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olf의 엉망진창 블로그

중립성 따윈 없는 여행/18禁/자동차/IT 제멋대로 1인 언론(?)

Adolf는 告한다(비평|시사)

되짚어 보는 대한뉴스(2) - 대한민국 자원외교 흑역사, 마두라 유전

dolf 2023. 8. 11. 13:00

대한뉴스는 국민에서 정부의 시책과 국내외 소식을 널리 알린다는 의미도 있지만 주된 목적은 역시 프로파간다이기에 좋은 것은 부풀리고 문제 사항은 감추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세상 일은 어찌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며 장미빛 전망은 그냥 회색빛 어둠으로 전락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장미빛 가득한, 하지만 실상은 늪 속으로 사라진 일을 보면 쓴웃음만 나옵니다. 대한민국의 자원외교는 이런 호구잡힌 흑역사로 도배가 되어 있다고 해도 좋은데, 보통 '가카' 정권의 자원외교 흑역사가 유명하지만, 그 전부터 흑역사를 쌓고 있었고, 지금은 대부분의 사람에서 잊혀진 이름이 '마두라 유전'입니다.


이 이름은 지금은 완전히 대중들에게 잊혀진 이름이지만, 사실 시작은 무려 '해외자원개발 1호' 사례입니다. 마두라 유전이라는 것은 인도네시아의 자바섬(자와섬)에서 다시 오른쪽에 있는 나름 큰 섬인 마두라 섬 오른쪽 해역에 있는 해저 유전입니다.

대충... 여기 어딘가...

그런데 사실 이 계획... 무려 '썬글라스 박' 각하 시절부터 이야기가 나왔으나 죽을 때 하필 시바스 리갈이 놓여 있는 바람에 단순 주당에서 국민들은 싼 술 먹이고 혼자만 비싼 술 마셨다고 대대손손 욕을 먹게 된 그 분께서는 여기에 대한 투자를 그냥 거절했습니다. 부정축재로 좀 말이 많은게 썬글라스 각하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건 좀 뭔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야겠죠. 그런데 그 이후에 광주의 학살자, 대머리가 여기에 대한 투자를 승인해 버립니다.

 

인도네시아에 기반을 둔 사업가인 최계월이라는 사람이 세운 코데코에너지라는 기업이 주체였는데, 사실 이 회사의 유전 개발 계획에 대해 국내의 민간 투자 기관에서는 매우 수상쩍게 여겼습니다. 최대월씨는 이를 자기 자서전 등을 통해 열심히 깠지만... 결과적으로는 민간의 평가가 맞았습니다. 1980년에 인도네시아 군사정권에 뒷돈을 찔러주며 사업권을 확보하여 대머리가 석유개발공사를 통해 1981년부터 투자를 하여 1984년부터 시험 생산을 한 끝에 1985년부터 본격적으로 유전의 생산이 이뤄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때만 해도 석유도 안정적으로 수입하고 개발 수익도 얻고 일거양득인줄 알았습니다. 이왕 시작한 김에 신군부의 아이돌, 정수라 여사가 부른 '마두라 송'도 들어보시죠.

 

그런데...

본격 생산을 시작하고 두 달만에 생산량이 급감해버립니다. 예. '이 산이 아닌게벼~'였습니다.별 짓을 다해 봤으나 채산성이 나오는 생산량을 회복하지 못하고, 1991년쯤이 되면 운영자금까지 바닥납니다. 이 시점까지 우리나라에서는 2억달러 이상을 쏟아 부었는데, 결국 1991년 말 이 투자는 실패로 선언하였습니다. 이 때 대충 1억3천만달러 정도를 손실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당시 투자는 성공불융자라 하여 실패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 대한 투자 방식을 썼는데, 이 방식은 성공하면 원래 받을 돈에 추가적인 돈을 받고, 실패하면 반대로 원리금을 탕감해주는 것입니다. 실패했으니 투자금을 손실로 돌릴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사실 여기까지만 적으면 그냥 높으신 분들이 뒷돈을 받아서 해외 투자를 했다 말아먹은 사례로 끝나겠지만... 마두라 유전은 사실 그 뒤가 참 웃픕니다. 1991년에 정부는 마두라 유전의 석유 채굴 관련 사업(가스전 투자는 진행)은 손을 뗐고, 코데코에너지는 먹고 살아야 하니 지분을 매각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며 버텼습니다. 그러다 2000년대 들어서 이 죽어가던 유전의 생산량이 증가하기 시작했습니다. 안 나오던 곳에서 기름이 갑자기 솟구친 것은 아니며, 그 사이에 채굴 기술이 발전하고 주변의 다른 해역을 탐사하여 새로운 유정을 개척한 결과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대형 유전까지는 아니지만 그런대로 벌어 먹고 사는 유전이 되기는 했습니다. 2011년에는 지분을 확 줄이긴 했어도 그래도 20년 채굴권 연장도 했습니다.

이렇게 2000년대 들어서 마두라 유전이 어떻게든 먹고 살 레벨이 되면서, 2010년대 중반쯤 되면 드디어 지금까지 누적된 적자를 해소하여 성공불융자에 대한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회수를 하고 있는데... 원래 받아야 할 돈의 절반 이상을 못 받고 있습니다. 코데코에너지가 우리나라로 지불해야 할 이익을 해외의 조세피난처로 빼돌리고 있다는 의혹을 사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 이익 회수에 큰 별 관심도 없고 사실 국민 대다수도 관심이 없습니다. 사실 마두라 유전이 1991년에 한 번 망했다는 사실도 작게 다루고 말았으니까요.

■ 대한뉴스에서 보는 오늘의 교훈

- 자원개발은 실패 위험이 매우 크고, 캤다고 앞으로 계속 캔다는 보장이 없다. 김칫국을 마시지 말자.

- 자원개발의 뒤에는 높으신 분들에 대한 로비와 부정부패가 늘 자리한다. 자원개발을 자랑할 때 그 뒤에 해쳐먹는 사람이 있음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