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olf의 엉망진창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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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은 가라~(18禁)

헌 술은 새 부대에?! - Honey Come

dolf 2023. 9. 4. 12:00

아... 요즘 18禁쪽 상황이 영 좋지 못하다보니 글을 쓸 내용도 없지만, 이것만큼은 써봐야 할 듯 하여 번개불에 콩볶아 먹듯이 올립니다. 스크린샷은 일부러 세부적으로는 올리지 않습니다.(세상이 영 흉악해서...)

 

일단 이 글을 시작하려면 아래 포스트를 읽어 보셔야 합니다. 3D 18禁의 대가, Illusion이 망했다는 내용인데...

 

2023.08.18 - [애들은 가라~(18禁)] - Illusion, 역사 속으로 사라지다.

 

Illusion, 역사 속으로 사라지다.

몇 년 만의 18禁 포스팅인지 모르겠지만, 사실 좋은 내용은 아닙니다. 18禁에서 3D 계통의 거물이었던 Illusion이 오늘자로 영업을 접습니다. 홈페이지 운영 등은 이미 접었고, 오늘자로 모든 온라인

adolfkim.tistory.com

여기에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이 글에서 Illusion의 일부 개발자들이 ILLGames라는 회사로 독립하였다는 내용을 적은 바 있는데, 그 회사의 첫 작품이 바로 지금 번개처럼 살펴보는 Honey Come입니다. 뭐 제목은 말장난이지만요.

 

■ 카툰 렌더링을 뒤집어 쓴 Honey Select

 

사실 이 게임의 내용은 이 소제목 하나로 전부 정리된다고 해도 좋습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지만 Honey Come의 내용은 Honey Select 시리즈와 '완전히' 동일합니다. 캐릭터만 좀 달라질 뿐 게임 시스템은 십원 한 장 안 다릅니다. 다만 일반적인 3D 렌더링을 추구한 Honey Select와 달리 Koikatsu 등에서 사용한 카툰 렌더링 시스템을 사용한 것만 다릅니다. 진짜 딱 이것만 다릅니다. 게임성의 차이를 설명하려고 해도 정말 차이가 있어야 설명하는데, 전혀 다를 게 없습니다. 캐릭터 만들고 불러서 검열삭제... 이것의 무한 루프일 뿐이죠.

 

사실 이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는 합니다. 기존 회사는 망하는데 IP는 전혀 승계하지 못하고, 새 회사를 만들어서 어떻게든 새 게임을 내놓아야 하니 IP 침해가 안 발생하는 선에서 기존에 하던대로 게임을 만들 수 밖에 없으니까요. 즉 이 게임의 시스템적인 부분은 일종의 '어른의 사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를 게이머들이 이해해줘야 할 의무는 없지만 말입니다. 게임성 면에서 ILLGames가 기존 Illusion과 뭔가 다를거라 생각하셨다면 그냥 착각이자 오해라 보시면 되겠습니다.

 

물론 다른 것이 있기는 합니다. 일단 카툰 렌더링으로 갈아 타면서 캐릭터의 느낌이 Koikatsu 비슷하게 바뀌었고, 캐릭터 생성면에서 너무나 까다로왔던(즉 자유도는 높되 정말 이쁘게 만들기가 어려운 복잡한 시스템) 너무 세세한 파라미터 설정을 고집하지 않고 몇 가지 설정값만 넣으면 캐릭터를 만들 수 있게 하는 간단 세팅 기능이 들어 갔습니다. 물론 이걸로 만들어지는 캐릭터가 기대한 수준이냐는 별개의 문제지만 말입니다. 어찌 보면 이 게임의 유일한(?) 장점이 이러한 캐릭터 설정 난이도를 좀 낮췄다는 것입니다.

 

■ MOD가 게임의 운명를 가른다?!

 

생긴게 좀 다른 Honey Select에 불과하다는 점은 이 게임이 '검증되어 있다'는 장점을 갖지만 '식상하다'는 문제도 함께 안고 있는 양날의 검이 됩니다. 더군다나 이 게임은 Honey Select에 없는 치명적인 문제점을 하나 가지고 있는데, 바로 'MOD 없음'입니다. 정확히는 '기존 MOD를 전혀 사용할 수 없음'입니다.

 

사실 이 문제는 Illusion의 마지막 작품인 Room Girl부터 발생한 문제입니다. 이 게임의 엔진인 Unity의 업데이트로 인하여 기존에 다른 게임에서 만들었던 MOD들이 전혀 호환이 되지 않게 되었습니다.(Mono -> IL2CPP 변경이지만, 사실 어려운 말은 그냥 접어두셔도 좋습니다.) 이 부분의 분석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다보니 실제로 Illusion이 망하는 그 날 까지 이 게임의 MOD는 정말 최소한의 수준(간이 치트 툴, 몇 가지 의상/타투 등)만 나오고 말았습니다. 서양과 중국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MOD 개발측에서도 Honey Come의 MOD가 나오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실상 MOD로 인한 확장성이 중요한 게임에서 MOD 개발이 어렵다는 것은 게임 흥행에 치명타나 다름 없는 사항입니다. 게임의 내용 자체가 볼 것이 없어 의상 등을 바꿔서 검열삭제를 하는 '시추에이션'이 중요한데, 이 부분이 극히 제한되는 바닐라 상태의 게임에는 긴 미래가 없습니다.

 

그 밥에 그 나물이라고 Honey Come은 그냥 렌더링 방식이 바뀌어 조금 더 보기 좋아진 Honey Select에 불과하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 할 수 있는 내용을 갖습니다. 오히려 기존 커뮤니티에서 엄청난 MOD를 갖고 있는 Honey Select와 달리 이제부터 맨땅에서 삽질하며 새 MOD를 만들어야 하는 Honey Come은 훨씬 불리한 상황입니다. 이 상황이 언제 타개되느냐가 이 게임, 그리고 ILLGames라는 회사의 미래를 결정지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