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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 동학사 야영장 - 노잼도시의 마지막 동계캠핑(2025/2/22)

dolf 2025. 2. 28. 12:00

드디어 2025년의 봄이 왔습니다. 그리고 2024~2025년의 동계 캠핑 시즌의 막을 내릴 때가 왔습니다. 추운 것은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동계 캠핑은 그 나름대로의 맛, 즉 나름대로 밖에서는 덜덜 떨면서 텐트와 이불 속의 온기에 감사함을 느끼는 그런 살짝 M의 기분을 맛볼 수 있는 그런 느낌이 있습니다. 이제 당분간은 쾌적한(?) 캠핑 세상이 오겠지만, 이번 시즌 마지막 동계 캠핑을 즐겨 보았습니다.

 

2월에는 캠핑 일정을 그야말로 꽉꽉 채웠는데, 남원도 찍고 장성도 찍었습니다. 그러면 이제 그 마지막을 장식하는 곳은 어디일까요? 거리면에서 기존에 간 곳 보다는 가깝고 그리고 서울보다는 남쪽이라 조금은 따뜻할 것 같은 곳을 일부러 작년 말에 골라서 예약을 해 놓았습니다. 사실 낯선 곳은 아닙니다. 이미 여러 번 소개한 곳이죠. 이제는 동계 시즌에는 꼭 한 번 가보는 곳이 된 그 곳...

동학사 되겠습니다.

 


 

 

■ 국립공원공단 계룡산 동학사야영장

- 사이트 수: 일반 영지 14개, 하우스 6동
- 샤워장: 있음(화장실 내)
- 개수대/화장실 온수: 양은 적어도 나오기는 함
- 전기: 있음(유료)
- 매점: 없음(동학사 입구에 편의점 있음)
- 사이트 타입: 마사토(즉 맨땅)
- 테이블: 있음(목재)
- 체크인/아웃: 오후 2시/오전 12시(하우스 오후 3시/오전 11시)
- 무선 네트워크: 있음
- 기타: 상당한 언덕 + 카트 대여 없음!!!

 

 

제목에서 노잼도시라고 적었는데, 사실 법적으로 여기는 공주시입니다. 다만 오는 분들 대부분은 공주라는 생각을 그리 하지 않는 것도 사실입니다. 공주 버스보다 대전 버스가 더 많이 오는 동네인데다 공주 시내에서도 너무 멉니다. 사실 공주에 있다고 인식되는 계룡산의 캠핑장은 정 반대쪽인 서쪽에 있는 갑사야영장입니다. 여기가 오픈한 이후에는 그나마 동학사쪽 예약이 수월해지긴 했습니다.

 

안내도 내용이 작년 여름과 별반 달라진 것이 없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기본적인 영지나 시설 배치는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실제로 무언가 개량되거나 한 것도 없기는 합니다.T_T

 

 

 

주차는 영지 수에 맞춰서 배치되어 있는데, 일단 오토캠핑장은 아닙니다. 일단을 강조하는 이유가 사실 따로 있는데 그건 아래에서 설명하고...

 

 

영지를 제외한 모든 시설은 다 여기에 몰려 있습니다. 개수대, 화장실 및 사워장, 체크인을 위한 관리사무소 모두 한 건물에 있습니다. 개수대 안에 전자레인지도 하나 있어 팝콘이나 냉동피자 등을 해먹는 것도 어렵지 않습니다. 대신 냉장고는 없어서 지금같은 동계 시즌의 자연 냉장고를 이용하는게 아니라면 식품 보존 대책은 따로 세워 놓으셔야 합니다. 샤워장은 화장실 안에 있습니다.

 

 

자... 이 캠핑장 이야기를 할 때 마다 매번 적은 이 이야기... 이 캠핑장의 언덕은 보통이 아닙니다. 계단식 영지라서 어쩔 수 없기는 합니다만 오르막/내리막의 각도가 꽤 높아 FM대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모든 짐을 다 들고, 끌고 내리라 하는 것은 정말 괴로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특히 눈이라도 오면 잘못하면 안전사고 위험도 있습니다. 캠핑장에서도 이런 사고 예방을 위해 염화칼슘을 있는대로 도배해 놓기는 하지만(바닥의 흰 가루는 눈이 아니라 염화칼슘입니다.) 동계에는 조금 주의가 필요합니다.

 

동계가 아니더라도 이 구조는 좀 문제가 있는데, 8번 이후 영지는 화장실을 가는 것도, 물을 쓰는 것도 꽤나 불편해집니다. 중간에 개수대가 있는 것도 아니라서 끝까지 내려왔다 올라가야 하기에 속된 말로 도가니에 보통 부담이 가는게 아닙니다. 다리가 좀 불편하진 분이라면 무조건 1~3번 영지를 잡으려 노력하셔야 합니다.T_T

 

 

그래서 체크인 후 그냥 도로를 타고 올라와 영지 근처에서 재빨리 짐을 내리는 정도는 뭐라고 하지 않습니다. 아, 지금 사진처럼 아예 차를 여기에 대버리는 경우도 있는데 이건 원칙적으로는 NG입니다. 일단 영지 공간이 그렇게 넉넉하지 않은데다 잘못하면 개민폐를 끼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 차를 빼겠다고 남이 설치한 텐트를 철수시키라 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는지요.

 

 

 

영지 타입은 마사토라고 부르기도 어려운 그냥 맨땅입니다. 보통 이러면 평탄화도 제대로 안 되어 있지만 다행히 이 캠핑장은 평탄화는 그런대로 잘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그라운드시트 잘 깔고 매트만 적당히 잘 깔면 머리에 피가 몰려서 못 잔다는 이야기는 안 나옵니다. 또한 실제적인 영지 길이가 꽤 길어 정말 긴 거실형 텐트도 칠 수 있습니다.

 

전기는 조금 주의할 점은 있는데, 실제 텐트를 치는 곳과 전기 콘센트가 반대로 있어 어느 정도 길이가 되는 멀티탭이 필요합니다. 일단 10m급은 기본으로 갖추는 것이 좋습니다. 써 있기는 600W 제한이라고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2KW 이상도 버텨는 줍니다. 1,500W PTC 히터가 불을 뿜는데(?)도 전기가 내려가는 불상사는 없었습니다.

 

 

하우스는 일반적인 산막텐트입니다. 이게 6동이며 안에 수전 관련 시설은 없어도 냉난방 시설까지는 갖춰져 있고 바비큐 시설까지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가운데 한 동은 아무나 예약이 불가능한데, 반려견 동반 캠핑장이라고 하여 정말 멍멍이 한 마리는 데리고 오는 사람만 체크인이 됩니다. 주의 사항이 예약 당시부터 있으니 비어 있다고 아무거나 냉큼 예약을 잡으시면 안 됩니다.T_T

 

자... 열심히 텐트를 치고...

 

이번 캠핑은 기존의 동계 캠핑의 사실상 집대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날씨가 좋아 전실을 따로 만들지 않고 최대한 밀폐하여 내부를 보온하고, 잠을 자는 부분 이외의 거실용 공간에 두터운 전기장판을 깔아 쿠션감을 더하고 좌식 난방을 겸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보온용으로 PTC 히터가 불을 뿜습니다. 이러면 정말 실내에서는 외투는 벗고 활동해도 될 정도가 됩니다.

 

 

 

그리고 저는 바깥에서 웹 서핑 모드로 들어갑니다. 이 캠핑장은 공중 무선 인터넷을 제공하기에 저녁에 유튜브를 데이터 걱정 없이 충분히 볼 수 있고, 속도 역시 그런대로 나오는 편입니다. 커피는 커피 머신으로 내린 모 마트의 싸구려 PB 원두입니다. 맛은 그런대로 부드럽고 나쁘지는 않은데, 주성분이 아라비카가 아닌 로부스타 원두라 확실히 향은 모자랍니다. 이 커피에 노잼도시 유일의 잼(?)인 그 집의 초코빵을 맛있게도 냠냠~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여유를 오래 누리지는 못했는데, 다름 아닌 해가 살짝 지기 시작하자 기온이 급격히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두꺼운 옷을 입어도 손이 시려워 밖에서 무언가를 하기가 거시기한 상황이 되어 바로 텐트 안으로 들어가 이불 속에서 영화 모드로 전환하고 낮잠을 자버렸습니다.T_T

 

어쨌거나 저녁은 옵니다...

 

 

밤은 깊어지고 주변 텐트에는 불이 밝아집니다. 점심을 빵빵하게 먹은 관계로 배가 고프지 않다는 이유로 거의 저녁 9시까지 버티고 버틴 끝에 이불과 동화되기 직전인 몸을 억지로 일으켜 세우고 밥 준비를 시작합니다. 다만 이번에는 컨셉이 '텐트 밖으로 나가지 않기'라서 메뉴도 그에 맞춰 준비했습니다.

 

떡볶이를 끓이고...

 

튀김을 넣어서...

 

오뎅을 씹습니다

 

일명 '분식 파티'입니다. 남양주 모처의 떡볶이 맛집의 떡볶이를 끓이고 거기에 튀김을 넣어 살짝 끓여 양념을 먹인 뒤 오뎅 꼬치와 함께 우적우적 파티를 벌였습니다. 밀키트 상태의 떡볶이를 끓이고 이미 다 조리된 튀김을 넣고 오뎅 역시 밀키트 상태라 조리는 그냥 시간 문제일 뿐입니다. 정리도 간편해서 쓱싹 대충 씻으면 끝납니다. 하지만 이미 영하권 날씨라 바깥은 엄동설한까지는 아니더라도 꽤 춥습니다.T_T

 

자, 배도 따뜻하니... 바로 소가 되어야죠. 음메~

 

그렇게 아침 해가 한참 오를 때가 되었습니다

 

일부러 늦게 기상하여 모닝 커피를 한 잔 끓인 뒤 아침을 준비합니다. 아침 메뉴는 여러 의견이 있었으나 어쩌다보니...

 

육칼이 되었습니다

 

이것도 밀키트이긴 한데... 사실상 두 번 사라고 하면 안 살 듯 합니다. 맛은 전문점까지는 아니더라도 먹을만은 한데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조리의 번잡성이 절대 밀키트의 간편함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먼저 면을 삶고 면을 건진 뒤 다 파와 고기를 기름에 볶아서 파기름을 내고 그 다음에 육수를 내고 끓인 면을 넣어 추가로 더 끓여야 합니다. 그냥 육수에 면 넣고 끓이는걸 생각했다 그야말로 뒤통수를 맞았습니다.T_T

 

 

해가 뜨니 기온은 나름 빠르게 올라서 그런대로 살만한 온도가 되었습니다. 10시쯤 되자 절반 정도는 이미 철수했거나 철수 준비를 한창 진행중이어서 저희도 열심히 철수 준비를 하여 캠핑장을 떴습니다. 다만 텐트 안에 결로, 아니 얼어버린 수분이 어느 정도 마르길 기다리느나 철수가 예정보다 20분 정도 늦어졌다는 점이 좀 불만이지만 어쩔 수는 없죠. 올라오는 길은 그냥 부드럽게~

 

이렇게 올 시즌의 동계 캠핑은 모든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이제는 봄 캠핑이 기다립니다. 3월과 4월 캠핑 일정은 이미 확정되었고, 멀리 떠났던 동계 시즌과 달리 이번에는 덜 부담스러운 곳들로 떠납니다. 아, 딱 한 곳을 제외하고는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