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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만한 김치라면, 하림 양푼김치찌개라면

dolf 2025. 11. 27. 19:07

'김치라면'하면 먼저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지요? 아, 신라면에 신김치 썰어넣어 끓인 거 말고 시판으로 나온 것 말입니다. 사실 그렇게 좋은 이미지를 가진 분이 별로 없을겁니다. 김치라면 자체는 분명히 대한민국의 아이덴티티를 상징하는 것이며, 라면집에는 필수 메뉴에 가까움에도 인스턴트 라면 시장에서 김치라면은 영 대접이 좋지 않습니다. 나와 있는 제품도 얼마 없고 있는 것도 평가가 바닥을 칩니다. 왜냐구요? 맛이 별로거든요.

 

이러한 상황에서 닭집, 즉 하림이 김치라면을 내놓았습니다. 차원이 다른 프리미엄을 내세우며 내놓은 더미식 시리즈가 완전히 시장 정체에 빠지면서 기껏 만들어 놓은 공장이 놀면서 적자에 빠지게 되니 이것저것 가릴 것이 없어졌죠. 그래서 저가형 라면 라인업을 열심히 늘리고 있는데, 그 와중에 나온 것이 이 라면입니다. 과연 이 물건은 김치라면의 악명을 어떻게든 좀 개선시킬 수 있을까요?

 


 

잠시 우리나라의 김치라면이 왜 인기가 없는지 한 번 따져 봅니다. 분명히 김치라면은 분식에서는 나름 인기 메뉴인데 인스턴트 라면 시장에서는 찬밥 대접입니다. '김치 없는 집 있냐'는 근본적인 문제도 있기는 한데, 더 큰 문제는 맛이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팔리는 대다수의 봉지형 김치라면은 신 맛이 너무 도드라집니다. 김치가 들어가니 신맛이 있기는 해야겠지만 그 신맛이 김치를 따로 넣어 끓인 것과 비교할 때 너무 튀어버리는 것입니다. 그나마 팔도 틈새라면 매운김치같은 좀 예외도 있지만, 이건 그야말로 매운맛으로 신 맛을 느낄 겨를도 없이 만들어버리는 이단자고, 틈새라면 시리즈에서도 비인기 모델이라 세일도 자주 합니다.

 

 

일단 번들 패키지부터. 주력 라면이면 5개 패키지가 일반적이지만, 이건 4개가 한 패키지입니다. 세일을 하면 3천원대 초중반 정도에 나옵니다. 즉 라면 자체는 엄청난 고급 라면은 아닌 일종의 중저가 라인업이라 볼 수 있습니다.

 

동그랗고 굵지 않은 원형면에...
일단 구성은 있을만한 것은 다 있습니다

 

뭐 어차피 조리예는 절대 실제와 맞지 않다는 것은 다 아실 것이고... 일단 이 라면은 그냥 김치라면보다는 '양푼이 김치찌개'의 맛을 재현했다는 컨셉입니다. 즉 돼지고기 + 김치 + 육수의 조합이 일단 베이스라 할 수 있는데, 실상은 끓여봐야 하겠죠. 면은 살짝 가는 원형면에 스프는 일반 스프와 건더기의 두 가지로 이뤄집니다. 

 

건더기 어디갔나요 T_T

 

자... 이제 끓여봐야죠. 면이 가늘다보니 충격에 약해서 잘 부스러지는 것이 약점입니다. 이걸 사면 신주단지 모시듯 들고 오셔야 부스러기가 덜 나옵니다. 그리고 건더기는 정말 김치 쪼가리만 들어 있는데, 그것도 많이 든 편은 아닙니다. 그래서 비주얼을 보면 어쩔 수 없이 초라해집니다. 그래도 그 조차도 거의 안 보이는 오뚜기 김치라면같은 정말 저가형보다는 낫긴 나은데, 확실히 김치 건더기가 많이 보이는 틈새라면 매운김치보다는 확실히 하위 라인업인 것이 딱 끓여보면 보입니다.

 

그런데 맛은... 그런대로 먹을만한 수준입니다. 김치라면인 이상 신맛이 아예 없을 수는 없지만 최소한 불쾌할 정도로 신맛이 강하지는 않습니다. 매운맛이 약간 있는 편이라 신맛을 누르는 면도 있는데, 국물에서 무슨 돼지고기의 소울이 느껴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돼지 잡내가 나는 국물도 아니기에 이 국물에 밥을 말아 먹거나 뭔가를 좀 더해서 튜닝을 해도 크게 문제는 안 될 정도입니다. 야채도 나쁘지는 않고, 계란을 풀어 먹어도 되는 국물입니다. 이렇게 밥이나 뭔가를 더해 먹는게 더 나은 국물입니다. 

 

솔직히 닭집 라면은 아직까지 제대로 된 다른 라면 4사와 경쟁할 정도는 아닙니다. 그렇지만 최소한 오뚜기 라면 특유의 달짝지근한 국물, 그리고 오뚜기 김치라면의 싸구려 신맛에 질렸다면 그 대안으로 이걸 선택할만한 메리트는 충분합니다. 차라리 그 돈이면 세일할 때 틈새라면 매운김치를 고르겠다는 분도 계실 수는 있지만 이건 매워도 너무 맵죠. 오히려 국물 자체의 맛에 목숨을 걸어 라면으로서의 밸런스가 망가져버린 더미식 시리즈보다는 가성비를 따지면 훨씬 나은 맛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