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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 개인 아웃소싱... 유머가 유머로 들리지 않는 이야기(2009/4/28)

dolf 2023. 5. 25. 12:07

이 글이 원문입니다.

이 글의 내용이 진짜는 아닙니다. 당연히 유머죠. 아무리 글로벌 아웃소싱이 유행이라고는 하지만 아직 자신의 월급의 일부를 털어 업무를 거의 대부분 맡겨버리는 개인 아웃소싱은 없답니다.

하지만 이 글을 보고 웃기는 꽤나 어렵습니다. 언젠가는 이런 일이 현실이 아닐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으니까요. 농담같다구요? 이미 우리 주변에는 이런 형태의 아웃소싱이 소리소문없이 퍼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웃소싱의 '을(乙)'의 공통점은 '가난하다'는 공통점을 안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딘가에서 부어라마셔라를 한 뒤 대리운전을 부릅니다. 자신이 몰아야 할 차의 운전을 '아웃소싱'하는 운전기사에게 맡긴 것입니다. 하지만 대리운전 기사일을 하는 분 가운데 강남에 집 세 채쯤을 가진 강부자가 있을까요? 아니면 별셋그룹이나 알쥐그룹의 임원인 분이 있을까요? 과거는 어쨌거나 지금 대리운전을 하는 분들은 88만원세대, 아이들 학원비를 대려는 주부들, 비정규직으로 낮을 보낸 뒤 가정 살림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가장들입니다.

몇 년 전에도 화제가 되었지만 다시 요즘 일부 언론을 통해 다시 기사로 떠오른 '개인 심부름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야밤에 과자를 사오며 생리대 심부름을 시키며 심지어 화장실 청소도 시키는 것 역시 자신의 하루 일과를 돈으로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는 일종의 아웃소싱입니다. 이것을 쓴 그 언론에서는 이런 업종이 재미있는 유망업종인양 써놓았습니다만, 기껏해야 시간 당 1만원 정도를 받는 것이 전부인 잔심부름을 해주는 사람들 역시 부자는 되기 어렵습니다. 이런 사업을 구상한 사람이야 돈을 벌 수는 있을지 몰라도 말입니다.

이런 것이 세탁소같은 다른 서비스업과 다른 점은 '자신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며 해야 하는 일임에도 돈으로 그 일을 떠넘기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오랜 과거부터 노예나 머슴, 종에게 양반이나 귀족 계급이 시켜오던 일과 그렇게 다를 것이 없습니다. 달라진 것은 귀족이나 양반이라는 권력이나 계급 대신 '돈'이라는 것이 새로운 주종관계의 매체가 되었을 뿐입니다. 종속된 사람들의 삶이 어려운 것도 여전합니다. 메이드나 집사하면 왠지 폼나고 '모에~'한다구요? 당신이 그런 종속된 입장이 되어 보십시오. '삼성모터스'적인 성향이 아닌 한 고통의 연속이 될 거입니다.

신자유주의는 과거의 계급과 권력에 더해 돈 그 자체가 이런 것을 대체하거나 그 이상이 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또한 자유 경쟁이라는 이름 밑에 힘이 없는 사람들이 사실상 '돈의 노예'로 전락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부추기고 있습니다. 이런 직업이라도 있어야 어려운 사람들이 먹고 산다구요? 오히려 그렇게 자신이 해야 할 일 자체를 귀찮아 하고 돈이면 다 된다고 생각하는 그런 사람들이 돈 그 자체를 권력으로 삼아 세상을 조종하면서 평범한 사람들을 더욱 살기 어렵게 하여 그런 계급으로 추락시킨다고는 생각하지 않나요?

이미 사람이 살기 어렵게 한 뒤에 더 낮은 자리를 선심쓰는 것 처럼 던져주는 사회에는 미래가 없습니다. 극단적인 아웃소싱의 끝에는 결국 귀족/노예제도의 부활이 기다릴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