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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2.75%... 명분과 현실이 너무 다른데 어쩌나?!

dolf 2025. 2. 26. 09:51

어제 한국은행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3.0%에서 2.75%에서 낮췄습니다. 어차피 금리는 언젠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으니 그 자체는 빠르건 늦건 이뤄질 것이라는 점은 분명했습니다. 다만 왜 하필 '지금'이냐는 부분은 생각을 해봐야 할 듯 한데, 일단 한국은행이 뭐라 했는지 한 번 보고 넘어갑니다.

 

 

한국은행 총재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기는 했습니다만, 요약하면 '화투장의 미친 관세 깽판에 대한 대응', 그리고 '내수가 망해서 살려야해~'로 요약됩니다. 성장률 전망치도 낮추면서 '이게 다 10년동안 사회가 구조조정을 안 해서 그래'라는 말을 했는데, 속 시원하다는 반응도 있기는 하지만 여기에 정치권과 국민에게만 책임을 돌리고 한국은행 자체에 대한 반성이 전혀 없었다는 점은 전형적인 내로남불로 보여 불편하기는 합니다. 이 성장률 이야기는 이번 까기와 좀 다른 이야기라 따로 적지는 않기로 합니다.

 

어차피 금리는 언젠가 내릴 것이라는 점은 가장 처음에 적었는데 이게 왜 문제냐 할 분이 계실 것입니다. 예. 결국 내리는 그 자체는 변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왜 지금 내리는지, 그리고 내리는 명분이 옳은지는 생각을 해봐야 합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한국은행이 헛소리를 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경알못이 전문가가 내린 결정을 왜 까냐고 권위를 내세워 반발하신다면 할 말은 없습니다만, 시기에 대한 선택과 명분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일단 금리를 낮추면 발생하는 긍정적인 효과는 목돈을 빌릴 때 부담이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즉 상대적으로 큰 물건을 맘먹고 지르거나 돈을 빌려 사업을 늘리려는 생각이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그래서 명분만 따지면 내수 진작을 위해 금리를 낮춘다는 말 자체는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일단 표면적이고 이론적인 명분으로는 말이죠.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의 내수 문제는 원인이 전혀 다르다는 것에서 한국은행의 판단이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입니다. 현재 내수가 완전히 얼어붙은 것은 물가 폭등이 일차적인 원인입니다. 그것도 한국은행이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것 보다 훨씬 높게 말입니다. 즉 기초적으로 먹고 입는 것 부터 물가가 왕창 올라서 아예 돈을 안 쓴다는 것입니다. 시중에서 돈이 돌아야 하는데 시장이건 마트건 돈이 안 돕니다. 자영업자들은 사람들이 안 오니 한계에 올려서 폐업을 선택하고 있구요.

 

이 상황에서 금리를 낮추는 것은 어떠한 영향을 줄까요? 오히려 현재의 내수 부진에는 더욱 박차를 가합니다. 먼저 미국과 금리 차이가 더 커진 만큼 환율이 오르게 됩니다. 대한민국 물가 폭등을 부추기는 가장 큰 명분이 바로 원자재의 가격 상승인데, 수입을 하는 원자재는 전부 가격이 오릅니다. 즉 물가에 대한 압력은 더욱 강해지며 사람들은 더욱 돈을 안 쓰게 됩니다. 기름값 오른다고 대중교통 요금도 올리고 전기요금도, 가스요금도, 수도요금도 올립니다. 이미 수도권 지하철 요금은 오르는게 확정이 났죠. 월급이 안 오르는데 물가만 팍팍 오르면 정말 삶의 최소한의 유지 수준에만 돈을 씁니다.

 

금리가 낮아졌으니 창업을 더 하지 않냐구요? 지금도 마진이 없어서 빚에 허덕이는데 사람들이 물가가 더 올라 지출을 더 줄이면 금리가 낮아져도 무슨 의미가 있는지요? 이자가 낮아져봐야 돈을 갚을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낮아지는 상황에서 돈을 더 빌리라는 말은 그냥 더 크게 망하라는 말의 다른 표현일 뿐입니다.

 

지방의 이거 없애자고 한국은행이 내수를 망치자고 선언한게 이번 금리인하입니다

 

딱 하나, 금리가 낮아져서 만세를 외칠 내수 부분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부동산입니다. 부동산의 취득에 드는 금융 비용은 분명히 낮아집니다. 한국은행의 실제 움직임도 딱 여기에 집중되어 있는데, 대출 금리를 낮추라고 은행들을 압박하고 있는 것입니다. 대출 금리 문제와 함께 문제가 되고 있는 너무 낮은 이자율에 대해서 한국은행은 한 마디도 안 했습니다. 예. 한국은행이 금리를 낮추며 발표한 내수 진작은 결국 부동산에 불붙이겠다는 한 가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환율이 엉망이 되고 수입물가가 왕창 오르고 시중 물가가 작살이 나도 일단 이번에 관심사로 두지 않았습니다. 한국은행의 최우선 과제가 물가에 대한 관리임에도 그걸 사실상 포기하고 부동산 올인에 나선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 영감탱이가 경제 전쟁을 하자고 하면 맞대응을 해야지 맞아주는게 답이 아닙니다

 

이 결과는 돈이 썩어나는 사람들, 그리고 아파트를 지르려는 사람들만 행복할 뿐 아파트는 커녕 빌라조차 사는 것을 꿈도 못 꾸는 사람들의 삶을 더욱 쪼그라들게 만들 것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화투장의 미친 관세 전쟁은 수출에 대한 부담만 키우는게 아니라 수입 물가도 강제로 더 올리는 효과를 내는 이상(화투장만 관세를 걸고 우리는 안 건다... 이건 전 세계의 호구라는 것을 증명할 뿐입니다.) 명분으로 건 내수 진작은 부동산만 들썩일 뿐 진짜 시장 내수는 처참하게 더 박살나는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저는 봅니다. 이 때 한국은행에서는 누구 탓을 할까요? 다 국민이 멍청한 탓이라고 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