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olf의 엉망진창 블로그

중립성 따윈 없는 여행/18禁/자동차/IT 제멋대로 1인 언론(?)

More Power, More Torque(자동차)

[옛글] 구 모닝(SA)과 스파크(M300)에 대한 개인적인 비교(2013/9/25)

dolf 2023. 5. 26. 12:26

객관적인 비교따윈 밥말아 먹는 그냥 이 두 대를 굴려본(며칠전까지는 SA, 지금은 M300) 사람으로서 각각의 차에 대한 느낌을 잡설로 적는 것입니다. 책임질 수 있냐구요? 당연히 안집니다! 비교 대상이 같냐구요? 일단 중고차값은 비슷하지 않습니까! 누구한테 도움이 되겠냐구요? 중고차로 살 분들에겐 0.1%쯤 도움이 될지 누가 압니까? ^^

0. 비교가 적정한가?

사실 그렇게 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일단 두 차는 세대 자체는 다릅니다. 원래 SA와 경쟁해야 하는 차량은 M300이 아닌 M200(또는 M250. 어차피 M250은 부분 페이스리프트에 불과해 성능 개선은 없습니다.)입니다. M200의 출시는 2005년, SA의 출시는 2004년입니다. 제대로 비교를 하려면 이 두 친구가 붙어야 합니다.

1,000cc 경차가 나온 뒤 경쟁사라는 넘이 800cc 모델을 내놓는 자살행위를 왜 했냐고 하는 분도 계실지 모르겠지만, 더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 SA가 나올 당시 경차 규격은 800cc였습니다. 열심히 國K-1에게 로비도 하고 하여 나중에 경차 규격을 확장할 계획을 갖고 한 몇 년은 좀 장사 안되더라도 먼저 이 규격에서 선수를 치자는 것이 SA였고, M200은 현형 경차 규격 안에서 M150의 문제였던 편의성과 낡은 디자인, 동력 성능(특히 트랜스미션) 개선을 노린 메인스트림 모델입니다.

SA의 경우 M200보다 오히려 변화가 더 작다면 작은 차입니다. 이전 세대 차량인 비스토와 비교하면 배기량부터 모든 것이 달라졌음에도 이렇게 평가하는 이유는 SA의 1,000cc 엔진(G4HE)은 비스토에 쓰인 800cc G3HA, 이 가운데 터보 모델인 G3HA-TC를 원칙적으로 대체하는 엔진이기 때문입니다. 트랜스미션 역시 같은 JF405E를 씁니다. 즉, SA의 컨셉은 경쟁에서 뒤진 비스토 터보차저 모델에서 상대적으로 유지보수가 쉽고 안정적인 동력을 내주는 대배기량 NA 엔진을 얹고 비슷한 컨셉 디자인의 차체를 조금 더 키운 정도에 불과합니다. M200의 경우 규격의 제한 안에서의 변화이기에 수치상의 변화는 적지만, 엔진 기술면에서는 더 진화한 것을 썼으며, M100 후기형 이후부터 늘 발목을 잡은 아이치기공의 外道 CVT를 버리고 비록 신세대라고는 할 수 없지만 경쟁사에서 열심히 검증을 해준 JF405E를 얹어 M150에서의 치명적인 약점을 잡았습니다. 요약하면 SA는 비스토에서 쓰인 기술을 큰 변화 없이 쓰고 차량 규격을 키운 만큼만 딱 나아진 보수적인 차량, M200은 기본 규격의 제한은 받아들이되 M100부터 써온 낡은 플랫폼 대신 일단 새 플랫폼을 써 당시 세대에 맞춘 기술을 적용한 조금 더 진보적인 차량입니다.

경차 규격이 바뀌기 전까지 SA가 그렇게까지 인기가 없었던 이유는 경차 혜택이 없는 상황에서 동력 성능, 실내구조 등 많은 부분이 M200보다 훨씬 낫다고 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다 같은 경차로 불리기에 이제는 비교 대상이 되지만, SA는 큰 차체에 배기량은 크지만 여기에 쓰인 기술 세대는 M200보다는 낡은 것입니다. 반대로 M200은 규격의 제한때문에 크기나 엔진 출력은 떨어져도 그것을 이루는 기술은 SA보다는 신형입니다.

길게 쓰긴 했지만, 정리하면 원래 SA의 비교 대상은 M300이 아닌 M200이나 M250이어야 합니다. 굳이 M300과 당당하게 경쟁하고 제대로 평가를 받으려면 트랜스미션이 바뀌고 엔진도 조금 더 개량이 이뤄진 SA 후기형, 즉 뉴모닝은 되어야 합니다. 이 점을 참고하고 읽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의 개인 비교는 'SA 사형장'에 가깝게 되고 맙니다. 기술의 세대가 뒤지는 차가 무언가 뒤지는 것은 딱히 죄가 아닙니다.

1. 동력성능

사실 이 부분은 SA나 M300이나 큰 차이가 난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엔진마력은 M300이 SA보다는 9ps 높기는 합니다만 M300은 워낙 휠마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유명하기 때문입니다. M300은 M200에 쓰인 JF405E를 조금 더 손을 봐 쓰는 것에 불과하기에 트랜스미션에서의 장점이 없습니다. 언덕에서의 등판 능력이나 초기 가속 능력은 사실 다들 큰 차이가 없다고 해도 좋습니다.

다만 ECU의 설정은 꽤 차이를 보입니다. 현기차의 엔진은 기본적으로 고회전형이 아니며, 낮은 회전수에서 최대 토크가 나옵니다. 보통 2,500rpm대역에서 변속이 이뤄집니다. M300의 경우 3,500rpm 전후에서 변속을 하며 같은 4단 기어, 같은 속도일 때 엔진 회전수도 300~500rpm정도 SA보다 더 높습니다. 보통 2,000rpm을 넘는 시점부터 엔진 소음을 분명히 느낄 수 있기에 일반 주행에서의 정숙성은 SA가 더 낫다면 낫습니다. 다만 100km/h 이후의 고속 주행에서는 거기서 거기에 가깝습니다.

SA의 경우 시속 150km/h 전후에서 퓨얼컷이 걸리는 만큼 고속 영역에서 그렇게 고회전을 쓰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M300은 '그딴거 없다'를 강조하기에 밟으면 그 이상 속도가 올라갑니다. 평지에서 165km/h까지는 충분히 낼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속도를 냈다고 하면 '목숨을 걸었구나'라는 소리를 듣겠지만 말입니다. 이 때문에 경차를 좋아하면서 밟는걸 좋아한다면 M300이 더 재미는 있습니다. SA는 고속화도로까지만 주로 운행하는 사람에게 맞습니다.

2. 연비

저단에서의 연비는 M300이 SA보다는 조금 더 나은 수준입니다. SA는 저단 기어일 때 기름을 있는대로 잡아 드십니다. M300도 그러한 성격이지만 SA보다 낫다면 낫습니다. 하지만 4단 기어 이후의 준고속 및 고속 주행에서의 연비는 오히려 SA가 더 낫습니다. 1~2km/L정도 더 잘 나온다고 해도 좋습니다. 타력 주행을 잘 하면 SA도 꽤 연비 주행을 할 수 있으며, 너무 막히는 도로가 아니라면 연비의 강자라는 준중형차가 부럽지 않은 연비를 기록할 수도 있습니다.

3. 실내 공간

유감스럽게도 SA가 집니다. SA는 좌우 실내 공간이 넓은 것 말고는 전후 공간은 결코 넓지 않은 차입니다. 이 부분만큼은 M200보다도 나을 것이 전혀 없으며 오히려 좁게 느낄 사람도 있을 정도입니다. 그에 비해 M300은 뒷좌석에 성인이 앉아도 '너무 불편해~' 소리까지는 나오지 않을 정도의 공간 확보가 됩니다. 사실 SA는 여러모로 공간 설계에 있어 '그 크기 다 어디 팔아먹었3~'하는 소리가 나오는 차입니다.

4. 트렁크 공간

앞에서 적었지만 SA의 공간 설계는 '이 차 크기 어디에 팔아 드셨소!' 소리가 나올 정도로 덩치값을 못합니다. 체격이 훨씬 작은 M200보다도 트렁크 적재량은 더 적습니다. 이 공간에는 농담이 아니라 차량용 청소 도구 이상 무언가를 싣기 어렵습니다. 박스도 가로로 길고 높이가 낮은 것이 아니면 하나도 싣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M300은 SA와는 비교할 수 없고 M200보다 조금 더 넓은 트렁크 공간을 갖습니다. 경차의 트렁크가 거기서 거기라면 그렇지만, 무언가 물건을 싣기 시작하면 그 차이가 꽤 크게 느껴집니다. 포대자루 하나라도 실어보면 그 차이가 분명합니다.

5. 운전석/조수석 수납 공간

매우 유감스럽게도 M300은 이 점에서 NG입니다. 곳곳에 무언가를 숨겨둘 곳이 많은 M200에 비해 SA도 많이 줄어든 편이기는 하나 그래도 조금씩 무언가 둘 공간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M300은 지갑, 휴대전화, 담배 등 여러 소지품류, 케이블이나 가벼운 소지품을 두기에는 공간이 너무나 좁습니다. 둘 곳이 없으니 차를 깨끗하게 탈 수는 있겠지만 무언가 차에 넣어두고 다니는 사람에겐 M300은 꽤 불편합니다. 이 점만큼은 SA가 나쁘지 않습니다.

6. 운전 조작 편의성

대시보드는 M300이 꽤 파격적인 만큼 호불호는 있지만 익숙해지기 나름입니다. 다만 최대한 손을 덜 뻗는, 집중하는 운전에는 M300이 더 유리합니다. 안개등 스위치가 센터페시아에 붙는 SA와 달리 TA는 전조등과 일체형이기에 조작이 오히려 빠르고 쉽습니다. 안좋은 점이 있다면 같은 트림일 때 타이머가 들어간 간헐식 와이퍼가 아닐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인데, GM은 이런 부분에서 사람들 배려를 안해주는 면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