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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 소도 야영장 - 폭우 캠핑?! 나는 걱정 없지롱~(2024/6/15)

dolf 2024. 6. 17. 19:18

작년에도 그렇고 올해도 캠핑에 비를 부르는 사나이, 이렇게 다시 돌아왔습니다. 이번 캠핑에서는 비가 안 왔냐구요? 설마요. 이번에도 당연히 비가 왔습니다. 그것도 '제대로' 내렸습니다. 살짝, 잠시 내린 거 아니냐구요? 전혀 아닙니다. 제대로 온거 맞습니다. 왜냐면... 도대체 날씨 추측을 할 수 없어 기상청이 구라청이 안 되면 이상한 동네, '태백'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직전, 정확히는 이전주 캠핑인 소금강 캠핑도 설치 때까지 비가 주룩주룩 제대로 오는 바람에 살짝 고생 좀 했고(덤으로 텐트 다 치고 한숨 쉬려니 비 그치고 햇볕이 쨍쨍.T_T), 한 달 전에 갔던 태백의 똑같은 자리는 저녁부터 비와 강풍의 더블 펀치를 맞고 제대로 자기 글렀다 판단하여 밤 10시에 철수를 진행해야 했습니다. 어찌 보면 이번 태백 캠핑은 한 달 전의 복수전이라 할 수 있는데, 이번에는 비가 더 세게 왔습니다. 벌써부터 '오또케~'하는 소리가 들립니다만, 일단 저는 이 노래부터 틀고 시작합니다.

 

I Ain't Worried~

 

우중 캠핑인데 그렇게 평안해도 되는 이유... 사실 간단합니다.

 

 

'카라반'이기 때문입니다.^^


 

 

■ 국립공원공단 태백산 소도야영장

- 사이트 수: 오토캠핑 48 사이트 / 카라반 전용 14 사이트 / 카라반(설치형) 20 사이트
- 샤워장: 있음
- 개수대/화장실 온수: 그런 거 없음
- 전기: 있음(별도 비용. 인심은 넘치게 좋음)
- 매점: 그런 거 없음(당골광장 주변에 편의점 있음)
- 사이트 타입: 모래+흙
- 테이블: 있음

 

이번 여름 시즌 캠핑은 아예 계획 단계부터 '싱글은 몰라도 복수로 가면 무조건 카라반/자연의집'으로 정해둔 상태입니다. 예. 땡볕에 텐트 치고 접는 것도 정도가 있다 이거죠. 실제로 6~8월까지는 전부 이렇게 잡혀 있습니다. 정확히는 7월은 복수로 가는 캠핑을 쉬고 대신 지방 여행을 갑니다만, 어쨌거나 몸이 편한 캠핑답이 않은 캠핑으로 계획을 잡았습니다. 이러니 날씨에 전혀 신경을 안 쓰는 것이죠. 캠핑장 자체가 문을 닫지 않는 이상에는 말입니다.

 

물론 갈 때 비가 오는 것은 어찌하지 못합니다.

 

사실 캠핑장으로 가는 길은 의외로 무서운(?) 길이었습니다. 일부러 일찍 출발해 강릉을 거쳐 동해를 거쳐 돌아가는 경로를 골랐는데, 동쪽으로 가면 갈수록 비가 더 세게 옵니다. 양평에서는 터널과 터널 사이에서는 폭우가 내리는데, 그 터널을 나가니 비가 언제 왔냐는 식으로 정말 국지적인 강우 상황이었습니다.

 

힘들게 강릉을 왔으면 든든하게 국밥을 먹어야죠~

 

강릉에 도착하여 가장 먼저 한 일은 바로 이른 점심밥을 먹는 것. 강릉에 오면 자주 들리는 광덕식당의 소머리 국물 순대국을 한 그릇 원샷을 때립니다. 그야말로 막순대국이지만 소머리 국물이라서 나름 깔끔한 맛이 장점입니다. 사실 저 다음 다대기를 있는대로 풀어서 꽤나 맵게 먹었습니다. 그리고 간식용 닭강정과 어묵 고로케와 싸구려 커피를 들고 다시 출발. 강릉에서 마시면 그게 강릉 커피지 비싼 드립 커피를 마셔야만 강릉 커피는 아니죠.^^

 

그렇지만 비에 시달린 것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7번 국도를 타고 동해로 넘어가는데 다시 앞이 잘 안 보일 정도의 폭우가 내립니다. 도로의 배수가 따라오지 못해도 물은 쫙쫙 튑니다. 그나마 동해 시내에 들어와서야 이 비는 거의 그쳤습니다. BUT 다시 38번 국도를 타자 폭우가 내리기 시작하여 도계까지 자연 세차를 하고 와야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닥치고 기어가야 안전합니다. 이렇게 열심히 통리재까지 올라갑니다. 하지만 비를 뚫고 온 만큼 나름 덕도 봤습니다.

 

통리 5일장을 만났습니다~

 

통리는 지금이야 그냥 태백의 최외곽 버스 종점에 불과하지만 경동탄광(보일러로 유명한 경동나비엔의 나름 모체가 되는 곳입니다.) 상덕광업소가 있는 등 광업의 최전선인 곳이었습니다. 당연히 여기에는 지금도 경동 아파트가 있습니다. 여기 주민들을 위해 장도 열렸는데, 그 장이 통리 5일장입니다. 다만 5일장이라고는 해도 실제로는 5/15/25일에만 열리는 10일장입니다만. 그냥 시골장이지만, 나름 장터를 도는 재미는 있습니다. 딱 이 날이 걸린다면 가보셔도 손해는 안 납니다.

 

자~ 이제 체크인을 하고...

 

사실 작년 여름에도 소도캠핑장 카라반을 한 번 소개한 바 있으니 함께 읽어 보셔도 좋습니다. 실제로 카라반이 2동 더 늘어난 것 빼고는 큰 틀에서는 시설이 바뀐 것은 없는 것이 사실이니까요.

 

 

태백 소도 야영장(2023/8/3) - 올 여름에는 카라반을 털어보자!

아... 지난 주에는 포스팅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목요일부터 휴가를 갔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냥 하드코어한, 앞으로 몇 년이나 이렇게 할 수 있을지 모를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이건 나

adolfkim.tistory.com

 

그래도 전체 시설을 쫙~ 한 번 살펴보고 가면...

 

 

카라반은 4인실 구성이 기본입니다. 사실 성인이면 3~4인이 한계라서 딱 한 가족이 딱 들어가는 크기입니다. 가족이 그냥 복작복작할 정도의 크기입니다.

 

 

 

침대 구성은 더블 베드 하나, 싱글 베드가 2층으로 두 개입니다. 수퍼 싱글이 아니라 진짜 싱글이라 좀 좁습니다. 매트리스는 그냥 스프링 매트리스라서 그냥 통통 튕깁니다. 허리 안 좋으신 분께는 좋은 것은 아니죠. 참고로 국립공원공단 계열 카라반은 전부 침구류를 제공하지 않기에 알아서 전부 들고 오셔야 합니다. 아래 사진 왼쪽의 문은 화장실 & 샤워부스입니다. 캠핑장 샤워장에 안 가도 샤워에 불편이 없고, 드라이어도 기본 제공합니다. 대신 수건은 별도 지참이랍니다.

 

 

테이블은 좁은 나무 테이블을 중간에 두고 간이 소파가 되어 있는데, 등받이가 고정이 안 되어 있어서 쓰는 데 조금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한 자리가 좀 좁아서 덩치가 있으면 앉기 좀 불편할 수 있어서 예비 의자를 하나 가져 오는 것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테이블 주변에는 전기 콘센트가 없어서 테이블 위에서 전기 조리 기구를 따로 가져와 조리할 생각이라면 멀티탭을 따로 챙겨 오셔야 합니다.

 

 

싱크대는 미니 싱크대와 2구 하이라이트, 그리고 후드 구성입니다. 싱크대에 4인분의 기본적인 식기류는 들어 있습니다. 하이라이트라서 인덕션과 달리 전용 냄비가 필요한 것은 아니며 요리에도 큰 제한은 받지 않습니다. 수세미와 세제는 기본으로 제공해줍니다. 전기 온수기가 숨어 있어서 온수는 생각보다 잘 나옵니다.

 

 

가전제품은 냉장고, 전자레인지, 전기포트를 기본 제공하며, 저 위에 에어컨도 있습니다. 에어컨 리모컨 및 전등 스위치는 입구에 있는데, 잘 때 에어컨 온도는 생각보다는 낮춰야 합니다. 특히 지금처럼 무덥고 비가 올 때는 더욱 그러한데, 태백은 밤 온도가 생각보다 낮게 떨어져 대도시에서 에어컨을 켜는 것을 생각하여 온도를 설정하면 제습이 안 됩니다. 아니면 최소한 제습 모드를 별도로 설정해 두셔야 꿉꿈한 밤을 보내지 않습니다.

 

 

더블 베드 주변에는 TV와 셋톱박스가 있습니다. 이 셋톱박스는 무선 LAN 공유기를 겸하는데, 예. 카라반 안 및 주변에서 무선 인터넷이 됩니다. 휴대전화 데이터 용량 걱정 없이 쓸 수 있습니다. 사실 이 캠핑장은 공중 무선 LAN도 제공하긴 합니다만.

 

실외 테이블 & BBQ 화로대

 

캐노피가 쳐져 있어 어느 정도 비는 막아줍니다.

 

외부 활동용 전원 콘센트

 

물론 밖에서 해먹는 것이 캠핑의 묘미이기에 당연히 나무 테이블도 있습니다. 여기에 BBQ 그릴도 있는데, 무려 Weber 제품입니다. 밖에서 고기 구워먹기로는 그야말로 최고라 할 수 있습니다. 외부용 전등도 있지만 필요하면 외부에서 전기도 끌어올 수 있어서 전기 프라이팬같은 것도 쓸 수 있습니다.

 

다만 캐노피의 경우 딱 데크 사이즈에 맞추다보니 비바람이 강하게 불 경우 어느 정도 비가 들이치는 것은 피하지 못합니다. 사실 이 정도가 되면 그냥 실외 활동은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캠핑(?) 이야기를 해봅니다. 캠핑장에 도착한 뒤에도 비는 주룩주룩 옵니다. 비를 맞고 뭐 할 정도가 아닌 꽤 내리는 상황이라 재빨리 짐을 카라반 안으로 옮깁니다. 그리고 대충 내부를 정리한 뒤 캠핑장 한 바퀴를 돕니다.

 

 

 

비는 은근히 내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캠핑을 온 분들은 적지 않습니다. 물론 다들 비에 대한 대비는 충분히 했는데, 비옷 입고 열심히 타프를 치고 텐트를 치는 고생들을 하셨죠.T_T

 

하늘에서는 여전히 비가 주룩주룩~

 

사실 이미 카라반으로 온 그 자체로 제대로 된 캠핑을 할 생각은 저기 태양계 너머 은하계 멀리 우주 끝까지 날려버린걸 알 수 있는데, 그래서 캠핑 그 자체가 완전히 막가파식이 되었습니다.

 

 

일단 그냥 짐만 풀고 이불만 깐 뒤 커피를 꺼내 놓고 출발할 때 휴게소에서 사온 도너츠를 쳐묵합니다. 그리고 팝콘까지 튀겨서 웹 서핑을 하면서 뒹굴 모드로 들어갑니다. 가끔 잠자리에 누워 데굴거리기도 하구요. 그렇게 한 6시쯤 되었을 때...

 

밥을 해먹는게 아니라 먹으러 나갑니다

 

태백에 오면 먹어야 하는 것이 이 물닭갈비, 그게 아니라 술안주면 실비집 괴기라 합니다. 사실 고기는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고기를 먹는 것 보다는 오히려 이 야채와 다른 사리를 먹는 맛으로 가는 곳이죠. 봄에만 잠깐 냉이가 나오고 나머지 계절은 깻잎이 나옵니다만, 저는 깻잎도 좋아합니다. 라면 사리 하나를 후루룩~하고 국물을 쳐묵하고 마지막에 볶음밥 마무리. 그리고 작년까지는 좌식이었는데 올해에는 식탁을 놓아 입식으로 바뀌었습니다. 공간 효율성은 떨어지지만 오히려 먹기는 편해졌죠.

 

 

 

그렇게 다시 돌아오니 저녁. 이 때가 되면 빗방울도 한두방울 떨어지는 수준으로 약해져서 그냥 우산 안 쓰고 다닐만 합니다. 비 덕분에 습도는 있는대로 올라갔지만, 그래도 참고 다닐만한 수준까지 기온이 낮아졌습니다. 다른 분들은 이제 고기를 굽고 하지만 저희는... 그냥 휴식 모드로 진입. 쟁여둔 간식을 쳐묵하며 구르다 쿨~ 다만 이런 날씨에는 에어컨도 좀 문제가 있는데, 밤 기온이 낮아지다보니 에어컨 온도 세팅을 너무 높여두면 제습도 안 되어 기온 대비 꿉꿉함 때문에 잠이 잘 안 옵니다.T_T

 

그렇게 새 아침을 맞고...

 

사진을 보면 차가 왠지 좀 더 깨끗해 보이는데, 그 이유는 새벽에 수 차례 카라반을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소나기가 내렸기 때문입니다. 그야말로 세차가 제대로 된 셈입니다. 그나마 이 때(아침 5시 반) 까지는 좋았죠...

 

 

햇볕이 쨍쨍거리지 않았다면 말이죠.


하늘은 맑고 푸르고... 해가 뜨자 바로 푹푹 찌기 시작합니다. 맑은 공기고 뭐고 다시 카라반에 쳐박혀 아침밥으로 떡볶이를 끓여 먹고 바로 철수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태백을 뜰 때 까지 열어 놓은 창문의 공기는 맑았지만 역시 그 습기만은 어떻게 하지 못합니다.

 

추신: 여기를 여름에 카라반으로 오고자 한다면... 반드시 살충제는 들고 오셔야 합니다. 사람이 들고 나가는 그 자체만으로도 벌레가 적지 않게 들어 옵니다. 작게는 TV 보기에 방해가 되며, 심하면 피를 뜯기고 음식에도 날아 들어가는 사태가 벌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