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히 무엇을 할지 정해두지 않은 캠핑의 경우 최대, 그리고 유일한 즐거움이라 할만한 것은 '먹는 것'입니다. 사실 무엇을 할지 열심히 정하고 준비해 두어도 먹는 것은 최대의 즐거움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그리고 그 먹는 것의 대다수는 '괴기'가 됩니다. 특히 소금구이라면 복잡한 밑준비가 필요치 않아 몸도 귀찮고 도구도 충분히 않은 캠핑 환경에서는 최적의 먹거리죠.
하지만 여기서도 다시 '직화파'와 '로스파'의 처절한 싸움이 벌어집니다. 숯불에 석쇠를 올려 바로 구우면서 나오는 숯불의 향이 찐이라 하는 직화파와 이렇게 하면 고루 익지도 않고 타면서 연기 냄새만 밴다고 하는 로스파는 평행선을 긋는 경우가 많죠. 사실 직화가 더 준비할 것도 많아서 보통은 로스파의 승리가 되는데, 로스야 그냥 버너에 프라이팬이나 그리들 올리고 구우면 땡이지만 직화는 화로대에 숯도 피워야 하고 그게 적당한 상태가 될 때 까지 기다리기도 해야 하고 뒷정리도 해야 하죠. 장작을 때면서 마무리로 생긴 숯으로 조리를 하면 몰라도 그냥 직화만 할거라면 여간 귀찮은게 아니죠. 그래서 나온게 직화구이를 일회용으로 할 수 있는 화로입니다.
구조적으로는 별 것이 없습니다. 은박 도시락 그릇에 석쇠를 일체화시키고, 일회용 다리를 더한 것 뿐이니까요. 그래서 실제 물건을 보면 넓적한 은박 도시락에 무언가 들어 있는 형태입니다. 포장을 뜯고 자리를 펴고 여기에 저 도시락을 올리면 세팅 끝입니다. 대충 이게 시중에서 4,000~7,000원선에 팔립니다.
이걸 뜯어보면 안에는 착화제(저 제품은 종이 형태의 착화제가 들어 있습니다.)가 있고, 조개탄처럼 생긴 성형탄이 있습니다. 화력 유지는 최대 1시간 30분이라고 하지만, 1시간 정도가 거의 한계점이라 보면 될 듯 합니다.
착화제가 들어 있는데다 탄도 불이 잘 붙는 성형탄이라 굳이 일반적인 숯처럼 토치로 오래 지져줄 필요는 없습니다. 긴 요리용 라이터 정도만으로도 되고, 토치를 쓴다면 1~2초 정도만 지져주면 됩니다. 그러면 사진처럼 착화제가 타고 숯에 불이 붙는데, 저 불꽃이 꺼지는 시점부터 조리가 가능합니다. 대략 15~20분 정도 걸린다 보면 됩니다.
다만... 이게 생각만큼 환상적이지는 않습니다. 일단 이 화로의 문제점을 설명해보면 이렇습니다.
- 1인용이라 작습니다. 30cm에 가까운 긴 닭꼬치도 전부 굽기 어렵습니다. 정확히는 석쇠에는 올라가는데, 위아래는 화력이 약합니다. 탄이 전반적으로 가운데 뭉쳐있고, 원형 성형탄 특성상 이걸 넓게 펴서 화력을 고르게 하기도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석쇠 전체를 다 써야 하는 큰 고기나 긴 꼬치류는 굽기가 좀 어렵습니다. 꼬치를 굽는 경우 100g급의 긴 것보다는 50g급의 좀 작은 것을 쓰는 것이 좋습니다.
- 생각보다 화력이 세지 않습니다. 원적외선으로 확 익어버리는 커다란 화로와 달리 익는 데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립니다. 거기다 화력의 유지가 1시간 남짓이기에 두꺼운 고기를 익혀서 많이 먹으려면 바쁩니다.
- 테이블에 놓을 경우 화재나 그을림 문제가 생깁니다. 아래로 탄가루가 떨어지는 구조는 아니지만 워낙 테이블(바닥)과 화로의 거리가 가까워 비닐 재질은 타버리거나, 나무 재질은 그을릴 위험이 있습니다. 다이소 등에서 파는 방염 매트를 아래에 깔아두는 것이 매우 좋습니다.
정리하면, 직화 구이를 해먹고 싶지만 화로대도 없고 있어도 준비가 귀찮은 솔로 캠핑용으로는 쓸만합니다. 하지만 가족 캠핑용으로는 너무 작으며, 화력 역시 센 편은 아닙니다. 그래서 진짜 말 그대로 1인용 솔로 캠핑에 적합한 아이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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