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W20은 내 주력이 되어주었을지도 모를 엔진오일이었다! 그런 오일을 버린 네가 할 말이냐! 엔진오일 교환이라는걸 모르고 있군. 5W20은 언제나 연비를 따지는 사람이 고르지만 저소음같은 목표를 쫒으려 하기 때문에 언제나 과격한 환상밖에 갖지 못해! 하지만 5W20 교체 후에는 원대하지 않은 연비 향상이라고 해도 엔진 소음과 고부하 주행에 불리한 문제에 휘말려버리니까 사람들은 그걸 싫어해 5W20같은 저점도 엔진오일에서 몸을 빼 피하려고 하지. 그러니까... 엔진이 아까웠으면 차에 저점도 엔진오일을 넣었겠냐! 웃기지 마! 고작해야 뒷점도 10 차이야! 5W30으로 밀어내주겠어! 연비 다운이라고?! 차의 연비가 밀리고있다?! 잘 만든 5W30은 겉치레가 아니야! 뭐야? 뭐가 일어나는거냐? 뭐가 문제였지? 완벽한 엔진오일이었는데... 네 놈처럼 서두르지만 않는다면 5W30에 절망하진 않아! |
시작부터 아저씨 유머 수준의 오래된 패러디로 시작을 했습니다만, 지난 번 엔진오일 교환에 대한 초기 수준의 리포트 이야기입니다. 사진을 찍어 자랑(?)하는 성격은 없다보니 사진은 전무한 블로그가 되고 있는데, 이번에도 일단 사진따윈 없습니다.^^
지금까지 똥개에 넣었던 엔진오일은 5W20이었습니다. 정확히는 똥개가 쇼커에 납치(?)되어 개조 괴견(?)이 되기 전까지 이걸 썼는데, 좋은 소리도 없지만 나쁜 소리도 없는 회색의 엔진오일(?)인 Mobil1 EP 5W20이 똥개에 들어갔는데, 물론 이 친구가 원래 먹어야 하는 것은 5W30은 맞기에(후기형인 S-TEC III + CVT 조합부터 5W20으로 오일이 바뀝니다. S-TEC II + AT는 5W30입니다.) 연비가 조금 더 나아지고 액셀 반응이 꽤 좋아진 대신 확실히 소음(쇠 깎이는 소리)은 더 늘어난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그러다 쇼커에 납치된 직후 쇼커 조직의 사정(?)으로 5W20급 엔진오일이 없어 지금까지 써본적이 없던 페트로나스 0W20을 썼습니다. 뭐 액셀 반응이나 연비는 나쁘지 않았는데, 예상을 뛰어 넘는 문제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바로 엄청난 증발이었습니다. 전에 5W20을 쓸 때는 3.5L 정도가 첨가제와 함께 들어가고, 나머지 500ml는 중간에 한 번 보충해주는 정도로 투입을 하여 10,000km를 뛰었는데 딱히 오일 부족 문제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0W20은 6,000km만 뛰었음에도 오일 하한선 밑으로 간신히 게이지 끝에 찍힐까 말까한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개조 똥개가 된 직후 부작용이 없는지만 체크해보고 거의 4,000km 이상을 방치한 저도 문제가 있지만 이 정도로 증발이 심할거라는 예상은 못 했기에 살짝 충격을 받았습니다. 급히 집에 예비용(아버지 똥개용)으로 굴러다니던 Kixx PAO 5W30 한병 조금 넘게를 투입하여 적정 수준을 맞추긴 했습니다만 예상치 못한 문제인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하여간 이렇게 급한 불을 끄고 다시 오일을 바꿀 시기가 왔습니다만, 앞의 0W20의 증발 문제때문에(5W20이 0W20보다 증발 문제가 훨씬 적다는 것은 당연히 아는 일입니다만.) 다시 20 점도를 써야 하느냐는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금요일에 퇴근하여 엔진오일 쇼핑몰을 열어놓고 두 시간 정도를 딴짓도 하면서 고민(?)을 하는데, 5월의 지출도 많을걸로 예상이 된 이상 엔진오일 가격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여볼까 하는 생각도 없던 것은 아니라서 오일 자체도 바꿔볼까 하는 생각까지 좀 복잡한 문제가 되었습니다. 오일 자체만 따지면 기껏해야 줄어드는 돈이 1만원 정도지만, 사야 하는 것이 첨가제(한 병을 사면 보통 두 번을 넣습니다.)와 흡기 필터 클리너(K&N 순정타입 필터를 쓰는데, 3만km 정도가 되어 한 번 클리닝은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도 사야 했기에 아무래도 엔진오일 가격을 줄일 필요도 있었습니다.
몇 가지 후보군을 정하고 고민 끝에 합해서 1만원 정도 싼 디비놀 ASN 5W30을 골랐습니다. 디비놀에도 5W20은 있긴 있는데 5W30을 고른 것은 5W20이 좀 구형(?)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며, 증발 문제나 엔진 갉아먹는 소리도 불만 요인이었기에 이번에는 연비를 좀 손해를 보고 가속력이 떨어지더라도 한 번 시험을 해보자는 식으로 고른 것입니다.
처음 엔진오일을 갈고 집에 올 때는 사실 꽤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확실히 액셀 반응은 무뎌지고 가속도 조금 굼뜬게 느껴지는게 5W30으로 바꾼 거 맞구나 하는 이미지를 줬고, 소음 감소도 생각만큼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때는 연비면에서는 많으면 1km/L 정도 손해를 보는 것을 가정하고(그 전까지 평균 누적 연비는 14km/L이었습니다.) 마음의 준비도 나름대로 했습니다. 일단 엔진오일 특성 자체는 디비놀에서도 상대적으로 롱라이프형이라고 부르는 모델이지만, Mobil1 EP가 롱라이프형 엔진오일에서는 그래도 킹왕짱급으로 불리는 물건이어서(확실히 이 물건에 대해서는 저는 불만이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그 보다는 못하겠지 하는 생각도 함께 했습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자 뭔가 좀 이상(?)한 느낌이 나기 시작했는데, 반응이 좀 굼떠진 부분은 어쩔 수 없지만 연비가 예상과 달리 오히려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고 운전 패턴이나 도로 사정이 획기적으로 달라진 것은 없었습니다. 평시 이용 경로는 대부분의 구간이 강변북로같은 고속화도로인데, 출근길에는 정체가 심하여 보통 11~13km/L, 퇴근길에는 정체가 웬만하면 없어 정속 주행이 가능하여 14~15km 정도가 나왔습니다. 정말 작정하면 16km/L까지도 퇴근길에 찍기도 했습니다만 이 수준을 넘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퇴근길 연비가 오히려 평균 1km/L정도 좋아지는 기현상이 벌어졌습니다. 이제는 연비 중심 운전을 하면 17km/L까지도 찍게 되었습니다. 딱히 주말에 고속주행 비율을 크게 늘린 것도 없고 운전 습관이 특히 더 연비 중심으로 바뀐 것이 아닌 밟을 때는 앞에 벤츠가 있건 BMW가 있건 답답하면 액셀을 있는대로 밟고 추월을 해버리는 점은 동일함에도 이런 예상 외의 현상이 나타난 것입니다.
그 결과 약 1,500km정도 주행한 현재 상황은 평균 누적 연비가 14.1km/L로 올라갔습니다. Torque 앱의 누적 연비 계산은 꽤 보수적이라서 어느 정도 데이터 누적이 이뤄지면 잘 올라가지도, 내려가지도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게 단 2,000km도 안 되어 올라가는 기현상(?)을 보여준 것입니다. 액셀 반응이 좀 느려진건 불만이지만 대신 확실히 엔진이 깎여 나간다는 느낌의 진동이나 소음은 줄어들어 오히려 초기 가속 자체의 부드러움은 나아졌기에 전반적인 엔진오일 교체에 대한 평가는 'Great!!'로 향하고 있습니다. 이제 남은건 장기적인 수명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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