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olf의 엉망진창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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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e Power, More Torque(자동차)

[옛글] The Next Spark(M400)을 잠깐 몰아봤습니다(2016/4/25)

dolf 2023. 5. 26. 09:46

남들이 '너는 왜 세대에 맞지 않게 큰 차를 안 타고 작은 물건만 타느냐'고 계속 압박을 합니다만, 저는 '그건 여러분의 사정이자 차를 계급으로 보는 여러분의 기준'이라고 무시하며 계속 작은걸 고집합니다. 그래도 가끔은 다른 물건을 타고 싶은 욕구는 들기에 잠시 다른걸 빌려 타보곤 하는데, 지금 타는 똥개의 다음 버전이자 무개념 가격 정책으로 스스로 무덤을 판, 그리고 100만원 할인 + 무이자 할부를 하고 나서야 제대로 팔리기 시작한 The Next Spark(코드명 M400)을 잠시 빌려서 몰아봤습니다. 어디까지나 잠시 빌려 몰아본 것이기에 그냥 M100~M300까지 다 타본 사람이 그냥 M400을 탔을 때 느낌이 이러더라... 정도로만 생각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시트 포지션같은 것은 전혀 조정하지 않고 그냥 막 탔는데, 전고가 낮아진 만큼 조금은 낮게 깔리는 느낌은 납니다. 어디까지나 느낌에 불과하기에 스포츠 성향 차량이나, 비 스포츠 차량 가운데 꽤 낮았던 구아방같은 차보다는 훨씬 높기는 합니다.

2. 계기판은 이전 스타일로 돌아가긴 했는데, 타코미터가 아날로그 형태가 되어 그나마 반응이 눈에 빠르게 들어온다는 점을 빼면 느낌상 획기적이지는 않습니다. 체감상 타코미터가 작게 느껴져 눈에 잘 들어오지 않으며 트립 컴퓨터의 연비계같은 부분은 OBD에서 신호를 따오는 느낌처럼 반응이 한 템포씩 느린 면이 있습니다. 그래도 일단 디자인면에서 싼 티가 나는 M300보다 훨씬 낫기는 합니다.

3. 유러피언 스타일(?)인지 M300까지와 전조등 조작이 완전히 다릅니다. M300을 포함하여 그 이전 세대는 전조등(심지어 안개등까지)을 왼쪽 레버(방향지시등 레버)를 통해 조작했습니다. 하지만 전조등이 스티어링 휠 왼쪽으로 독자적인 스위치로 분리가 되고, 대신 그 자리에는 트립 컴퓨터 조작 레버가 옵니다. M300 시대에는 트립 컴퓨터 버튼이 계기판 LCD 전면에 붙어 있었는데, 아무래도 트립 컴퓨터의 모드변경이 전조등 조작보다는 더 잦지 않겠나 하여 이렇게 한 것으로 보입니다. 틀린 이야기는 아닌게, 전조등은 한 번 켜면 시동 끌 때 까지는 조작을 잘 안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대신 M300 이전 모델을 타던 분은 약간 적응은 필요합니다. 상향등 조작은 종전 방식대로 그대로 됩니다.

4. 동력 성능 자체는 일단 저단에서 굼뜬 것이 좀 줄었습니다. 사실 AT 기준으로 M100은 1단만 끝내주고 나머지는 영 아니었으며, M200은 60km/h를 넘어가면 가속이 안 나와서 문제이지 밟으면 가속력은 꽤 좋은 편이었던 것에 비해 M300은 그야말로 돼지 그 자체였기에(같은 미션을 쓰고 마력이 더 낮은 SA 초기형보다 못했습니다.) 정차 상태에서의 가속이나 중속에서의 가속 모두 꽤 굼뜬 차였습니다. M400은 적어도 저속에서의 가속은 M300보다는 더 부드러운 편입니다.

5. 성능과 관련하여 가장 눈여겨 볼 부분은 CVT입니다. CVT는 요즘 경차들의 추세이고, M400도 광고를 하는 부분인건 맞는데 이게 뭐가 대단하다고 눈여겨 볼 부분이냐고 하겠지만, 이것이 '경차는 뭘 해도 굼뜨다'라는 것을 조금은 상쇄시켜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CVT는 4단 정도의 경차에 쓰이는 AT에 비해 연비가 좋아 쓰는 것(사실 그 이유 이외에도 현재의 AT보다는 버텨낼 수 있는 출력이 크다는 점도 있습니다.)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정해진 단수가 없다는 점을 ECU가 잘 살리면 체감 성능을 높이는 데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조금만 가속 페달을 밟아도 바로 킥다운이 들어가는 것 처럼 기어 비율을 바꿔버리는 것입니다. 실제로 M400은 조금만 액셀 페달을 깊게 밟아도 바로 킥다운이 들어갑니다. 보통 AT의 킥다운은 RPM 변화도 크고 가속력이 갑자기 달라지기에 이질감을 크게 느끼지만, CVT는 그 점에서는 운전자에게 그리 이질감을 주지 않고 가속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CVT의 특성 때문에 밟을 때의 M400은 100km/h까지는 M300보다는 꽤 나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CVT의 특성을 살린 눈에 잘 띄지 않는 킥다운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기어 단수(라기보다는 비율을 조정하여)를 낮춰 가속력을 높인다는 의미는 그만큼 연비를 손해본다는 의미입니다. 실시간 연비계 모드로 트립 컴퓨터를 맞추면 정말 연비가 7km/h 정도까지 떨어지는 것이 눈에 보입니다. 즉, 이렇게 하지 않았을 때의 가속력은 M300보다 눈에 띄게 낫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기름값이 그나마 저렴해졌으니 연비따윈 개에게 주고 일단 체감 성능을 높이겠다고 한다면 M400은 M300같은 저항감 없이 바로 원하는 성능 향상이 나와주는 만큼 꽤 만족스러울 수 있겠지만, 연비때문에 차를 달래며 운전하는 경우에는 딱히 낫다고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