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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악산 용하 야영장 - 가족과 함께 하면 좋은 숲속 캠핑장

dolf 2023. 9. 25. 16:00

야영, 캠핑이라는 것은 사실 도심 안에서도 즐길 수 있습니다. 서울만 해도 난지도나 중랑캠핑숲같은 시내 캠핑장이 있죠. 하지만 이왕이면 조용하고 공기 맑은 곳, 경치 좋은 곳을 찾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기에 숲 속이나 바닷가를 찾게 됩니다. 접근성이 좋은 캠핑장이 인기가 높지만, 접근성을 좀 희생하더라도 경치가 좋고 공기가 맑으면 찾는 사람들은 꾸준합니다.

 

오늘 소개하는 월악산 산 속 캠핑장, 용하 캠핑장은 이 접근성은 좀 거시기하지만, 숲속 캠핑장의 모범(?)이라 할 수 있는 곳입니다. 본격적인 가을 캠핑 시즌에 어린 자녀분들과 캠핑을 가보고자 한다면 반드시 체크할만한 내용입니다. 물론 어린 자녀 없이 그냥 솔로 부대원의 캠핑, 마음이 맞는 동호인들과의 캠핑으로도 좋은 곳입니다.^^


 

■ 국립공원공단 월악산 용하야영장

- 사이트 수: 일반 59 사이트
- 샤워장: 있음(유료. 겨울에는 폐쇄)
- 개수대/화장실 온수: 그런 거 기대하지 말 것.
- 전기: 있음(별도 비용)
- 매점: 있음(기본적인 것만 구매 가능)
- 사이트 타입: 모래+흙
- 테이블: 있음(목재)
- 기타: A/B 영지 사이에 작은 냇가 있음.

 

캠핑장 많기로는 지리산 주변이 유명하고, 캠핑장이 크기로는 덕유대가 킹왕짱이지만(덕유대는 우리나라 최대 캠핑장이기도 합니다.), 덕유산 주변도 캠핑장이 꽤 있습니다. 일단 국립공원공단 관할만 해도 왼쪽으로 송계, 덕주, 닷돈재 캠핑장이 있고, 가장 오른쪽에는 엉뚱한 단양쪽에 하선암 캠핑장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가운데 산 속 깊~~숙히 들어가면 있는 것이 바로 용하 캠핑장입니다.

 

용하 캠핑장은 주차장과 캠핑 영지가 완전히 분리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일단 주차장에 주차한 이후 짐을 해당 영지까지 따로 옮겨야 합니다. 그나마 캐리어를 대여해주는 만큼 조금 낫지만, 짐이 많다면 조금 더 바삐 움직여야 합니다. 그나마 주차장이 상당히 넓은 만큼 차를 대는 데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습니다.

 

영지는 크게 A~C 구역으로 나뉩니다. A와 B 영지 사이에는 작은 냇가가 있는데, 여기가 아이들이 놀기 딱 좋은 곳입니다. 수심을 따질 것도 없이 앝은 곳이라 여름이면 물놀이를 할 수도 있고, 가을이라 몸 전체를 젖게 하기는 그런 시즌이라도 그냥 손이나 발을 담그기는 충분합니다. 그래서 어린 아이들과 함께 캠핑을 하고자 하는 분들이라면 그야말로 여기는 최적의 장소라 할 수 있습니다.

 

왼쪽의 C 구역은 어린이 취향의 냇가는 없지만 뒷쪽으로 큰 개울이 흐릅니다. 물소리를 들으며 잘 수는 있는데, 대신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지금은 냇가로 내려갈 수는 없도록 금지선을 쳐 놓았습니다.

 

그 부분을 제외해도 전형적인 숲 캠핑장이라 아늑하게(?) 숲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점은 같습니다. 나무의 밀도가 비슷한 성격의 덕주 캠핑장과 비교해도 좀 더 높은 편이라 더욱 숲 캠핑장 느낌이 납니다. 접근성은 덕주가 더 낫지만, 여기는 주차난이 좀 있어서 나름 스트레스를 준다는 점을 생각하면 장단점이 있다 할 수 있습니다.

 

영지 크기는 각각 조금씩 차이는 있는데, 공통적으로 맨땅(마사토) 영지라는 점은 동일합니다. 나무 테이블도 제공은 하는데, 캠핑장이 좀 오래되다보니 테이블을 비롯한 시설은 좀 많이 낡았습니다. 일부 영지는 살짝 파손된 것도 있고, 방부목이 조금씩 부식된 경우도 있습니다. 아예 못 쓸 정도는 아니지만 미관상 정말 민감한 분들이라면 테이블을 따로 챙겨가는 것이 나을 수는 있습니다.

 

개수대는 덕주 캠핑장과 동일한 타입이며, 세면대와 개수대가 함께 있는 형태입니다. 음식물 쓰레기는 별도의 봉투를 쓰지 않고 수거함에 넣습니다. 물론 일반 쓰레기는 쓰레기 봉투로 배출해야 하며, 제천시 쓰레기 봉투여야 하기에 제천시 안에서 장을 볼 경우 여기에서 쓰레기 봉투를 사도 좋습니다.

 

용하 캠핑장은 월악산 깊~숙히 들어와야 있기에 주변에 뭔가 장을 볼만한 곳이 전무합니다. 그래서 정말 급한 것이 있을 때 살 수 있는 매점의 존재는 나름 중요합니다. 최소한 쓰레기 봉투를 사기 위해 한 번은 가야 하는 곳인데, 사실 구멍가게 수준이라서 그냥 음료나 양념류, 장작, 숯 정도를 제외하면 많은걸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한 번 들어오면 제대로 된 장을 보기 위해서는 1시간 가까이 이동해야 하는 외진 곳인 만큼 정말 중요한 것은 미리 전부 준비해서 가야만 합니다.

 

■ 솔로부대는 솔로캠핑을...

이번 캠핑은 동계 솔로 캠핑을 전제로 한 신 장비 테스트 목적이 있었습니다. 바로 '싸구려 텐트' 테스트 목적인데, 기존에도 솔로 캠핑용으로 3인용 텐트를 썼지만, 이건 솔로 캠핑에서 타프를 대신하는 3m 셸터 안에 들어가지 않아서 이 용도 및 백업용으로 쓸 목적으로 정말 싸구려 1인용 텐트를 샀습니다. 120cm * 200cm 정도로 정말 혼자 들어가서 있기 좋은 크기입니다. 다만 아무리 싸구려지만 지퍼와 가방 완성도가 좀 거시기해서 가방은 철수 과정에서 완전히 공중분해가 되어 버렸다는게 나름 문제라면 문제입니다.T_T 대충 시험 결과 여기에 난로 하나 정도는 넣을 수 있겠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아, 그리고 왔으면 먹어야죠. 솔로 캠핑 특성상 해먹는 그 자체가 귀찮기에 대체로 라면이나 만두 등 간편 조리를 선호하지만, 이번에는 좀 이상한 메뉴입니다. 사진에서 뭔가 매칭이 이상하다 생각하는 분도 계실텐데, 사실 특정 지역을 제외하면 이상한게 맞습니다. 그렇습니다. 광주가 아니면 거의 보기 어렵다는, 분식집만 가도 반찬이 쫙 깔린다는 미식의 동네에서 파격적으로 태어난 음식, '상추튀김' 되겠습니다. 뭐 튀김에다 양념 찍어 상추에 싸먹으면 그게 상추튀김입니다만.

 

본격적인 가을 캠핑 시즌 개막이라 색색의 장식으로 캠핑장의 밤은 꽤 아름답습니다. 물론 가족 캠퍼들만 온 것은 아니며 저처럼 솔로 캠핑(모토캠핑이라 저보다 더 장비가 심플한 분도 적지 않습니다.)을 오신 분도 계시고, 모임에서 온 것 같은 분들도 많았습니다. 모기만 조금 적었으면 좋겠지만, 아직 모기 아줌마의 맹위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 용하 캠핑장의 장단점

 

사실 위에서 장점은 거의 대부분 적었는데, 숲과 개울이 모두 있어 어린이를 동반하고 오기에 매우 최적이라는 점, 그리고 성인들만 오더라도 숲 캠핑을 나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다는 점이 최대의 장점입니다. 여기에 주차장도 넓어서 주차 고민이 사실상 전무한데다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일단 매점도 있어서 긴급한 장은 볼 수 있는 정도가 됩니다. 접근성 면에서는 서울 서부나 인천쪽에서는 좀 부담되지만 수도권 남부 지역부터는 그나마 갈만한 거리이며, 대전권에서도 접근성이 나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이 접근성이 다른 월악산의 캠핑장보다 좋은 것은 아닌 것도 사실입니다. 바로 508번 지방도변에 있는 송계/덕주/닷돈재 캠핑장, 59번 국도에서 100m도 안 들어가는 하선암 캠핑장과 달리 용하 캠핑장은 36번 국도변에서도 10km 이상 더 들어가야 합니다. 들어가는 길도 점점 좁아져서 아스팔트 왕복 2차로에서 아스팔트 포장 왕복 1차로로, 아예 농로 수준인 콘크리트 포장 왕복 1차로까지 줄어듭니다. 그나마 주변에 펜션이나 사설 캠핑장들이 꽤 있기에 정말 답이 없는 깡촌 레벨은 아니지만, 접근성이 결코 좋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이는 나중에 무언가 잊었을 때 장을 보는 것이 매우 어렵게 만듭니다.

 

시설이 상대적으로 개량이 없는 것도 불만이라면 불만입니다. 화장실 등은 개량이 이뤄져 불편은 없지만 영지쪽은 거의 개량이 없어서 시설이 확실히 낡은 느낌을 주는 것은 피하기 어렵습니다. 오토캠핑장이 아니기에 어쩔 수 없지만 주차장에서 영지까지 먼 경우 짐을 들고 왕복하기도 좀 부담스럽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