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olf의 엉망진창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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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door Life(캠핑|여행|온천)/여행, 그리고 잡설

장마 오기 전에 동해 바다를 보러 떠나다~

dolf 2024. 7. 1. 15:58

아, 지금이 장마 기간인 그 자체는 변함이 없습니다만 1시간 앞도 못 내다 보는 우리의 9RA청의 비 예보는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죠. 토요일에 서울은 장맛비가 내리나 했더니 저녁에만 조금 오고 말았고 토요일은 비가 안 온다고 예보가 바뀌었습니다. 당분간 맑은 하늘 보기가 운빨일 듯 하여 이 기회에 동해 바다에 고래 잡으러(?) 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하지만 운전하기는 귀찮아서... 버스를 탔습니다.

 

이 세상에 가장 좋은 휴게소는 내가 운전 안 하고 오는 휴게소입니다.^^

 

동서울-강릉시외터미널 사이의 주말 아침 첫차는 버스회사 자체적으로 20% 정도 할인이 붙는데, 우등이라서 나름 편안한데다 지정체도... 적다고는 말을 못 하겠군요. 그 이유는 서울을 빠져 나가는 것 + 초월IC 정체는 아침 7시에도 못 피하기 때문입니다. 하여간 쿨쿨 자다보면 출발한지 2시간 남짓되면 대충 이 평창휴게소쯤 옵니다. 거기서 커피 한 캔을 원샷 때리고 다시 차에 오릅니다.

 

 

터미널 밖을 벗어나면 버스 정류장에 이런걸 보게 됩니다. 서울에서는 보기가 좀 어려운 물건인데(사실 서울은 그냥 에어컨 달린 폐쇄형 정류장을 만들어서 보기 어렵습니다.), 정류장에 수돗물 뿌려주는 물건입니다. 물을 뿌리면 주변의 열을 빼앗아 조금이나마 시원해지는 효과를 보는 것인데, 강릉에서도 일부 정류장에 이런게 적용되어 있습니다. 다만 문제점은 바람 방향에 따라서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습도가 너무 높으면 오히려 불쾌지수가 올라간다는 것입니다. 습도와 온도를 고려해서 작동을 결정한다 합니다만 이건 기술의 근본적인 한계죠.

 

 

원래 예정은 바다를 본 뒤 오는 길에 중앙시장을 들려 밥을 먹을 생각이었으나, 안목 가는 버스가 더럽게 안 오는 관계로 일정 순서를 바꿔 먼저 중앙시장에 가서 순대국을 한 사발 말아 먹었습니다. 소머리 국물에 순대국의 기본인 순대를 그야말로 내오기 직전에 살짝만 끓여 퍼지지 않게 하는 것을 잘 지키고 있어서 깔끔하고 쫄깃하게 먹고 올 수 있습니다. 또한 중앙시장이 있는 옥천오거리 주변은 강릉에서도 교통의 중심지라 여기를 거쳐 안목을 가는 것은 매우 쉽고 오래 기다릴 필요도 없습니다. 굳이 차이가 있다면 이마트쪽으로 바로 가느냐, 하슬라중 방향으로 틀어서 송정을 거쳐 가느냐 정도 뿐이죠.

 

 

자, 바다에 왔습니다~

 

아침부터 안목은 사람이 꽤 보이는데, 해변 주차장에는 자리가 꽉 찼습니다. 사람에 치여 살 정도는 아니지만 거리에서 사람이 꽤 보이는 정도입니다. 그리고 햇살이 강해서 기온은 30도 미만이라도 덥습니다. 바닷가를 거닐고 바다 앞에서 파도 소리를 즐기며...

 

강릉의 정신, 자판기 커피를 마십니다.

 

지금이야 강릉하면 바리스타가 내린 커피지만, 사실 그 전으로 돌아가면 이 안목 해변의 자판기가 모든 것의 시작이 됩니다. 안목 해변에 버스 종점도 없고 개발도 안 되어 있어 그냥 횟집의 거리였던 그 시절, 택시기사들이 즐겨 마시던 이 자판기 커피가 점차 입소문을 타고, 이후 서울의 바리스타들이 강릉으로 옮겨 오면서 강릉의 커피 문화가 시작된 것입니다. 물론 그래봐야 그냥 자판기 커피고, 이제는 정말 몇 대 안 남았습니다만 그래도 유산은 소중한 것이죠.^^

 

BUT 그러나...

 

이 더위에 저 작은 얼음 많은 커피 한 잔 가지고 땡볕을 버틸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결국 에어컨 바람 부는 다방으로 도망왔습니다. 커피를 또 마시기는 거시기해서 홍차를 주문하여 서서히 더워진 몸을 식힙니다. 그렇게 시원한 실내에서 바다 구경을 실컷하고...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왔습니다.

 

그 잡기 어려운 강릉->서울행 KTX 표를 어떻게든 끊어서 오는데... 무슨 입석을 한가득 발권했는지 객차 안까지 여행가방을 끌고 오는 여행객들로 넘칩니다. 안 그래도 시원치 않은 냉방에 사람도 많으니 아침에 올 때 살짝 춥기까지 한 버스가 그리울 정도였습니다. 2시간이 안 걸리기는 하지만 4분 지연도 먹고 그렇게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이제... 이번 주말에는 9RA청 예보에 따르면 빗속의 캠핑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기대하시라 개봉박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