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주 금요일에 유튜브를 보니 이런 뉴스가 올라왔습니다. 왜 금요일 뉴스를 지금 꺼내느냐 하면... 이 블로그는 월/수/금 갱신 원칙이라 금요일 포스팅 이후 내용은 월요일 내용이라 그렇습니다.^^
하여간...
이 뉴스에서 적은 내용은 이렇습니다.
- 르노코리아 매출 반토막.T_T
- 닛산 OEM 안하니 매출이 작살났음.
- 그런데 르노코리아는 자체 개발 차 없음.(SM5 1/2세대, QM5)
- 콜레오스 신형 발표했는데 이건 그냥 지리차.T_T
- 이러다 나중에 르노 튀고 지리코리아 되어 그냥 FTA 회피용 생산공장 되는거 아님?
뭐 르노코리아 매출은 속일 수도 없는거라 뭐 잘못된 이야기는 아니고, 닛산의 OEM 생산 종료로 매출에 타격을 입은 것도 맞습니다. 다만 르노코리아 자체 차량이 전무한건 아닙니다. SM5 3세대(르노 래티튜드)는 일단 르노코리아 고유모델이 맞고, XM3(르노 아르카나)나 QM6(르노 콜레오스 2세대) 역시 르노코리아 주도로 설계한 모델이기 때문입니다. 뭐 그게 잘 팔렸냐 하면 좀 미묘하지만 말입니다. SM5 3세대는 그냥 타사 준중형 가격에 중형차 타려는 수요 정도나 있었고, XM3는 초반에는 좀 나갔지만 나중에 확 꺾였습니다. QM6는 나중에는 짐차로 전락했구요.
사실 르노코리아가 이 모양 이 꼴이 된 것은 당연히 국내 매출이 기본을 못 받쳐주기 때문입니다. 그 말은 '차가 안 좋다'는 것입니다. 일단 르노코리아가 상대해야 하는 현대/기아차는 인테리어라는 부분에서는 나름 세계권인 기업인데다 익스테리어는 호불호가 좀 있어도 그런대로 뽑으며 무엇보다 퍼포먼스면에서 국내 다른 차량 제조사보다 나으면 나았지 밀리지는 않습니다. 즉 경쟁자가 워낙 셉니다만, 만드는 차마다 이 현대기아를 못 넘는게 문제입니다. SM6(르노 탈리스만)은 나올 때 부터 중형차에 안 어울리는 서스펜션으로 욕을 먹더니 실제 뚜껑을 따보니 주행성능, 승차감, 인테리어, 편의성 모두 떨어지더라는 것입니다.
XM3(아르카나)는 초기에는 반짝했는데 얼마 못 가서 매출이 1/3 수준으로 폭락을 했고, 지금은 수출은 그런대로 되지만 내수에서 영 힘을 못 쓰는 형편입니다. QM6도 낮은 퍼포먼스에 대한 불만 때문에 결국 초반에만 반짝한 차가 되었습니다. 사실 이 문제는 쌍용(현재의 KGM)도 마찬가지지만 거기는 SUV에만 목숨 건다는 특별함이라도 있지 르노코리아는 그런 것도 없습니다.
유럽중화 감성을 내세우고자 해도 푸조나 시트로엥같은 아예 프랑스다운 특성도 적어 이도 저도 아닌 형태인데다 무엇보다 대한민국에서 프랑스 감성 디자인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아닙니다. 성능도 열세, 가격이나 옵션 정책도 영 아니요, 디자인면에서도 확 끌리는 형태가 아닌데 꾸준히 잘 팔리면 그게 이상한 것입니다. SUV에 목숨을 건 KGM이나 GM과 달리 르노는 SUV에 강한 제조사도 아닐 뿐더러 이미 국내의 SUV 시장은 포화 상태라서 시장 빼앗기는 훨씬 난이도가 높습니다. 픽업트럭에 목숨을 건 KGM, 미국식 정통 픽업트럭을 내세우는 GM 앞에 르노는 도대체 뭘 내세울 수 있을지요?
그리고 나중에 르노가 먹튀하고 지리코리아로 간판 갈아 치운 뒤 FTA 회피용 생산기지로 전락하는 거 아니냐는 걱정... 사실 몇 년 뒤에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은 이야기입니다. 사실 이미 이 문제는 르노삼성에서 르노코리아로 바뀐 시점, 그리고 오로라 프로젝트가 발표된 시점에서 적지 않은 사람이 예상한 사항입니다. 카를로스 곤 체포 사건 이후 르노 본사와 닛산이 말만 얼라이언스고 그냥 개발비만 공동 투자하는 동네에 불과해져 르노코리아가 닛산/미쓰비시 OEM 물량을 받아오는 것도 어려워진 이상 공장을 돌리는 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굳이 유럽에 있는 공장 말고 부산에 있는 공장을 돌릴만한 메리트가 별로 없습니다. 중국을 제외한 동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서 르노가 끝내주는 브랜드도 아니구요.
결국 몇 년 안 가 경영 위기는 또 찾아올 것이고, 이미 아시아 시장에서 지리에 의존도가 높은 르노가 르노코리아를 따로 운영할 메리트는 줄어듭니다. 차라리 이걸거면 먹튀하는 것이 손해를 안 보는 길이죠. 이후 지리코리아가 성공할지 여부는 중국차에 대한 기존 메인스트림 자동차 구매 고객들의 인식이 어떻게 되느냐에 달려 있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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