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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 소금강산 야영장 - 예상을 벗어난 우중캠핑을 하다(2024/6/8)

dolf 2024. 6. 10. 17:31

올해는 캠핑 스케줄이 꽤 일찍부터 정해지고 있는데, 벌써 8월까지의 캠핑 스케줄이 정해진 상태입니다. 이번에 간 오대산 캠핑 스케줄 역시 4월에 이미 정해 놓은 것입니다. 올 여름은 야매 캠핑(?)이 예정되어 있어 본격적인 캠핑은 많이 없을 듯 합니다만 하여간...

 

이상하게 작년부터 캠핑을 가는 날만 되면 날씨가 궃은 경우가 많아서 'Rain Man'이 되어가고 있는 형국인데, 사실 올해도 이 패턴이 그리 안 바뀌고 있습니다. 올해 캠핑 오프닝인 대전 동학사에 갔을 때부터 눈이 오더니 설악동에 갔을 때는 사고로 다시 회군을 해야 했지만, 그 전에 내린 폭설로 영지 상태가 캠핑에 영 적합한 상황이 아니기도 했습니다. 늦겨울에 추암을 갔더니 역시 눈이 왔고, 4월에 서천을 가니 역시 부슬비가 내렸습니다. 5월에 태백에서는 밤에 심한 강풍에 비를 맞으며 긴급 철수를 해야 했구요.T_T 50% 확률로 비나 눈이 내리는 비의 사나이가 되었습니다. 예. 이번 오대산 캠핑에도 비가 왔죠.T_T

 

 

작년 소금강 이야기는 일단 아래에 있답니다.

 

 

오대산 소금강 야영장 - 계곡, 숲이 모두 있는 전통적 캠핑장

지난 번에 번쩍번쩍한 새 캠핑장을 소개한 바 있지만, 이번에는 좀 낡은 캠핑장을 소개합니다. 물론 낡기만 한 퇴색되어 가는 캠핑장은 아닙니다. 낡았다고 해도 계속 버전업이 되는, 그럼 캠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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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공단 오대산 소금강산야영장

- 사이트 수: 오토캠핑(A) 46 사이트 / 일반캠핑(B) 37사이트 / 카라반 전용(C) 9 사이트 / 카라반(설치형, D) 12 사이트 / 자연의집(E/F) 15채
- 샤워장: 있음(유료)
- 개수대/화장실 온수: 그런 거 없음
- 전기: 일반캠핑용 B 사이트를 제외한 모든 곳에서 제공
- 매점: 그런 거 없음(소금강 주차장 주변에 많음)
- 사이트 타입: A 영지 일부(1~24): 데크, 나머지 A/B 영지: 맨땅!!!
- 테이블: 있음 

 

1년만에 돌아온 소금강. 그 사이에 이 캠핑장은 무슨 변화가 있었을까요? 의외로 변화가 하나 있습니다. 아, 캠핑장 이름이 '소금강'에서 '소금강산'으로 바뀌긴 했는데 이건 별 의미가 없어서 카운트도 안 합니다.^^

 

현재의 안내도
작년 버전 안내도

 

안내도 방향이 정 반대이기에(구 버전이 좀 더 보기가 편합니다.) 바로 눈에 띄지 않을 수 있지만, 구 버전 기준으로 A 구역의 왼쪽 및 하단부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실제로 영지 숫자가 확 줄었는데, 기존에는 A 구역이 68 사이트였지만, 지금은 46 사이트로 확 줄었습니다. 이 변화의 이유는...

 

이렇게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A 구역 가운데 1~24번 영지가 위와 같이 쇄석 + 데크 영지로 바뀌었습니다. 데크가 낮아서 데크팩을 쓰기가 좀 불편합니다만, 일단 데크로 바뀐 만큼 아래에서 올라오는 습기 차단, 그리고 이처럼 비가 왔을 때 배수가 한결 수월해졌습니다.

 

 

덤으로 입구 기준으로 A 구역 가장 왼쪽에 있는, 화장실 옆 등 편제에는 존재하지만 실제로 예약을 안 받았던 예비 영지는 공식적으로 폐지하였습니다. 물론 여기도 도로 포장 등 장기적으로 되살릴 수 있는 준비는 해 놓았지만, 일단 공식 편제에서는 완전히 빠졌습니다.

 

 

하지만... 기뻐하기는 이릅니다. 저 24개 영지를 제외한 중앙에 있는 A 구역은 여전히 이 모양 이 꼴입니다. 배수가 좋지 못한 마사토, 아니 그냥 흙바닥 영지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이번에 고른 영지가 이런 식이라 개량한 보람은 전혀 누리지 못했습니다.T_T

 

 

나머지 영지에 대해서는 올해는 개량이 없습니다. B 구역은 여전히 마사토를 가장한 흙바닥에 중간중간 풀이 난 상황은 똑같고, 전기가 안 들어오는 것 역시 동일합니다. 여기는 오토캠핑 구역이 아니라서 운이 좋으면 영지 바로 옆에 차를 댈 수 있지만 아니면 조금(많이는 아닙니다.) 걸어 들어와야만 합니다. 그나마 캐리어까지 동원해야 할 정도로 멀지는 않은게 다행입니다만.

 

자연의 집(E/F 구역)

 

카라반/캠핑카 전용 구역(C 구역)

 

거치형 카라반(D 구역)

 

그 이외 구역도 올해는 변화가 없습니다. 자연의집, 카라반, 카라반/캠핑카 구역 모두 영역이 줄거나 늘지는 않았고 시설의 변화 역시 없습니다. 카라반 및 캠핑카 전용 구역의 경우 전기/급수/오수 파이프 연결이 전부 가능한 진짜 제대로 된 캠핑카 영지이며, 영지가 꽤 커서 B Class 캠핑카까지는 수용이 가능합니다. A Class는... 이거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수용 가능한 캠핑장이 얼마나 될지 궁금할 지경입니다.

 

장을 보려면 이 다리와 친해져야 합니다.

 

캠핑장 안에는 매점이 없지만, 여기는 소금강산 입구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다리만 건너면 바로 소금강산 주차장이라 그 주변에 식당과 편의점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입구 기준으로 오른쪽 끝, 즉 카라반/캠핑카 구역 옆에 흔들다리가 있는데, 이걸 지나면 바로 CU 편의점이 나옵니다. 본 입구 왼쪽으로도 편의점이 하나 따로 있습니다.

 

아~ 무셔라~

 

 

이 출렁다리... 심장 약한 분은 좀 피하셔야 합니다. 단단히 강철 케이블로 연결되어 있지만 흔들리긴 합니다. 애들이 신나게 뛰어서 더 흔들거리고, 혼자 가도 바람이 좀 심하면 흔들거리는게 느껴집니다. 대신 이 다리 옆으로 보이는 물은 시원하니 나름 이 캠핑장의 좋은 즐길거리라 할 수 있습니다.

 

색상만 3배 빠른 친구여... 오느라 고생했다.T_T

 

이제 본격적인 제 캠핑 이야기를 하죠. 사실 이 날 아침까지도 비 예보가 있기는 했지만 '오후에 찔끔 오고 만다'였습니다. 하지만... 웃기는 멍멍 사운드였습니다. 아침부터 서울에 생각보다는 비가 좀 왔는데, 동쪽으로 갈수록 비가 덜 오는 것이 아니라 더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고속도로를 타고 계속 동쪽으로 가는 와중에도 비가 강해졌다 좀 약해졌다를 반복하고, 오대산을 넘는 진고개에서는 앞 구분도 어려울 정도로 쏟아졌습니다. 그나마 산 아래로 내려가니 좀 약해지긴 했지만, 도착하는 시점에서도 은근히 비가 내리는 상황이었습니다.T_T

 

누가 봐도 부실한 캠핑 장비.T_T

 

원래 비가 내리는 솔로 캠핑에서는 셸터 + 1인용 텐트 조합을 사용하지만 더운데 셸터 설치하기 귀찮다는 이유로 팝업텐트와 파라솔 + 스탠드만 들고 왔습니다. 예정대로라면 비가 찔끔 내리다 그칠거라 이 정도로도 충분하다 했는데... 구라청을 원망할 수 밖에 없었죠. 저거 설치하는 것만 해도 꽤 비를 맞아야 했습니다.T_T

 

비가 온도가 취소도 꽤 있었는지 생각보다는 한산합니다
비가 와도 캠핑은 캠핑. 준비가 철저하면 다들 즐길 수 있습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날씨를 너무 우습게 본 제 과실이라 문제일 뿐, 준비가 철저한 분들은 다들 즐겁게 우중 캠핑을 즐겼습니다. 빗소리 들으면서 선선한 날씨를 즐길 수 있죠. 일단 저는 저 분들에게 없는 '에어컨'이 있기는 했습니다만.^^

 

그러고 좀 있으니... 비가 그칩니다. 처음에는 여우비가 내리더니 햇볕이 쨍쨍 내리쬐더군요. 습도가 만땅을 찍은 상태에서의 햇볕은 짜증도를 있는대로 높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밥은 먹어야죠. 야만인스럽게 말입니다.^^

 

솔로 캠핑에는 싸구려 괴기~

 

먼저 괴기는 그냥 싸구려(?) 소괴기가 등장합니다. 수입 삼겹살보다 싼 USA산 척아이롤입니다. 잘 고르면 가성비가 좋지만 잘못 고르면 뭣같다는 그 룰렛의 척아이롤 말이죠. 일단 자기 눈을 보고 골랐지만 어떨지는 구워봐야 알겠죠.

 

 

여기에 또 캠핑답지 않은 장비가 등장합니다. 전기 프라이팬이죠. 옆 영지에서 우아하게 캠핑오신 서울 택시기사님 일행도 신기하게(아니면 변태로 봤을지도요.) 본 물건입니다. 파워는 좀 약하지만 땀 뻘뻘 흘리면서 버너불을 마주할 필요가 없는게 장점입니다. 여기에 맥주를 가장한 음료 한 캔. 달달하니 맛있어서 다음에도 애용해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 괴기는 솔직히 고품질은 아니지만 그래도 저 가격을 생각하면 용서할 수 있는 맛이 나왔는데, 가위를 가져오지 않은 바람에 도마 위에 구운 괴기를 올리고 칼로 썰어서 집게로 집어 먹는 정말 와일드한 식사를 했습니다. 다만 이렇게 하니 근막 등을 제거할 수 있어서 나름 더 맛있게 먹을 수는 있었습니다.

 

추신: 여기서부터는 돌아갈 때 이야기입니다.

 

소금강의 명물(?) 소금강주유소입니다.

 

소금강으로 들어가는 입구 삼거리에는 소금강 주유소라는 주유소가 있습니다. 사실 그냥 주유소인데... 일단 생긴게 주유소답게 생기지는 않았죠. 기름을 넣으러 가면 옆집에서 봄에는 나물 정리하고, 가을에는 고추 말리는 아주머님이 천천히 기름을 넣어 주십니다. 기다림의 여유를 갖고 기다리시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돌아가는 길에는 일부로 고생길로 갔는데, 여기에서 진고개쪽으로 좀 가면 59번 '국도' 분기점이 나옵니다. 이 길을 가보신 분이라면 슬슬 뭔가 불안하다 생각하실 것인데... 예. 그 악마의 '부연동길'을 탑니다.

 

 

지금은 포장이 다 되어 아주 좋다구요? 그건 현실과 거리가 먼 이야기입니다. 물론 '전반적으로는' 포장이 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신규로 포장한 곳이 아니면 노면 상태가 영 좋지 못합니다. 엉망 콘크리트 포장을 했던 삼산리쪽 도로는 지금 싹 걷어내고 아스팔트 포장을 준비중이라 오히려 비포장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 길은 위로 가면 조금 포장을 해두긴 했지만 여전히 엉망인 콘크리트 포장이 다수 남아 있습니다. 부연동에서 어성전리로 나가는 길 역시 포장이 깨진 곳이 많아서 편하게 다니기는 쉽지 않습니다. 즉 깡 비포장 시절인 거의 7~8년 전보다 낫다는 이야기지 진고개에서 양양쪽으로 갈 때 이 길을 타는게 더 유리한 것은 아닙니다. 그런 날은 절대 오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