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olf의 엉망진창 블로그

중립성 따윈 없는 여행/18禁/자동차/IT 제멋대로 1인 언론(?)

Outdoor Life(캠핑|여행|온천)/ゆるキャン△(캠핑)

앵봉산 가족캠핑장 - 폭염에 죽고 환경에 구원받다(2025/7/26)

dolf 2025. 7. 28. 13:22

아... 전국이 폭염으로 지옥입니다. 폭염의 마지막 구원처라는 태백조차 폭염 상황이고 이제는 한라산 중턱 올라가야만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아무리 여름, 그리고 7~8월 휴가 시즌이 캠핑의 절정이라고 하지만 이렇게 불타서는 캠핑이고 뭐고 에어컨의 영향권 밖을 벗어나고 싶은 생각이 전혀 들지 않습니다. 그래서 전국의 캠핑장이 다 꽉 차있음에도 경우에 따라서 틈(취소)이 발생하는데, 그 틈을 잡아서 예정에 없던 캠핑을 한 것이 이번 지옥(?)의 시작입니다.

 

 

자, 그래서 이번 지옥은 어디일까요? 여름에는 잡기도 거의 불가능한 그런 캠핑장입니다. 시설면, 그리고 입지면에서 서울 사람이라면 누구나 군침을 흘릴만한 곳에 있습니다. 보통은 겨울에만 잡을 수 있던 그 곳, 바로 앵봉산입니다. 그리고 이 캠핑장에서 폭염으로 인한 죽음의 Death의 기운을 맛보고, 반대로 이 캠핑장의 시설과 주변 환경 덕분에 사는 경험을 하고 왔습니다.

 

아, 이번 캠핑은 정말 저 죽음의 Death를 경험한 덕분에 캠핑장 시설 관련 사진이 좀 부실(?)하니 관련된 부분은 올해 초의 겨울 캠핑 버전을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앵봉산 가족캠핑장 - 운치를 버리고 편리함을 챙기다(2025/1/18)

너무나 당연해 굳이 적을 필요가 없지만, 가까운 캠핑장은 늘 경쟁이 치열하다 못해 불이 납니다. 그것도 2,000만명 이상이 바글대는 수도권이면 더 적어야 손가락만 아프죠. 그래서 경쟁에서 낙

adolfkim.tistory.com

 

 

■ 은평구 시설관리공단 앵봉산 가족캠핑장

- 사이트 수: 일반 25 사이트 / 글램핑 3 사이트
- 샤워장: 있음(화장실 내)
- 개수대/화장실 온수: 겨울은 잘 나오나 여름은 그런 거 없음. 화장실 냉방 끝내줌!!!
- 전기: 제공(600W 제한이나 실제로는 그 이상 가능)
- 매점: 없음(도로로 나가면 옆건물에 편의점 있음 / 길 건너편 롯데몰)
- 사이트 타입: 데크
- 테이블: 제공
- 체크인/아웃: 오후 2시/오전 11시
- 무선 네트워크: 인서울임에도 그런 거 없음!!!!!
- 기타 사항: 카트(전동 포함) 제공, 계단형 영지, 다회용기 대여 서비스

 

캠핑 날짜가 다가올수록 역대급 폭염이 확정권에 들어왔기에 캠핑 계획은 여러모로 수정이 이뤄졌습니다. 폭염 아래에서는 에어컨을 켜도 실내에서 버티기가 어려운 이상 텐트만 쳐놓은 뒤 해가 질 때 까지 다른 곳으로 피난(?)을 갔다 저녁에 돌아오고, 불을 때면서 밥을 해먹는 것도 고역이라 저녁을 조금 이르게 다른 곳에서 먹고 온 뒤 늦게 간식 개념으로 가벼운 것을 최대한 불을 때지 않고 해먹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습니다. 다음 날 역시 해가 뜨면 기온이 급격히 오를 것이 분명한 만큼 최대한 빠르게 아침을 해먹고 철수를 서두르기로 했습니다. 사실 전체적인 캠핑은 이 계획대로 이뤄지긴 했습니다. 하지만...

 

 

그 폭염이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을 뿐입니다. 캠핑장 체크인이 오후 2시이며, 2시~4시 사이가 폭염이 절정인 만큼 1분이라도 빠르게 텐트를 치기 위해 칼같이 캠핑장에 도착했으나 입구부터 불안한 마음이 듭니다. 야외 개수대에는 쿨링 포그가 작동하기 시작합니다. 이 캠핑장을 여름 시즌에는 온 적이 없다보니 이런게 있다는 것도 처음 봤습니다.

 

일단 이번 캠핑은 시간 순서대로 글을 적지만 그 사진은 절대 시간 순서대로 가지는 않습니다. 정확히는 폭염 때문에 찍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야간이나 다음날 아침에 찍은 사진이 들어가기에 이건 조금 양해 말씀을 드립니다.

 

 

입이 아프게 적지만 앵봉산 캠핑장은 오토캠핑장이 아니라서 주차장과 영지가 분리되어 있습니다. 캠핑장 규모가 그렇게 큰 편은 아니라서 주차장도 큰 편은 아닙니다. 

 

 

 

이 구조때문에 짐을 나르기가 아무래도 불편할 수 밖에 없는데, 관리사무소에서 카트 대여 서비스를 해줍니다. 대형 전동 카트도 두 대 있지만 이건 정말 잡는게 쉽지 않죠. 이번에는 그냥 수동 카트 두 대로 끙끙대며 영지까지 끌고 왔습니다. 그나마 상대적으로 가까운 영지를 잡았기에 다행이었지 가장 끝 영지였으면 무슨 지옥을 봤을까 지금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봉산 캠핑장의 첫 번째 장점은 아무래도 몇 년 되지 않은 좋은 시설입니다. 모든 영지가 데크이기에 여름에는 비가 내려도 물이 고이지 않고 건조도 빠르며, 겨울에도 눈 치우기가 쉽고 냉기도 덜 올라옵니다. 매트만 적당하면 등도 편하죠. 이전 포스팅에서도 적었지만 영지마다 데크 크기가 천차만별인게 단점이지만, 이번에는 작지 않은 영지를 잡았으니 오히려 여유롭습니다. 테이블도 제공해주고 여기는 쇄석이 깔려 있습니다. 즉 텐트를 안 치는 곳에서도 물빠짐이 좋습니다.

 

 

그렇지만 이 캠핑장 최대의 단점은 계속 강조하지만 급경사입니다. 계단형으로 영지가 배치되어 있는데, 위 안내도를 90도로 돌리면 이해가 빠릅니다. 이 각도로 영지가 급격히 올라갑니다. 기온은 37도, 실제로는 콘크리트 도로에서 올라오는 살인의 열기와 불타는 햇볕 아래 카트를 끌고 올라간다... 그 자체만으로 일사병과 열사병 걱정을 해야만 합니다. 겨울에는 제설을 해도 미끄러운게 문제라면 이러한 폭염 상황에서는 체력을 텐트를 치기 전부터 다 빼앗아 버립니다.

 

이미 짐을 내리기 시작한 단계부터 체력을 절반 이상 썼고, 그라운드시트를 깔고 이너텐트를 올린 뒤 플라이를 올린 단계에서 체력이 바닥이 났습니다. 그 상태에서 실내에서 매트를 깔고 해야 하는데 불에 달궈진 데크는 발이 익을 정도로 뜨겁고 세워진 뒤 몇 분 되지도 않은 텐트는 사우나 상태입니다. 그 상태에서 몇 분 작업을 하니 어지럼증과 구역질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예. 전형적인 일사병 증상입니다. 물로 목을 축여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아 이대로 계속 작업하다가는 죽겠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하지만 이 캠핑장의 숨겨진(?) 장점 하나가 목숨을 구합니다. 바로 화장실입니다. 이 캠핑장의 화장실은 샤워장을 겸하는데, 겨울에는 히터가 빵빵하고 여름에는 에어컨이 빵빵합니다. 화장실로 도망쳐 10분간 몸을 식히니 정말 위기는 넘어갑니다. 이후에는 매트만 펴고 짐만 넣은 뒤 바로 차로 기어갑니다. 텐트에 데크팩을 박아 고정할 생각조차 안 들 정도로 체력에 한계가 왔습니다. 

 

 

아, 추가로 개수대 관련 내용도 적습니다. 앞에서 적은 실외 개수대 이외에도 실내 개수대도 있는데 여기에는 전자레인지가 비치되어 있습니다. 또한 정수기가 장착된 개수대도 있는데, 시원한 물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맑은 물로 밥해먹길 바라는 분께는 나쁘지 않습니다. 이 폭염에는 정수기 물도 미지근을 넘어 따끈합니다.T_T

 

 

그리고 올 여름 시즌에는 약간 시설이 바뀐게 있는데, 정확히는 시설이 아닌 정책이 바뀐 것입니다. 일회용품 절감 캠페인의 일부로 다회용기 무료 대여 서비스를 시작한 것인데, 화장실 옆에 이러한 다회용기가 비치되어 있습니다. 그냥 필요한 사람은 가져다 쓰고 대충 설겆이 후 반납하면 됩니다. 

 

어떻게든 차로 기어간 뒤 가까운 편의점에 가서 스포츠 드링크 1L를 원샷을 때린 뒤 에어컨을 최대한 가동하고 그늘에서 30분동안 어지럼증이 가라앉을 때 까지 + 물 1L 원샷의 부작용으로 더부룩해진 배가 가라앉을 때 까지 휴식을 취하고 다음 일정을 논의합니다. 처음에는 캠핑장 건너편의 롯데몰 은평에서 영화를 본 뒤 장을 보고 해가 진 뒤 캠핑장으로 복귀하자는 계획이었으나 함께 간 분이 영화가 볼 것이 없다 + 시간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부분을 동의하지 않아 대신 플랜 B로 파주를 향해 차를 몹니다.

 

도너츠를 사고...

 

존슨도 끓이고...

 

가배도 마시며 피서중...

 

파주를 갔으면 해야 할 일이 두 가지가 있죠. 예. 아는 사람만 안다는 파주의 가성비 도너츠, 조은도너츠에 가서 도너츠 한 박스를 사들고 파주식 존슨을 먹으러 갑니다. 다만 이번에는 함께 간 분의 취향 문제로 똑같은 파주식이라도 푹 끓이면 맛이 진한 삼거리식당이 아닌 의정부식에 더 가까운 정미식당으로 갔습니다. 늦은 점저(?)를 존슨으로 해결하며 잃어버린 기력을 보충합니다. 남은 시간은 그 근처에 있는 별다방에서 시원한 드립 커피를 빨면서 보냅니다. 이후 해가 지기 시작할 때 서울로 돌아와 롯데몰 은평에 있는 롯데마트에서 장을 보고 간식으로 먹을 무언가를 사들고 복귀합니다.

 

 

이러한 일련의 해프닝에서 이 캠핑장의 또 다른 특징이자 장점을 맛볼 수 있습니다. 예. 일단 구석이지만 서울에 있는 캠핑장이고, 더군다나 그 입지가 은평뉴타운의 핵심 지역인 구파발역 주변이라서 장을 보거나 아예 장보기를 포기하고 밖에서 먹고 들어오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더군다나 여기 있는 롯데마트는 공간 대부분을 먹거리로 올인한 그랑그로서리 매장이라 더욱 캠핑장에서 먹고 마실 것을 조달하기에 유리합니다. 어차피 쓰레기 봉투도 사야 하니 여기에 들리는 것은 거의 필수 사항에 가깝습니다. 또한 주변에 북한산, 고양, 파주, 김포 등 놀러 갈 곳도 많아서 이러한 폭염 상황에서 시간을 죽이기도 정말 고민이 없습니다.

 

 

 

해가 완전히 진 캠핑장은 여전히 땅에서 올라오는 열기로 가득하지만 그나마 머리 위로 내리 쬐는 살인광선(?)이 없다는 그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여기에 어떻게든 설치하고 도망간 캠핑용 에어컨이 계속 작동하면서 실내 공기를 어느 정도 식혀 놓아 텐트 안에 들어가면 최소한 살만한 상황이 됩니다. 에어컨이 없는 분들은 어떻게든 자기 나름대로 최대한 불타지 않게 저녁을 보내는 길을 찾고 계셨습니다.

 

 

마무리하지 못한 잠자리 준비를 대충 마친 뒤 조달해온 간식을 꺼냅니다. 저녁을 일찍 먹었으니 가볍게 레귤러 사이즈 피자 한 판을 은평뉴타운에서 조달하여 두 명이 나눠 먹고 휴식을 취합니다. 에어컨의 풀 가동 결과 잠자리는 나름 쾌적하지만 산 밑의 높은 습도는 에어컨만으로는 다 잡지는 못해 새벽이 될수록 좀 꿉꿉한 느낌이 남는게 아쉬움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아침이 왔고... 해가 뜨기 시작하는 오전 5시 반에 일어나 간단히 씻고 본격적인 밥 준비를 시작합니다. 다만 여기서도 캠핑장의 입지(즉 인서울) 특성을 최대한 살려서 밥 준비를 합니다. 차에 시동을 걸고 연신내로 나가서...

 

 

맥모닝을 조달해 옵니다. 물론 이건 서브 메뉴고 본 메뉴는 따로 있지만 아침에 마실 아이스커피를 조달할 겸 에어컨을 최대한 켜고 차를 달려 다시 캠핑장으로 돌아와 아침을 준비합니다. 솔직히 이런 엽기성을 발휘할 수 있는 캠핑장도 많지 않죠. 굳이 다른 지역에서 하자면 설악동야영장에서 차를 좀 달려서 속초 맥도날드 DT에 가는 정도가 있겠죠.

 

 

 

불타는 폭염 아침에 뜨거운 것을 먹는 것은 부담스러워 메인 메뉴는 시원한 것으로 준비했는데, 김치말이국수가 이번에 고른 메뉴였습니다. 면만 간단히 강염버너로 빠르게 삶은 뒤 물에 여러 번 씻어 차게 준비하고, 여기에 시원한 육수와 김치조각, 참기름을 부어 완성. 커피와 함께 후루룩거리며 번개처럼 마무리를 짓습니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이미 텐트로 해가 비치며 기온이 급격히 오르는 상황. 이후 30분동안 번개처럼 철수를 했지만 상반신은 땀으로 푹 젖었습니다. 

 

나쁜 뷰와 편리함을 등가교환으로 바꾸다

 

예정에 없이 기획된 폭염하의 캠핑. 정말 이번 캠핑은 여러 교훈(?)을 주었습니다. 오랜 기간동안 여름 캠핑을 다녔지만 이처럼 심각한 일사병에 고생한 적도 처음이었고, 반대로 그 일사병의 위기 탈출 넘버원(?)이 된 것도 이 캠핑장의 시설, 그리고 주변 입지 특유의 다양한 시설이었습니다. 정말 어디 외진 산 속의 캠핑장이었다면 편의점도 근처에 없었을 것이며 폭염에 어디 도망가 있을만한 곳도 없었을 것입니다. 운치는 갖다 버린 캠핑장이지만 그 운치와 엿바꾼 주변 환경은 폭염 캠핑의 최후의 안전장치였습니다.

 

그래서 이 다음 캠핑은... 일사병 걱정이 없는 곳으로 갑니다. 덕유산 날림캠핑 Part 2... 조만간 개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