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오늘은 캠핑 이야기로 시작하려 했는데, 이 뉴스가 보이길래 내용을 싹~ 바꿨습니다. 캠핑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 수요일에 등장합니다.^^ 사실 이 문제는 저도 매우 아쉬워하는 문제라서 말입니다. 뭐냐하면...
이 이야기입니다. 아, 저기 뉴스에 나온 A 휴게소... 경부고속도로 죽전휴게소입니다. 그런데 저기는 나은 편에 속하는데, 일단 수도권에 있는 고속도로라 그냥 나가기만 해도 뭐든 밥 먹을 곳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 휴게소는 야간에 밥집 영업은 안해도 그래도 라면 자판기(ex라면)는 있습니다. 그 라면 자판기가 3,800원이나 받아 먹으면서 맛없는 ex PB 컵라면에 물붓고 전자레인지 돌려주는 레벨에 불과하다는게 문제입니다만.
그나마 저 죽전휴게소는 맛없고 비싸도 일단 라면이라도 파니 나은 축에 속하며, 지금은 야간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밥 먹는 것은 거의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코로나-19는 고속도로 휴게소 입장에서는 울고 싶은데 뺨을 때려준 격이었는데, 그렇지 않아도 야간 매출이 신통치 않은데 야간 운영을 중단할 명분으로 매우 좋았기 때문입니다. 엔데믹 이후로 대부분 야간 영업을 하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인건비가 안 나오니 밤에는 영업을 안 하는게 마진이 좋죠.
그렇지만 그 과정에서 정작 밤에 이동하는 사람들에 대한 최소한의 편의는 아무도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악화되는 상황에 가깝습니다. 죽전휴게소처럼 라면 자판기라도 있으면 맛없다고 툴툴대도 일단 배는 채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휴게소는 이런 대안이 부족합니다. 그나마 편의점은 운영하지만 여기에서 컵라면도 취급을 안 하는 경우가 여전히 많습니다. 취급을 한다 해도 휴게소의 그 미지근한 물로 익히려면 속 터집니다. 전자레인지나 전기 포트는 없는 경우가 더 많구요. 편의점 라면이 낮의 식당 라면 매출에 영향을 주지 않게 하려고 한 것이 밤에는 그 본질을 흔드는 요인이 됩니다.
식당 운영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나마 편의점은 밤에도 운영이 되고 있지만 이 역시 구인난을 이유로 운영을 안 하려는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편의점을 대체하려면 최소한 음료 자판기는 있어야 하는데 오히려 이건 없애는 추세입니다. 캔 자판기는 거의 전멸 모드로 가고 있고, 그 가성비 안나오는 커피 자판기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점차 전국의 고속도로 휴게소가 밤에는 대놓고 화장실 말고는 영업을 안 한다는 지방 일부 휴게소(대표적으로 영동고속도로 구정휴게소)처럼 되고 있습니다.
이 문제에 가장 민감한건 야간 운전이 많은 화물차 운전 기사들이지만, 길이 안 막히는 야간에 움직이기 시작하는 여행객들도 불편은 마찬가지입니다. 먹는 재미가 없어져서 이제는 웬만하면 심야에 차를 몰고 지방을 가는 일이 확 줄었습니다.T_T 이에 대해 해결책은 없을까요? 사실 있기는 합니다.
예. 그렇게나 까댔던 로봇 무인 조리 시스템입니다. 이게 고속도로 휴게소의 야간 밥 문제 해결의 사실상 유일한 해결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전 포스팅에서 깠던 대로 무인 조리는 절대 맛과 서비스 향상을 위한 것이 아닌 철저한 원가 절감을 위한 결과물입니다. 하지만 휴게소 밥집의 야간 영업 문제는 그 원가와 관련된 사항이기에 사실 이 마음에 안 드는 방법이 유일한 해결책이 됩니다. 맛이 없고 불편해도 아무것도 못 먹는 것 보다는 낫죠.
물론 이것도 제한적인 해결책입니다. 로봇 셰프 시스템도 구축하려면 돈이 들거든요. 새로 건설하는 휴게소나 리뉴얼하는 휴게소라면 도입 검토가 쉽겠지만 현재의 휴게소에서 적용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사실 여기에 대해서도 대안은 있습니다. 자판기를 늘리는 것이죠.
스낵류나 껌, 음료를 모두 취급할 수 있는 범용 자판기는 이미 지하철이나 철도역에서 절찬리에 쓰이고 있으니 이런걸 하나 갖다 놓으면 최악의 경우 휴게소 전체가 문을 닫아도 커피 한 잔은 마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먹거리에 대해서는 한국도로공사의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데, ex라면 말고 자판기에서 취급하는 메뉴를 좀 더 늘려야 합니다. 사실 ex라면 자판기도 컵라면에 물붓고 전자레인지 돌려주는 구조에 불과한데, 그 구조를 응용하면 레토르트 음식은 대부분 취급이 됩니다. 짜장밥이나 국밥같은거 말이죠. 물론 가성비가 엉망일건 뻔하니 욕은 먹겠지만 그거라도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분명히 다릅니다. 명분만 따져도 말이죠.
인구는 계속 줄어드는 상황을 피하기 어려우며, 특히 지방 인구는 소멸에 가깝게 줄어드는 이상 고속도로 휴게소의 이용객 감소와 구인난은 분명히 피할 수 없고 더 심해질 문제입니다. 그 사실은 분명히 감수해야만 하는 이상 과거처럼 제대로 끓인 라면과 우동을 내놓으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아무것도 먹고 마시지 못하는 세상까지 받아들이기는 어렵습니다. 최소한 의지만 있다면 최소한의 경비로 야간에 맛은 없어도 라면과 밥에 커피까지 해결할 수 있는 길은 현재의 기술로도 가능합니다. 의지만 있다면요.
추신: 이건 서비스(?) 사진입니다. 작년 추석 연휴 때 그냥 밤바다를 보려고 인천공항고속도로를 달려 영종대교 휴게소에서 찍었습니다. 아, 여기는 휴게소라고 하지만 간이휴게소라서 그냥 밤에는 깡통으로 때워야 합니다. 그나마 그 깡통 자판기가 꽤 많은 특이한 곳이라서 살았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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