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하신 각하영애각하께서 국가를 개조하시겠다고 하는데, 자신이 신이자 세상의 전부라고 세뇌가 되도록 국가 시스템과 국민들을 조교하시겠다는 발상에는 1원 한장 따를 생각은 없습니다. 우리는 자유롭고 정의로는 대한민국의 국민이며, 자신의 인생은 자신이 개척해나갈 수 있는 역량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삶을 제가 개척하고, 제가 개조해나가기로 했습니다.
첫 번째로 각하영애각하께 세금이라는 용돈을 갖다 바치는 것을 줄이자는 차원에서 제 파트너인 똥개 한 마리가 잡수는 기름을 좀 줄여보자는 차원에서 연비 효율성 향상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사실 별 것은 아니고 Lockup 클러치를 더 많이 쓰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제 똥개는 다른 경차와 마찬가지로 기름을 꽤 퍼먹습니다. 안그래도 효율성 떨어지는 Jatco JF405E 4단 AT에 그냥 마음 가는대로 가속과 감속, 타력주행을 해버리면 연비가 12~16km/L에 불과합니다. 그나마 ECU 매핑을 다시 하면서 이게 13~17km/L까지는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서울-광주를 왕복하면 10만원을 잡수시는건 아무래도 너무 부담이 되는 일이기에 이걸 좀 개선해보자고 운전 습관을 바꾸기고 마음먹은 것입니다. 이전에도 Lockup 클러치를 의도적으로 쓰긴 썼는데, 성격적으로 액셀을 살짝 밟고 유지하는게 맞질 않아 길게 쓰진 않았기에 그걸 좀 길게 쓰도록 습관 개선을 해보자는 것입니다. 시속 100km에서 연비계가 20~22km/L을 가리키는데, 정말 이 상태로 잘 가면 15,000원 정도의 기름값은 편도에서도 아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이러면 나름대로 도전할만한 수준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의도적으로 Lockup 클러치가 걸린 상태를 최대한 유지하도록 며칠 전부터 열심히 나름대로 몸에 밴 습관을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사실 그게 말처럼 쉽지는 않고 정신을 갉아 먹기도 합니다. 대충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1. 똥개의 액셀이 민감(?)하다?
- 보통 Lockup 클러치 관련 설명은 '1/3 정도 밟고 있으면 된다'라고 합니다. 하지만 위대하신 똥개는 거의 액셀에 발을 살짝 얹고 미미한 힘을 발끝에 주는 정도가 아니면 안됩니다. 비유를 하면 이니셜D에서 액셀 밟기를 10단계로 나눠 훈련한다고 하는데, 그 10단계 액셀 밟기에서 1~1.5단계 정도 수준으로 밟아야 합니다. 그 보다 조금 더 밟아버리면 그냥 쭉쭉 가속이 되어 버립니다. 걸리고 난 뒤 조금 더 밟는거야 문제는 없는데, 걸기까지 발에 주는 부담이 무시하기는 어렵습니다.
2. 도로가 내 의지를 꺾는다?
- 어차피 Lockup 클러치는 일반 도로에서 쓰기엔 좀 부적절합니다. 그렇게 가속을 길게 유지할만한 상황이 못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보통 고속화도로 이상에서 쓸만하고, 제 출퇴근은 강변북로라는 고속화도로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나름대로 조건은 잘 맞습니다. 문제는 이 길을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도와주질 않습니다.
출근 시간에 꽉꽉 막히는데 Lockup 클러치를 쓸 정도로 가속을 할 상황은 전혀 없으니 그건 넘어가고, 퇴근 시간은 보통 퇴근 시간보다는 조금 늦는 편이기에 정체 구간만 피하면 어느 정도는 밟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차선을 천천히 기어가는 분들이 방해합니다. 오늘 아침의 경우 1차선은 기어가는 퀵서비스 다마스, 2차선은 야채싣고 기어가는 포터, 3차선은 차간거리 300m 이상을 자랑하는 렉서스 아줌마(추정), 4차선은 25톤 덤프트럭이 비슷한 속도로 가고 있었습니다. 감속을 안할래야 안할 수 없습니다.
3. 자기와의 싸움이 어렵다?
- Lockup 클러치가 걸리면 액셀에서 발을 떼면 그게 풀립니다. 다시 또 걸려면 속도와 회전수를 유지해가며 기다려야 합니다. 그래서 가속과 감속 모두 어느 정도는 액셀 조작만으로 버텨야 하는데, 그게 신경을 꽤 쓰게 만듭니다.
여기에 더해 그냥 확 앞질러서 가고 싶어도 있는대로 액셀을 밟아 가속할 수도 없어 자기와의 싸움이 됩니다. 저는 도로 상황에 맞춰 운전한다는 신조는 갖고 있지만, 그냥 무조건 남의 앞만 보고 간다는 생각도 없기에 밟을 때는 밟는 성격입니다. 그 성격을 억눌러야 연비가 좋아지기에 자기와의 싸움을 계속 하게 됩니다. 사실 이게 가장 어렵습니다.
Lockup 클러치라고 해봐야 웬만한 AT에는 들어 있는 물건이고, 쓰는 방법도 보통 최고 단수(저단에서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에서 속도와 회전수를 어느 정도 유지하면 약간의 회전수 감소와 함께 연비 효율성 개선이 이뤄지는 것인 만큼 누구나 할 수 있는 뻔한 방법이긴 합니다. 하지만 모든 것은 도로 위의 일이기에 자기와, 그리고 다른 차와의 싸움이 될 뿐입니다. 나름대로 힘든(?) 일이지만, 위대하신 각하영애각하에게 용돈을 덜 준다는 기쁨을 최대한 살려 이 습관을 정착시킬 수 있게 노력해야겠습니다.
'More Power, More Torque(자동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옛글] 두무개길 & 서빙고로는 저주받은(?) 길인가?(2013/6/27) (0) | 2023.05.26 |
---|---|
[옛글] 구 모닝(SA)과 스파크(M300)에 대한 개인적인 비교(2013/9/25) (0) | 2023.05.26 |
[옛글] 이것은 흰색의 저주인가?(2014/5/6) (0) | 2023.05.26 |
[옛글] 스파크 초기형(마티즈 크리에이티브) 순정 오디오 마개조기(2015/4/27) (0) | 2023.05.26 |
[옛글] 흡기 필터를 바꿔 보았습니다(2015/6/13) (0) | 2023.05.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