속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