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ゆるキャン△(캠핑|여행)

동해 망상2오토캠핑장 - 바닷가에서 놀고, 숲에서 잠자는 망상(?)

dolf 2023. 10. 18. 08:21

모든 사람은 완벽한 캠핑을 꿈꾸지만 이 세상에 완벽한 캠핑은 없습니다. 일단 캠핑장부터 무언가가 좋으면 무언가는 좀 아쉬운게 생기는 법이요, 아무리 준비를 잘 해가도 무언가 트러블은 벌어지는 법이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캠퍼들은 완벽한 캠핑을 '망상'합니다. 아... 말장난 오프닝이 그리 재밌진 않군요.^^

 

하여간... 오늘의 캠핑 이야기는 바로 이 망상입니다. 어디의 망상이라고 안 적어도 여름 휴가 계획 짜 보신 분은 '동해 망상'이라고 알아서 컴파일과 빌드까지 하실 것으로 믿습니다.^^ 여름 해수욕장으로 유명한 지역이니 더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죠. 동해의 해변하면 북쪽으로는 망상이요, 남쪽으로는 추암이 명당인데 추암은 올해 초에 이미 소개한 바 있으니 한 번 읽어 보시길 당부드립니다. 동해시의 양대 해변에 모두 캠핑장이 있는 셈이 됩니다.

 

 

동해 추암 야영장 - 대한민국 해변 캠핑장의 최고봉

우리나라 현대 캠핑의 시작은 낚시와 등산에서 시작되었다 해도 좋기에 당연히 바닷가에서도 캠핑을 즐깁니다. 그리고 현대 대한민국 오토캠핑은 경포대에서 시작되었기에 바닷가에서의 캠핑

adolfkim.tistory.com

 

■ 동해시공영 망상2 오토캠핑장

- 사이트 수: 일반 56 사이트, 카라반 41동
- 샤워장: 있음(유료. 여름 한정 운영
- 개수대/화장실 온수: 나오기는 나오는데...T_T
- 전기: 제공
- 매점: 해수욕장 주변에 넘쳐남
- 사이트 타입: 데크
- 테이블: 기본 제공
- 기타 사항: 장작 금지(하지만 비밀리에, 정말 비밀리에...)

 

 

여기서 잠깐... 망상 '2' 캠핑장이라는 것에 주목하셔야 합니다. 그러면 망상 '1' 캠핑장은 어디 있을까요? 있기는 있습니다.

 

지도를 보시면 저기 위에 '망상오토캠핑리조트'라고 있는데 저깁니다. 사실 원래는 망상제1오토캠핑장이었지만, 2019년 강릉-동해 산불로 저기가 홀랑 타버렸습니다. 그나마 산에서 거리가 좀 있었던 망상제2캠핑장은 재만 좀 뒤집어 쓰고 만 수준의 경미한 피해를 입어서 며칠 운영 중단이 된 것 말고는 큰 피해는 없었습니다. 하여간 이후 망상제1오토캠핑장은 완전히 싹 갈아 엎어서 지금의 망상오토캠핑리조트가 되었습니다. 사실 저기는 망상해변이 아닌 가곡해변쪽에 있지만 일단 망상동에 있으니 망상이라는 말을 못 쓰는 것은 아니죠. 여긴 나중에 갈 일이 있으면 그 때...

 

 

위 사진은 저 산불때 역시 건물 한 동이 홀랑 타버린(지금은 보수를 다 했습니다만) 옥계휴게소에서 찍은 산쪽 사진입니다. 이후에 조림을 했지만 겨우 대머리에 털이 난 수준으로 민둥산을 간신히 벗어난 단계입니다. 나무가 좀 보이려면 앞으로도 10년 가까이는 걸릴 것입니다. 나무가 있는 곳에서 불을 조심해서 다뤄야 하는게 이런 이유입니다.

 

사실 오토캠핑리조트라고 하지만 정말 캠핑 사이트까지 바로 차를 가져올 수 있는 형태는 아닙니다. 오른쪽에 있는 카라반은 정말 이런 구조지만, 왼쪽의 순수한 캠핑 사이트들은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건 바로 아래에서 다시 이야기를 하기로 하고... 추암도 그렇지만 체크인은 오후 3시로 좀 늦는 편입니다. 보통 정리가 빠른 텐트 사이트는 2시부터 체크인을 하고 카라반 등을 3시에 하지만 여기는 일괄적으로 3시부터 체크인입니다. 이 3시에는 카라반 사람들이 바글바글 몰리는 만큼 그냥 시간 되면 알아서 텐트 설치부터 하고 체크인은 나중에 하는게 차라리 낫습니다.

 

카라반은 4인실 구조이며 꽤 크기는 큰 편입니다. 저런 식으로 카라반별로 한 대씩 바로 차량의 주차가 가능합니다.

 

바로 앞 주차 공간
망상 해수욕장 공용 주차장

BUT... 텐트 사이트는 '그런 거 없다'입니다. 해변 앞의 주차 공간에 주차를 하거나 위의 공용 주차장에 차를 대고 짐을 꺼내와야 합니다. 해안의 주차 공간은 면수가 그리 많지 않아서 텐트 사이트 전체를 전부 소화하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늦게 도착하는 경우 저 공용 주차장에 차를 대야 합니다. 그나마 이쪽에 가까운 곳의 사이트를 잡았다면 낫지만, 해안쪽에 잡았는데 여기에 주차해야 한다면 짐을 꺼내고 내리는 데 인상을 좀 써야 합니다. 이럴 것을 고려하여 캐리어를 준비해 오는 것이 나름 도움이 됩니다. 이 두 가지를 합치면 주차 면적은 넉넉하고 남습니다.

 

나름 이 캠핑장의 장점이 이  주차장 옆에 있는 상가입니다. 편의점도 몇 개 있는데다 특수점이라고 정말 몇 종류 안 되기는 하지만 롯데리아도 있습니다. 즉 음료 등을 많이 준비하지 않아도 편하게 현지 조달이 가능합니다. 망상1캠핑장(오토캠핑리조트)는 망상해변까지 거리가 멀어서 사실상 그 안에 있는 작은 매점 아니면 뭔가를 사러 나오기가 어렵다는 점을 생각하면 적지 않은 메리트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답이 안 나오는 것을 사야 한다면...  차로 20분 정도 가면 동해 이마트가 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캠핑장을 봅니다. 망상2오토캠핑장은 소나무를 심어 만든 인공적인 숲 캠핑장입니다. 나무가 빽빽하지는 않아서 정말 숲 느낌까지는 아니지만, 적어도 나무에 해먹걸고 나무에 타프걸고 할 정도는 있습니다.

 

영지 형태는 전형적인 나무 데크입니다. 5m 정도 크기의 데크라서 중형 텐트는 충분히 올라갑니다. 대신 6m급의 대형 거실형 텐트는 밖으로 삐져 나오는 것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텐트 고정은 스크류 방식이 아닌 스프링 타입의 데크팩을 쓰거나, 데크 옆면에 있는 고리에 로프를 연결하여 고정하면 됩니다. 스크류 방식 데크팩은 쓰지 않는게 예의입니다.

 

영지에는 흔히 볼 수 있는 4인 나무 테이블이 있으며, 영지 당 전원 콘센트는 4개씩 제공합니다. 600W 칼제한을 거는 곳은 아닙니다만, 그렇다고 태백 소도급으로 전기 인심이 좋은 곳은 아니니 적당히 눈치를 봐가며 전기를 쓰면 되겠습니다.

 

매일 샤워하지 못하면 입 안에 가시가 돋는다고 하실 분은 아쉬울 내용이 있습니다. 바로 샤워장입니다. 샤워장이 있기는 한데 이 샤워장이 캠핑장용으로 지어진게 아니라 해수욕장에 맞춰 지어진 것이라 해수욕장이 개장하는 여름에만 한시적으로 운영합니다.

 

개수대는 총 두 곳이 있으며 중앙에 있는 곳은 실내 타입, 서쪽 구석에 있는 것은 개방형 타입입니다. 실내형 중앙 개수대는 전기 온수기가 있어 일단 따뜻한 물은 나옵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뜨거운 물은 사람들이 안 쓰는 시간대의 이야기이며 다들 해먹는 시간대에는 미지근하지도 않은 물이 나오겠습니다만 없는 것 보다는 낫죠. 만약 늦가을 이후 캠핑을 하고자 한다면 찬물을 만지기가 괴로워지기에 이 중앙 개수대 주변으로 영지를 잡는게 낫습니다. 대신 화장실이 좀 멀어지겠습니다만.

 

하여간 짐을 풀고... 서울과 수도권은 비가 꽤 왔다 하며, 강릉시쪽도 비가 살짝 내렸지만 동해쪽은 하늘만 조금 흐리지 비 한 방울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기후 변화를 대비해 타프를 2개씩이나 챙겨 왔지만, 비도 안 오고 귀찮다는 이유로 그냥 차에 쳐박에 놓았습니다.^^

 

이전에 소개한 바 있는 추암캠핑장급으로 끝내주는 뷰는 아니지만, 망상2캠핑장도 바로 앞이 해변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습니다. 지대 차이가 없어서 캠핑장에서 바로 바다가 보이는 차원은 아닙니다만, 그냥 걸어서 1분만 가도 유명한 망상해변이 바로 나옵니다. 텐트에서 바로 바다를 보는 맛은 없는게 아쉬운 일이지만, 조금 일찍 일어나면 바다에서 일출을 보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아, 이 날은 하늘이 흐려서 일출... 그런 거 없었습니다.

 

해가 저물고... 공기가 슬슬 쌀쌀해지면 이런 것이 생각나죠. 가져간 장작(톱밥 압축)이 오래는 가는데 불이 정말 안 붙고 화력도 좀 약해서 이대로는 뭘 해먹지도 못하겠다 하여 그냥 그 위에 바로 숯을 투입했습니다. 숯으로 뽜이야~가 제대로 되어 이것만으로도 난방이 꽤 됩니다. 이후 숯이 안정화된 뒤 닭꼬치를 지글지글...

 

...

 

태양은 보이지 않지만 하여간 날은 밝아오고...

 

우아하게(?) 전기 포트로 물을 끓여...
싸구려 커피(?)를 만들어...
베이컨과 함께 원샷~

아침은 심플하게... 커피 & 토스트 & 베이컨 조합의 서양식 아침으로 마무리를 짓습니다. 전날 배부르게 먹어 입맛이 없어도 가볍게 들어가고 정리도 쉽답니다.

 

■ 총평

 

사실 추암 캠핑장과 여기를 비교하면 추암이 비주얼면에서 더 낫기는 합니다. 실제로 똑같은 바닷가 캠핑장이지만 단차가 없고 도로가 하나 막고 있고 나무까지 막고 있어 해안이 바로 보이지 않는 망상2에 비해 추암은 어디서든 바다가 바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파도 소리가 바로 들리는 추암과 딜리 저 도로 덕분(?)에 그 소리가 잘 들리지 않습니다. 또한 추암은 산 위 일반 영지가 아닌 오토 영지는 바로 주차가 되는 점도 장점이구요.

 

그렇지만 망상2 캠핑장 역시 장점은 있습니다. 해안이 훨씬 길고 넓은데다 상점 등도 더 많고 도로 접근성 역시 뛰어납니다. 동해고속도로 망상IC에서 빠르면 5분 거리이기 때문인데, 동해IC에서 좀 들어가야 하는 추암보다는 접근이 상대적으로는 편합니다. 또한 철저히 바닷가 캠핑장인 추암과 달리 캠핑장 안은 숲 캠핑장 컨셉이라 숲과 바다를 나름 모두 즐길 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냉기나 습기 차단이 쉬운 데크 영지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