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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배우조합 파업을 통해 바라보는 대한민국의 파업 이중잣대 - 그들이 하면 권리행사요 우리가 하면 귀족노조인가?!

dolf 2023. 7. 17. 13:00

오늘은 좀 가벼운(?) 주제를 들고 옵니다. 아, 이번에도 윤근혜 각하 및 그 하부 조직은 딱히 등장하지는 않습니다. 대신 자칭 네티즌들(?)을 대상으로 한 내용은 맞습니다.


https://www.donga.com/news/Opinion/article/all/20230716/120265798/1

 

[횡설수설/정임수]할리우드가 멈췄다… 美 배우-작가 63년 만의 동반 파업

올여름 할리우드 기대작으로 꼽히는 영화 ‘오펜하이머’의 영국 런던 시사회는 지난주 배우들 없이 진행됐다. 맷 데이먼, 에밀리 블런트,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등 스타 배우들이 레드…

www.donga.com

오늘의 주제는 이것입니다. 대충 요약하면 미국에서 영화 및 드라마쪽 대본을 쓰는 작가조합이 처우 문제로 파업을 하는 상태에서 배우조합까지 연대 파업을 한다는 것입니다. 상황은 강대강 대치인데, 노조측에서는 지금도 제대로 된 처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데(유명배우 이야기가 아닌 작가나 스태프들 이야기입니다.), OTT가 일상화되면서 그 보상이 더 안되고 있고, 이제는 AI가 나오면서 더 대우가 악화될 위험이 있다는 것입니다. 배우조합에서도 연대 파업을 하는 것은 같은 계열에 있는 노동자들끼리 연대하는 것도 있지만, OTT로 인한 개런티 보상, AI나 딥페이크로 인한 초상권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거나 현재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영화사나 OTT는 이에 대해 귀를 막고 '배째~'를 외치고 있어 현재로서는 간단히 타결은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다수입니다.

ⓒAP=연합뉴스


하여간 이 결과 노조에 가입된 유명 배우들도 동조 파업에 나섰습니다. 올 여름의 전 세계적(일본 빼고.) 기대작인 오펜하이머는 영국 시사회에서 주요 배우들이 그냥 사진만 찍고 바로 철수해버렸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파업하러 다들 갔음'하고 쿨하게(?) 무대에 섰습니다.(감독조합도 있는데, 여기는 이전에 영화사들하고 합의를 해서 이번에 파업을 안 합니다.)

극작가들의 처우 문제나, AI를 이용한 딥페이크 초상권 등은 사실 어느 정도는 사회문제 성향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노조원들의 처우 개선, 나쁘게 말하면 더 큰 이득을 위한 실력 행사인 것도 분명합니다. 사실 파업이라는 것은 이런 것이죠. 세상을 위해서 파업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위해서 파업하는 것이며, 노동자들끼리 파업에 동조하고 연대하는 것은 자신이 이 이익에 한 발 담그고 있어서일 수도 있지만 연대를 통해 자기가 파업을 했을 때 동조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국의 노동자가 단결하는 것은 공산주의를 위해서가 아니라 상대적으로 사회적 약자인 자기가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힘을 얻기 위해서죠.

그런데 대한민국에서는 이 부분을 이상하게만큼 부정합니다. 파업을 하면 닥치고 노동자에게 개객기라고 외치고 그게 큰 기업 노동자면 무조건 귀족노조를 갖다 붙입니다. 위에 적었지만 파업은 사회를 위해, 정의를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사회 정의가 붙으면 더욱 동조를 받기 쉬워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게 필수가 될 필요는 없죠. 물론 현재의 대한민국 노조 윗선들의 상당수는 이 사회적인 동조를 받는 노력을 너무 게을리하는 것이 문제이긴 합니다만. 이미 세대가 바뀌었는데, 1980년대 노동운동 당시의 판화 그림을 아직까지 써먹고 있는 고리타분함은 욕을 먹어야 합니다. 세대의 주류가 바꾸면 그 세대의 생각과 입맛에 맞게 노동운동의 방향과 전략도 바뀌어야 하는데 1980~90년대 방식에서 멈춰 있죠. 이건 욕을 하고 들어가야 하는건 맞습니다.

그렇다한들 파업만 하면 무조건 인터넷 여론, 그리고 주류 언론들은 '노조 개객기'라고 하고 들어가는데 이 세태가 올바른건 아닙니다.  사회학 용어로 '수평폭력(Horizontal Violence)'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약자가 강자에게 받은 억울함을 약자에게 화풀이하여 푼다'는 것입니다. 억대 연봉을 받건 최저 임금을 받건 노동자는 노동자입니다. 약자인 그 자체가 선이자 정의는 아니지만(이걸 긍정하면 그게 바로 언더도그마입니다.), 파업의 본질을 왜곡하고 강자(언론 및 사용자)의 주장만을 받아들여 노조의 주장은 아예 듣지도 않고 귀족노조 운운하면서 욕만 하는 것이 현재의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하지만 저 미국 배우조합의 파업에서 '미국 귀족노조 새퀴들' 운운하는 댓글은 없지는 않아도 대한민국 노조가 파업할 때의 댓글과 비교하면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럴 수도 있지' 아니면 무슨 '일본을 공격한다' 드립처럼 '이러니 대한민국 귀족노조 새퀴들은 안돼'하는 엉뚱한 사람을 공격하는 물타기 시전이 대다수를 차지합니다. 미국의 백만장자 갑부 배우들은 파업해도 되고, 대한민국의 특근 있는대로 해서 억대 연봉 받는 사람들은 파업하면 안되는지요? 수백억을 벌건 몇천만원을 벌건 노동자는 똑같이 노동자고 자신의 이득과 밥줄을 위해 싸울 권리가 있습니다. 이런 이중잣대는 자기가 그냥 만만한 사람 때리고 공격하고 싶고 돈 많고 유명한 사람과는 척을 지고 싶지 않다는 되도 않는 수평폭력의 발현일 뿐입니다. 그렇게 살다 자기가 코너에 몰렸을 때 아무도 자기에게 '힘내라' 소리도 안 하는 상황이 오면 그 때는 뭐라 하겠습니까?  연대는 이럴 때 하라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