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 블로그가 라면을 좀 올리고 있습니다. 삼양1963같은 핫 이슈 라면도 먹어봤도, 닭집에서 만든 돼지김치 라면도 먹어봤습니다. 오늘은 좀 나온지 됐음에도 정말 아는 사람만 아는, 그런 괴상한(?) 라면입니다. 물론 결론부터 말해서 맛이 괴상한 것은 아니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자, 군산하면 무엇이 생각나실지요? GM이 도망쳐 경제가 망한 것이 먼저 떠오르시나요? 대한민국 팥빵을 업그레이드시킨 주역 이성당을 떠올리실지요? 정말 마이너한 군산식 존슨을 떠올리실 분은 별로 없겠지만 하여간 계실지도 모르죠. 그렇지만 이성당 다음으로 군산하면 떠올리실 것은 역시 '짬뽕'입니다. 우리나라 짬뽕의 발상지라는 타이틀은 괜히 있는 것이 아니죠. 아, 예전에 빈해원 짬뽕 먹은 이야기도 한 번 보시겠습니까? 뭐 실제로 드셔보시면 21세기 짬뽕이 아니라 20세기 짬뽕이라 취향은 좀 탑니다만 나름 추억의 맛은 있죠.
서천금빛노을 서울오토캠핑장 + 군산에서 짬뽕을 먹다(2024/4/20)
서울캠핑장 시리즈 최초의 오토캠핑장, 서천 서울오토캠핑장 이야기는 작년에 한 번 올린 바 있습니다. 사실 이전 포스팅에서도 적었지만 기존의 서울캠핑장 시리즈도 엄밀히 말하면 오토캠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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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군산은 나름 짬뽕의 도시라는 타이틀이 있습니다. 그 타이틀을 관공서가 이용하지 않을 수 없죠. 군산시가 이 짬뽕을 어떻게든 활용하겠다고 무려 군산대학교와 농협까지 끌어들여서 만든 '라면'이 하나 있습니다. 그게 2020년에 나온 군산짬뽕라면 되겠습니다. 하지만 아시는 분 손 들어보세요. 거의 없을겁니다. 그 이유는 농협 온라인몰이나 군산시 고향사랑기부제 사은품이 아니면 정말 하나로마트 어디 구석에 가야만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마트? 롯데마트? MBK 개자식인 홈플러스? 다 없습니다. 그 정말 아는 사람만 아는 군산짬뽕라면을 입수해 끓여 보았습니다.
이 라면 입수 경로는 대단한건 아니고 분당에 있는 성남하나로마트입니다. 그 구석에서 잠자고 있는 이 라면을 발견해서 하나 집어 왔습니다. 사실 가격은 꽤 셉니다. 개당 1,500원선이니.

일단 라면 포장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줄서지 않고 먹는 군산짬뽕이라는데, 빈해원에서는 줄서서(?) 먹기는 했는데 그렇다고 이 라면이 빈해원 맛이 날거라고는 1원어치도 생각치는 않습니다. 포장에 군산 재배 찰보리를 25% 면에 섞었다고 되어 있습니다. 뭐 보리(대맥)나 밀(소맥)이나 그게 그거니 괴식은 아닐거라 믿어 봅니다.

라면 자체는 전주에 있는 업체에서 만들었고, 유통은 군산원예농협에서 맡습니다. 다른 것은 둘째 치고 스프에서 오징어라는 단어가 꽤 자주 반복되는데 이걸 좀 주목하셔야 합니다. 뒤에서 맛 설명을 할 때 필요한 내용이니 밑줄 쫙~

그렇지만 구성 자체는 좀 심플합니다. 면, 액상스프, 후레이크의 조합인데, 보리를 25% 섞었다고 하는데 면에서 딱히 보리의 느낌은 나지는 않습니다. 뭐 그럴만한 것이 보리를 볶아서 가루내지 않는 이상에는 그냥 조금 회갈색을 띨 뿐이니까요. 그래서 면에서 '보리 색깔'은 그냥 '기분 탓' 정도로 납니다. 면 굵기는 너구리같은 굵은면이 아니라 일반 라면 굵기라서 좀 아쉽습니다. 스프는 나름 고급이라고 액상스프를 썼는데, 오징어짬뽕이나 너구리같은 것이 그냥 분말 스프라는 점을 생각하면 아주 약간은 퀄리티가 낫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말로는 농심에서 오랫동안 스프를 개발한 연구원을 데려다 만들었대나 뭐래나 하는데...

사실 라면 비주얼은 그렇게 푸짐하지는 않습니다. 약간의 미역과 파, 당근, 그리고 정말 거의 안 보이는 오징어 조가리입니다. 차라리 미역이라도 좀 더 넣어주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도 중요한 것은 역시 맛이죠. 이 맛이 실망스러운지 젓가락을 떠보는데... 일단 결론은 한 마디로 정리됩니다.
'좀 더 퀄리티 나은 오징어짬뽕'
이 말 그대로 그냥 농심 오징어짬뽕 맛이 납니다. 위에서 오징어라는 단어를 강조한 것이 여기에서 드러나는데, 기본적으로 오징어짬뽕을 조금 더 고급화한 맛이 납니다. 현재의 오징어짬뽕이 단 맛이 강해져서 좀 거부감도 있는데, 이 라면은 그렇게 단맛이 튀지는 않아서 거부감이 덜 듭니다. 제가 오뚜기 라면을 대체로 혐오에 가깝게 안 좋아하는 이유(특히 진라면)도 거부감이 들 정도의 단맛 때문인데 그 점에서 최소한 마음에는 듭니다. 맵기도 너무 약하지도, 강하지도 않아서 좋습니다. 자른미역이나 다시마, 파를 더해서 튜닝을 해도 나쁘지 않을 듯 합니다.
하지만... 라면 자체는 꽤 먹을만한 수준이기는 하지만 이건 '군산 짬뽕'이 아닙니다. 그냥 '고오급 오징어짬뽕라면'일 뿐이죠. 빈해원같은 군산 짬뽕의 좀 올드한 투박한 맛과는 안드로메다 레벨로 차이가 납니다. 면의 굵기도 군산 짬뽕이 아닌 오징어짬뽕에 맞춰져 있고 건더기도 마찬가지죠. 맛있는 라면을 만들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군산짬뽕이라는 타이틀과는 너무 멀어졌습니다. 차라리 군산짬뽕을 재현하는 것이라면 너구리를 기반으로 오징어 맛을 강화하는 형태로 갔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라면으로서는 맛있는데 타이틀 때문에 불만이 나오는 그러한 라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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