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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추암 야영장 - 대한민국 해변 캠핑장의 최고봉

dolf 2023. 6. 21. 12:27

우리나라 현대 캠핑의 시작은 낚시와 등산에서 시작되었다 해도 좋기에 당연히 바닷가에서도 캠핑을 즐깁니다. 그리고 현대 대한민국 오토캠핑은 경포대에서 시작되었기에 바닷가에서의 캠핑은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그렇지만 의외로 정말 바닷가 뷰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캠핑장은 많지 않은데, 대체로는 '걸어서 해변에 갈 수 있다' 정도에 가깝습니다. 그렇지만 정말 파도 소리를 제대로 자면서 들을 수 있는, 정말 제대로 된 바닷가 뷰 캠핑장이 있다면 귀가 번쩍하겠죠? 정말 그런 곳이 있습니다. 사실 이 글을 쓰면서도(이미 너무 유명해졌지만) 이걸 괜히 소개해서 '내가 갈 기회를 더 빼앗기는거 아닌가?'하는 후회가 들 정도입니다. 자~ 떠나자~ 동해바다로~

 

■ 동해시공영 추암 오토캠핑장

- 사이트 수: 오토캠핑 32사이트, 일반캠핑 10사이트
- 샤워장: 있음(유료)
- 개수대/화장실 온수: 나오기는 나오는데...T_T
- 전기: 제공
- 매점: 해수욕장 주변에 많음.
- 사이트 타입: 쇄석
- 테이블: 없음
- 기타 사항: 장작 금지(하지만 비밀리에...)

 

동해시에서 운영하는 캠핑장은 망상오토캠핑리조트(구 망상제1캠핑장), 망상제2캠핑장, 무릉힐링캠핑장이 있고 이 추암캠핑장이 가장 막내입니다. 사실 더 정확히 말하면 2019년 강릉-동해 산불로 구 망상제1캠핑장이 정말 깡그리 타버렸고(다행히 건너편의 망상제2캠핑장은 무사했습니다.), 이걸 그냥 재건한 것이 아니라 싹 갈아 엎어 망상오토캠핑리조트를 만든 것이라 이 쪽이 더 최신이긴 합니다만 어쨌거나... 추암 해변 주변의 상가 등을 역시 갈아 엎으면서 만든 것이 이 캠핑장입니다. 물론 상가와 캠핑장만 겨우 만든 시점에서 오픈한 것이고 실제 주변 출입구 정리, 촛대바위 주변 정리, 추암조각공원 공사 등이 작년까지 계속 이뤄지긴 했습니다.

하여간 이렇게 해변 주변을 싹 갈아 엎어 시설을 만들었기에 해변 및 주변 상가, 그리고 캠핑장의 경계라는 것이 사실상 없습니다. 자동차야 통제를 하지만 걷는 사람에게 있어 캠핑장과 나머지 구역을 구분하는 것은 없다고 해도 좋습니다. 그래서 그냥 쓱 걷다보면 횟집과 커피전문점, 편의점 등이 그냥 나옵니다. 걸어서 동해대게마을도 갈 수 있으니 그냥 뭐 해먹지 않고 저녁에 회파티, 게파티를 벌여도 됩니다. 물론 이럴거면 왜 캠핑을 왔냐는 말은 나오겠습니다만.^^ 바로 마실 음료 등을 굳이 싸오지 않아도 시원하게 마실 수 있다는 점은 적지 않은 메리트입니다.


사이트는 평지에 있는 오토캠핑 사이트와 산쪽에 있는 일반 사이트로 나뉩니다. 오토캠핑 사이트는 주차공간과 개별 수도(개수대가 아닙니다. 그냥 수도꼭지.), 영지가 있고 일반 사이트는 산비탈에 2층으로 되어 있습니다. 일단 위 사진은 일반 사이트지만, 아래에 주차장이 있어 그냥 계단만 오르는 수고를 하면 됩니다. 영지는 쇄석 영지로서 물빠짐이 좋고 넓은 편이라 거실형 텐트를 치고도 여유가 꽤 있습니다. 이건 일반/오토 사이트 모두 공통 사항입니다. 대신 테이블을 제공해주지 않으니 테이블은 꼭 갖고 오셔야 합니다. 전기 공급용 릴은 10m 정도만 되어도 불편이 없습니다.


사실 이렇게만 적으면 그냥 시설 깔끔하고 편의성 좋은 캠핑장 정도로 그치지만... 이 캠핑장의 최대의 장점은 바로 이 '뷰'입니다. 그냥 바로 추암해변이 붙어 있어서 일반 사이트에서는 멋진 뷰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잘 때 제대로 된 파도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이런 소리를 소음으로 여기는 분들도 계시지만, 이런 분들은 캠핑을 취미로 보통 갖지 않죠. 정말 저녁에 텐트 밖에 의자 하나 갖다 놓으면 이만한 힐링도 따로 없습니다. 이 캠핑장 최대의 장점은 바로 이 입지입니다!!! 두 번 강조합니다. 이 입지야말로 다른 장점 이상입니다!!!

일반 사이트의 경우 나름 신기한 구경도 할 수 있는데, 바로 '바다열차'입니다. 현재는 오전 9시 전후로 열차가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바다열차가 폐지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동해선 공사가 끝나면 여기에 최소한 ITX-새마을이라도 갈거라 기차길 옆 캠핑장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2030년에 동해선 신선 계획은 있지만 그래도 이 선로를 폐선하는건 아니라서 기차 가는 캠핑장의 지위는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바닷가에 왔으면 즐길 거리도 있어야죠? 기차 구경이야 일반 사이트의 특권이라 오토캠핑 사이트에서는 누리기 어려우니 여기서 이 캠핑장에 와서 즐길 다른 것들을 소개합니다.


- 일출: 당연히 동해안에 왔으면 일출 구경을 해야죠. 바닷가 바로 옆에 있는 캠핑장 특성상 그냥 텐트 문 열고 나오면 그냥 그 자리에서 일출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얼마나 눈이 호강하는지요? 다만 날씨가 맑길 바래야 합니다만.

- 촛대바위: 애국가에도 나오는 그 촛대바위 구경은 해야죠. 해암정과 조각공원쪽에서 들어올 수 있고, 조금 걸어야 하지만 다리가 불편하지 않은 분이라면 크게 부담이 가지는 않습니다. 조각공원도 한 번 둘러보고 이 출렁다리도 넘어보면 운동 됩니다. 저녁 드시기 전에 배를 꺼트릴 목적으로 한 번 걸어보심이 어떨지요?

- 증산해변: 추암해변은 사실 그 자체가 하나의 해변이 아닙니다. 동해쪽에 있으면 추암이요, 삼척쪽에 있으면 증산해변입니다. 예. 일반 사이트 산비탈 바로 뒷쪽은 동해가 아닌 삼척입니다. 여기까지 슬슬 운동 삼아 걸을 수 있고, 일반 사이트 옆으로 해변길을 걸어서 삼척쪽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 이사부사자공원: 일반 사이트 옆 산책로로 쭉쭉 가다보면 삼척쪽에 나오는 공원입니다. 조금 걷기는 해야 하지만 역시 부담이 크지는 않습니다. 가족끼리 오셨다면 더욱 갈만합니다.

■ 총평

추암 캠핑장은 이만한 입지를 지닌 바닷가 캠핑장이 그리 없을 정도로 우월한 입지와 멋진 뷰, 그리고 편의 시설과 주변 관광지까지 충분하고 남을 정도로 갖춰진 곳입니다. 진짜 이렇게 칭찬할만한 캠핑장도 얼마 없을 정도이며, 그 장점은 위에 지겹게도 적었습니다. 진짜 '내가 예약하려고 남을 못 가게 하려 소개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곳입니다.

물론 이 세상에 완벽한 캠핑장은 없습니다. 단점을 찾자면 찾을 수는 있는데, 사실 물을 쓰기가 좀 불편합니다. 물을 받고 설겆이를 할 수 있는 개수대가 관리동에 딱 하나 뿐입니다. 물론 오토캠핑 사이트는 수도꼭지가 있긴 하지만 여기서 설겆이를 하기는 어렵습니다. 일반 사이트의 경우 각 층에 개수개가 있기는 한데, 늦봄~초가을에만 쓸 수 있고 나머지 계절은 동파 방지를 위해 운영을 안 합니다. 일반 사이트나 오토캠핑 사이트에서도 좀 바깥쪽에 있다면 이 부분이 꽤나 귀찮아집니다. 일단 겨울에도 온수는 나오지만 온수기의 용량이 작아서 그냥 손이 땡땡 얼기 직전 상태의 물이라 생각하심이 좋습니다.

또한 해변에 바로 붙어 있다보니 경우에 따라서는 해변에 온 다른 사람들로 인한 소음이 있을 수 있습니다. 보통 느껴지는 소음은 해변에서 쏘는 폭죽이죠. 이것도 어디까지나 너무 늦지 않은 밤 까지의 이야기라서 자다 깰 정도는 아니지만, 일찍 자는 분들은 초기 수면이 방해될 수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