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olf의 엉망진창 블로그

중립성 따윈 없는 여행/18禁/자동차/IT 제멋대로 1인 언론(?)

Electrosphere(컴퓨터)

[옛글] if... 인텔과 AMD가 이랬다면?(2012/9/7)

dolf 2023. 5. 31. 12:39

1. if...인텔이 StrongARM(XScale) 사업을 마벨에 매각하지 않았다면...

- 샌드포스(LSI) SSD 컨트롤러에 목을 매달며 '값만 비싼 구라 성능 SSD'라는 치욕을 당하며 삼성전자에 발리는(?) SSD 사업의 현재는 아마 없었으리라. 직접 StrongARM 기반 SSD 컨트롤러를 만들어 삼성과 멋진 승부를 하고 있었겠지. 지금 마벨이 삼성과 엎치락 뒤치락하는 SSD 컨트롤러 제조사로 불리게 된것도 결국 StrongARM을 인수하면서 얻은 ARM 아키텍처 덕분이니.

- 엔비디아가 Tegra라는 X판 AP로 안드로이드 태블릿 시장을 능욕(?)하지 못하도록 했으리라. 인텔은 StrongARM 시절부터 여기에 들어가던 그래픽 코어 제조사인 Imagination(PowerVR)과 관계가 좋았고, PowerVR 그래픽 코어는 지금 AP 시장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는 코어이고 PSVita에도 들어갈 정도로 일단 3D 성능 검증을 받은 모델이니 여기에 통신 모듈만 결합했다면 바로 AP 완성. 그랬다면 최소한 엔비디아나 Ti가 차지했던 위치 정도는 인텔이 가볍게 먹고 들어갈 수 있었을테고, X판 동영상 처리에 배터리 킬러인 Tegra를 눈물을 머금고 쓸 일도 없었을 것.

2. if... AMD가 Imageon 사업부를 퀄컴에 매각하지 않았다면...

- 당연히 퀄컴 Snapdragon AP가 지금처럼 존재하지 않았을 것. Snapdragon의 그래픽 코어인 Adreno가 바로 AMD Imageon의 이름을 바꾼 것이니. 그러면 퀄컴의 입지는 지금보다 더 좁아졌을 것이며, 그 자리는 다른 회사의 몫이거나 새로운 회사가 뛰어들 수 있는 공간이 되었을지도 모를 일.

- AMD가 무럭무럭 커지는 모바일 시장에서 지금처럼 손가락만 빨고 있지는 않았을 것. 최소한 유력 그래픽 코어 제조사로서 여러 곳에 설계를 팔면서 나름대로 돈을 만져볼 수 있었을테고, MIPS를 더 빨리 버리고 ARM 라이선스를 받은 뒤 어딘가 통신 모듈 개발사 하나를 사들여 자체적인 AP를 만들었다면 인텔이 삽질하는 동안 나름대로 임베디드 시장에서 짭짤한 수익을 얻을 수 있었겠지. 돈도 없어 경쟁력도 나빠지는 CPU와 그래픽 프로세서 시장에 공급해줄 돈줄도 되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업종 변화도 할 수 있는, 과거의 AMD처럼 다양한 반도체를 다루는 기업으로 다시 변신할 수도 있으니 일거 양득.



하지만 현실은...

인텔은 여전히 ARM 라이선스에 대해 움직임이 없고, 샌드포스에 목을 매단 결과 경쟁력이 빵점이 된 330과 520 SSD를 인텔의 이름값으로 근근히 팔고 사는, 과거 세계 1위 SSD 제조사로서의 명성은 간데 없는 상황. 오히려 라이트온같은 인텔 입장에서는 '듣보잡'인 넘들이 갑자기 시장을 키웠고, 삼성은 부동의 1위 SSD 제조사가 되어 버렸다. 이를 우야노.

더군다나 그렇게나 보급형 및 워크스테이션 그래픽 프로세서 시장에서 견제를 한 결과 반쯤 죽여놓는 데 성공했던 엔비디아가 Tegra를 내세워 콧대가 세진 상황을 허용했다. 인텔이 아톰에 그렇게 미련을 버리지 못한 결과 눈의 가시 하나가 부활했고, 오히려 인텔이 밀고 있던 아톰 프로세서와 WiMAX(Wibro)는 모바일 시장에서 암흑천지가 되었으니... 참으로 불쌍한 인텔이다.

AMD는 더 불쌍하다. 만드는 CPU는 인텔의 한 세대 구형 모델에도 처참이 박살나는 성능을 보여주고, 그래픽 프로세서마저 엔비디아의 '우리가 CUDA에 목숨걸줄 알았지. 그건 훼이크다!'에 속아 레이디언 HD 7000 시리즈도 철저히 박살나고 있는 중. 거기다 AMD가 판 기술들은 다른 회사에서 대박을 치고 있고, AMD는 MIPS를 사겠다는 허무맹랑한 소문만 퍼트리며 임베디드/모바일 시장에서 자살하는 중. 참으로 구원할 방법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