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지난 주말은 좀 추웠습니다. 봄이라는 것은 그냥 오는 것이 아니라 꽃샘추위가 몇 번 와야 뛰어 오는 것이니 뭐 그러려니 해야 하겠죠. 하지만 캠핑장 예약은 1~2달 전에 해놓는 것이라 당일 날씨가 어떻게 될지는 이 때에는 알기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정말 혹한이 와서 얼어 죽게 생겼다... 이게 아니라면 꽃샘추위 따위(?)에 취소를 하는 일은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입니다. 조금 추워도 한 번 잡은 캠핑은 가야 하는 것입니다.
망할 화투장의 전쟁 덕분에 기름값도 폭등중이라 멀리 캠핑을 가는 것이 애국(?)이 되고 있고, 실제로 주유소 기름값을 보면 입에서 욕이 나오지만 그래도 잡은 캠핑은 가야 합니다. 하필 이번 캠핑은 멀기도 멉니다. 어디까지 가느냐 하면...

■ 국립공원공단 무등산 도원야영장
- 사이트 수: 일반 영지 19 사이트 / 산막텐트 13동
- 샤워장: 있음(유료)
- 개수대/화장실 온수: 저... 온수가 뭔가요?
- 전기: 제공(옵션)
- 매점: 그런 것은 기대하지 말라(반경 3km 이내 구멍가게조차 없음)
- 사이트 타입: 쇄석(B/C영지), 데크(A 영지)
- 테이블: 제공
- 편의시설: 전자레인지, 공용냉장고
- 체크인/아웃: 오후 2시/정오(산막텐트는 오후 3시/오전 11시)
- 무선 네트워크: 제공
- 요금(주말 기준): 일반 30,000원 / 산막텐트 60,000원
- 기타 사항: 기온에 따라서 일시적으로 개수대 사용이 중지됨, 쓰레기봉투는 현금 구매만 가능
원래 이번 캠핑은 효도관광(?) 차원에서 기획했으나 정작 그 대상이 되는 분께서 건강 사정이 좋지 않아 그냥 일반적인 날림 캠핑(?)이 되었습니다. 서문에서 적은대로 화투장이 이란에 전쟁을 일으키면서 기름값이 자비 없이 오르고 있다보니 주말 고속도로에 차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뭐 그래도 귀신 씌워진 차령터널은 그대로입니다만.T_T

아침 겸 점심을 먹기 위해 전주에 들려 라면 한 그릇을 비웁니다. 해당 포스팅에 적었듯이 주차가 좀 어려운 위치라 전주한옥마을 주차장에 차를 대고 천천히 5분 정도 걸어 오시면 됩니다. 이 라면 사진 한 장 올리고 얼마냐 물으면 다들 8,000원 이야기를 하는데, 이게 4,500원이라 하면 다들 놀랍니다. 아, 이 라면집이 어디냐구요? 아래 포스팅을 보시면 되겠습니다.
정말 푸짐한 가정식 스타일 분식집, 전주 대성식품
여기서 질문입니다. 전주에 가면 보통 무엇을 드십니까? 비빔밥이요? 전주에서 가장 맛있는 비빔밥은 바로 전주 사람이 자기 집에서 대충 비벼먹는 비빔밥이라 합니다. 뭐 한정식은 어디를 가도
adolfkim.tistory.com
전주에서 이 캠핑장을 갈 때 내비게이션은 웬만하면 고속도로를 태우지 않습니다. 전주 외곽으로 뺀 뒤 27번 국도를 태우는데, 순창까지는 고속화도로라 고속도로가 전혀 안 부럽습니다. 여기에서 옥과, 화순온천이 있는 동복을 거쳐 캠핑장이 있는 이서로 뺍니다. 대충 차로 화순온천까지 20분 정도 걸리니 목욕을 함께 즐기고자 하신다면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심각한 지정체는 그리 없었다고는 해도 장시간 운전은 피곤합니다. 그렇게 도착한 캠핑장. 차단기 앞에서 벨을 누릅니다. 이 캠핑장의 체크인은 비대면으로 이뤄지기에 신분증 확인도 안 합니다. 그냥 예약자명과 예약 사이트만 확인한 뒤 문을 열어줍니다. 그 다음 자기 자리를 찾아서 가면 됩니다. 물론 관리사무소를 한 번은 갈 일이 생깁니다.

이번에도 산 위에 있는 산막텐트로 예약을 잡았습니다. 이 산막텐트는 겨울에는 운영을 하지 않고 3월부터 다시 예약을 받습니다. 아래쪽 일반 영지는 동계에도 운영하지만, 산막텐트는 사실상 이번주가 오프닝주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캠핑장은 일반 영지와 산막 텐트의 수가 엇비슷할 정도로 나름 특성화 캠핑장입니다. 3동(예비 포함)을 제외한 나머지가 한 층에 몰려 있고, 가운데에 주차장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가까운 곳에 적당히 차를 댄 뒤 짐을 옮기면 됩니다. 아직 올해 운영 초창기인데다 주말 날씨가 추워진다는 소식 때문인지 절반 정도의 영지만 찼습니다.


산막텐트의 시설은 어느 캠핑장을 가도 기본은 비슷합니다. 말 그대로 산막텐트 한 동에 파라솔이 있는 나무 테이블, 그리고 화로대입니다. 도원야영장의 화로대는 Weber BBQ 그릴이라 나름 고오급(?)입니다.



실내는 작년과 변화는 없으나 다시 또 적으면 이렇습니다. 산막텐트가 다 거기서 거기지... 사실 위에도 그렇게 적었지만 실상 속은 꼭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이 도원야영장입니다. 여기는 다른 캠핑장의 산막텐트보다 고오급(?)입니다. 텐트 자체는 3m * 6m 크기의 일반적인 규모지만 먼저 안을 보면 위에 낯익은 네모난 것이 보입니다. 예. 에어컨 되겠습니다. 지금 계절에서는 쓸 일이 없지만 한두달만 지나도 남도의 무더움을 식혀주는 막강한 무기가 될 것입니다. 바닥난방은 전기난방이며, 의외로 후끈후끈합니다. 10단계에서 7~8단계만 놓아도 뜨겁습니다.


전실 공간도 고오급입니다. 보통 이 공간은 아이스박스 말고는 아무것도 없어서 그냥 짐 놓는 공간이 되지만, 도원야영장의 산막텐트는 전실도 효용성이 높습니다. 아이스박스는 기본이며 짐 보관용 랙에 식기건조대, 밖에서 쓸 수 있게 되어 있는 릴 케이블과 작업용 조명등까지 비치되어 있습니다. 반대쪽에도 간이 의자로 되어 있어 날씨가 궃다면 실내에 비치된 간이 테이블을 꺼내 실내에서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식기가 없다면 미리 대여 서비스를 신청하면 빌려도 줍니다. 이 때문에 이곳 산막텐트에 '풀옵션'이라는 말이 붙습니다.


산막텐트는 다 보여 드렸으니 하산(?)을 해야 하는데... 그 전에 이 캠핑장 디스를 해야 합니다. 도원야영장의 가장 큰 약점(?)은 일단 이 입지입니다. 무등산의 캠핑장이니 수도권에서 멀고 멀다는 것은 약점도 아니죠. 정작 문제는 호남권에서도 이용하기가 꽤 불편하다는 것입니다. 이 캠핑장은 딱 무등산 동쪽에 있는데, 무등산을 관통하는 터널따윈 있지도 않아서 정말 여기로 가려면 무등산을 완전히 돌아서 가야만 합니다. 그나마 화순읍내에서 산 중턱을 넘는 길은 있는데, 그렇게 거리가 많이 줄지도 않습니다. 광주에서는 그나마 가까운 구시가지쪽에서도 한 시간은 걸리고, 상무나 첨단지구면 +30분은 기본입니다. 고속도로에서도 40분 정도는 열심히 국도와 지방도를 타고 가야 하니 체감적인 부담은 더 큽니다.
그런데 이걸로 끝이 아닙니다. 산막텐트에서 다른 시설을 이용하려면 하산(?)을 해야 하는데, 그 깔끄막(?)이 보통이 아닙니다. 정말 무릎 관절 깎아먹는 그런 경사입니다. 1층의 산막텐트에서도 이 정도인데 그 거리가 2배인 2층의 2동(1동은 예비니)의 산막텐트를 잡았다면... 화장실 가기도 겁나게 될 것입니다. 그나마 일반 영지에서 관리사무소까지는 그 깔끄막이 덜한 편입니다.



이렇게 중간의 관리사무소에 왔습니다. 체크인은 비대면으로 가능하지만 여기에 한 번 와야 하는 이유는 쓰레기봉투를 사야 하기 때문입니다. 화순군 쓰레기봉투를 갖고 계시면 상관은 없지만 화순읍을 들려서 오신게 아니면 그럴 가능성은 낮으니 보통은 들려야 하는 곳입니다. 이 때 십원짜리를 가져 오시면 좋은데, 쓰레기봉투 가격(380원)은 현금으로만 받기 때문입니다. 남은 10원과 50원을 잘 활용하면 참 좋습니다. 관리사무소 앞에는 공용 냉장고와 전자레인지가 있어 캠핑의 음식 보관과 식사 메뉴의 폭을 늘리는 데 도움을 줍니다. 샤워장은 관리사무소 옆에 있는데, 동전식이라 동전교환기도 여기 있습니다.



BUT 그러나... 여기에는 비밀의 공간(?)도 하나 있는데 그 비밀의 공간이 잠시 열렸습니다. 이 날 모든 영지의 개수대에는 위와 같은 공지가 붙었습니다. 원래는 옥외 개수대를 쓸 수 있지만 주말에 갑자기 추워지면서 물을 잠가버린 것입니다. 대신 직원 전용으로 사용하는 개수대를 임시로 열어 놓았는데, 여기서는 따뜻한 물도 나옵니다. 원래 이 캠핑장은 온수는 화장실과 개수대 모두 '그런 거 없다'를 외치지만 지난 주말 한정으로 개수대 온수는 쓸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다음날 나름 참사(?)를 불렀습니다만.T_T

다시 하산을 계속해 일반 영지까지 내려옵니다. 일반 영지는 A~C로 나뉘지만 사실상 A와 나머지 영지 차이입니다. A 영지는 산쪽에 세워 놓은 나무 구조물 위에 있으며, 분류상으로는 데크 영지입니다. 물론 실제 데크가 있는 것은 아니고 그냥 이 나무 구조물에 바로 텐트를 칩니다.


이게 어딜 봐서 데크냐고 할 분들도 계시겠으나 어쨌거나 나무 구조물이라서 냉기나 습기가 올라오지는 않습니다. 또한 캠핑장을 내려다보는 뷰도 나름 독특합니다. 대신 단점도 있는데, 나무 테이블 위치까지 포함해 4.5m * 5.5m 정도의 크기라 거실형 텐트는 사실상 치기가 어렵습니다. 또한 나무 구조물 위라서 어떠한 경우에도 화로대를 쓰지 못합니다. 이건 주의사항이 적혀 있으니 '몰랐다'는 소리도 못 합니다.


일반 영지는 전부 쇄석 영지라서 물빠짐은 충분히 좋습니다. 크기도 5m * 8m 정도라서 웬만한 거실형 텐트나 타프셸 설치도 가능합니다. 앞쪽 영지 두 개(B1/B2)만 친환경차 전용이라 예약시 참고하시면 되며, 화로대 사용은 가능하니 고기를 숯불에 구워드시는 것이 바램이라면 B/C 영지를 잡으셔야 합니다.


3월 초. 나무는 여전히 갈색이고 땅 역시 대부분 그렇지만 자세히 보면 그 사이에 풀은 돋아나고 있습니다. 벌써 쑥이 나오고 있으니 봄은 우리 곁에 분명히 온 셈입니다.

피곤하다고 바로 잠을 자며 소 인증(?)을 할 수는 없어서 음료 한 잔을 테이블에 놓고 웹 서핑을 하고 채팅으로 'Dragon Dragon Die(?)'를 외치며 30분쯤 놀았으나... 결국 텐트 속으로 피신해야만 했습니다. 햇볕이 들어도 바람이 생각보다 세 체감 온도가 확 낮아졌기 때문입니다. 뜨거워진 바닥에 깔린 이불 속에서 그냥 영화 하나 틀고 쿨쿨~을 선택했습니다. 그렇지만 산막텐트는 바람을 완벽히 막아주는 것은 아니라서 공기에는 냉기가 좀 스며 옵니다.


그렇게 6시쯤 되었을 때 일찍 밥을 먹자는 결론을 내리고 밥을 짓고 화로대에 불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것은 최소한 플랜 B까지는 생각하고 준비해 오지만 훌륭한 화로대가 있는데 안 쓰는 것도 아깝죠. 그래서 더 추워지기 전에 고기를 굽자고 하고 바깥에서 숯불로 초벌구이를 하고 전실에서 가볍게 데워 마무리를 하는 것으로 하였습니다.



숯에 장작까지 더해서 불쇼를 벌이니 추위는 잊혀집니다. 이 불이 은은해질때 쯤 석쇠를 올리고 고기를 올립니다. 숯불의 특성상 비싼 고기를 올려봐야 도움이 안 되니 싸구려 돼지 갈비양념구이와 싸구려 쇠고기를 올립니다. 먼저 올린 쇠고기는 그야말로 버거킹(?)이 따로 없는 직화구이가 되었습니다. 가끔씩 뚜껑을 덮어 스모크향을 더 입히니 그야말로 미국식 미디엄 스테이크가 되었습니다. 돼지목살 양념구이도 똑같은 방식으로 지글지글~


이렇게 초벌로 구운 고기를 최대 파워로 높인 하이라이트 위 그리들에 올려 마무리 구이를 마칩니다. 미디엄 스테이크는 역시 우리나라 사람 입맛에는 좀 덜 익숙하다는 이유로 웰던으로 추가로 굽고, 양념구이는 그냥 열만 더 가하는 정도로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맛은... 쇠고기는 그야말로 미국식 스테이크 그 자체. 그냥 거기에서 더 나을 것도, 못할 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기대를 안 한 싸구려 돼지 양념구이는 그야말로 마포 돼지갈비집 못지 않은 맛이 나와서 그걸로 밥을 다 비웠습니다. 다음에 화로대에 고기를 구울 때는 양념구이를 애용해야지... 이렇게 또 하나의 경험치를 쌓았습니다.^^
배도 부르고 졸리기도 하여 다시 이불 속에서 소가 되기로 하였으나... 텐트 안 공기는 꽤 싸늘합니다. 아무리 산막텐트라지만 일반 텐트와는 비교가 안 되는 두꺼움을 자랑하는 물건이라서 입김이 나올 정도로 춥지는 않지만 바닥에서 띄워 놓은 물이 냉장고에서 갓 꺼낸듯이 시원함이 유지되는 수준이었습니다. 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뜨거운 등과 차가운 콧등의 반대된 감각을 즐기며(?) 잠을 청합니다. 그랬더니...


높은 깔끄막 위라서(대략 고도 360m 정도) 해는 잘 보입니다. 텐트가 붉게 빛날 때 일어나 허리를 펴고 정신을 가다듬은 뒤 밥 준비를 합니다. 차 위에는 서리가 한가득 앉았지만 해가 뜨니 그냥 눈 녹듯이 사라집니다. 햇볕 아래에서는 따뜻하여 아예 밖에서 조리를 생각하여 전기선을 바깥으로 빼고 하이라이트에 전기를 넣습니다.


날씨가 조금 추웠기에 이 날 아침은 쌀국수에 볶음밥을 골랐습니다. 쌀국수는 1인분 단위로 포장된 냉동을 골랐는데, 여기에서 문제가 벌어집니다. 국수를 2분 30초동안 삶으라 하였으나 이걸 찬물에 씻어내야 하는데, 바로 옆에 있는 개수대를 쓰지 못하니 열심히 넘치지 않게 냄비를 들고 깔끄막을 내려가야 했습니다. 그 사이에 쌀국수가 너무 익어서 불어버렸습니다. T_T 그나마 쌀국수는 고기도 꽤 들어서 국물은 괜찮았지만 면의 탄력이 죽어서 제 뱃속으로 대부분 들어갔습니다. 반대로 최대 화력으로 볶은 계란볶음밥은 두 번 뒤집기만 했어도 누룽지처럼 바삭하여 입 속을 즐겁게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밥을 먹고 뒷정리를 끝내니 오전 10시. 슬슬 캠핑장을 뒤로 할 시간이 왔습니다. 사실 다음달에는 다른 이유로 여기를 한 번 더 와야 하기에 아쉬운 느낌은 들지는 않았고, 이번에는 그냥 최단시간으로 고속도로를 타고 올라왔습니다. 좀 늦은 시간이었음에도 역시 지정체를 겪지 않고 부드럽게 올라올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차령터널은 빼고 말입니다.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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