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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무면허 킥라니, 막지는 못해도 줄일 수는 있다

dolf 2024. 7. 24. 15:59

아... 고라니도 아니요 자라니도 아닌 킥라니여...

 

운전을 하는 분이라면 킥보드에 학을 떼 보지 않은 분은 없을 것입니다. 사실 킥보드만 그런 것은 아니며 헬멧도 쓰지 않고 칼치기하는 배달 오토바이, 차선을 통째로 잡아 먹고 가는 자라니들 집단까지 사실 나쁘게 말하면 적(?) 투성이라 할 수 있지만 그렇게 말하면 그냥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상태'가 되니 이건 좀 접어두고...

 

하여간 킥보드는 작게는 주차 방해부터 정신나간 주행까지 운전자들에게는 고라니급으로 위험한 존재인 것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면허도 없을 법한 중고등학생들이 타고 다니는 것은 이미 사회 문제급입니다. 뉴스가 한두번 나온건 아니지만 이번에 또 뉴스가 나왔습니다.

 

 

'면허'라는 것은 '자격'과 달리 자신의 행위로 인해 자신 및 남을 죽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행위를 하는 사람에게 최소한의 능력을 확인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지우는 조건으로 발급하는 것입니다. '의사'가 면허이며 '변호사'가 자격인 것도 이러한 차이 때문입니다.(변호사의 혀로 사람을 자살하게 할 수는 있지만 이건 별개 문제라서 다루지 않습니다.) 사륜차건 이륜차건 킥보드(PM)건 얼마든지 골로 갈 수 있고 골로 갈 수 있게 할 수 있는 물건인 이상 면허는 필수인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똑같이 사람을 죽일 수 있고 죽을 수 있는 물건임에도 사륜차에 비해 이륜차 및 PM의 무면허 운전에 대한 처벌은 너무나 가볍습니다. 사실 사륜차의 무면허 운전도 처벌이 가벼운 편인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보통 답 없는 상습범이 아닌 한 실형이 나오지 않으니 거의 대부분 벌금형인데, 이것도 300만원을 다 선고하는 일은 많지 않고 보통 150~200만원선에 그칩니다. 보통 사륜차의 무면허 운전은 음주운전과도 연관되는 경우가 많기에 처벌 수위를 정말 음주운전 처벌 또는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고 보지만... 그 가벼운 사륜차 무면허운전 벌금 대비 원동기장치자전거나 PM은 더 가벼워서 실형도 없고 30만원 이하 벌금 또는 30일 이하 구류인데 보통 20만원 정도 벌금형에 머뭅니다.

 

사실 20만원 정도는 청소년도 자기 용돈으로 어떻게든 낼 수 있다보니 무면허 운전을 너무 가볍게 여깁니다. 사실 이 문제는 오토바이(원동기장치자전거)도 마찬가지지만, 오토바이가 가격이 좀 있는데다 모든 사람이 쉽게 탈 수 있는 것은 아니다보니 오토바이의 무면허 운전은 상대적으로 비행 청소년 문제와 관련이 있지만, 킥보드같은 PM의 무면허 운전은 비행 청소년이 아닌 일반 청소년들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법을 아무리 강화한다 한들 범죄가 안 벌어지는 것은 아니라서 아무리 법을 강화하고 처벌을 높인다 한들 무면허 운전을 0에 가깝게 만드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다만 현재 벌어지는 청소년의 무면허 킥보드 문제는 '너무 낮은 접근 문턱'인 이상 이 문턱을 높이면 어느 정도 문제를 줄이는 것은 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이 기사에 나온 바와 같이 킥보드의 면허 등록 허점을 막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 역시 보호자의 면허증 도용이라는 방법을 막을 수는 없기에 완벽한 해결책은 아닙니다.

 

이와 함께 해야 하는 것은 원동기장치자전거와 PM 무면허 운전 벌금의 현실화입니다. 고작 이론적으로 30만원, 실제로는 20만원 남짓한 벌금으로는 그냥 '재수 없이 걸렸으니 그냥 내지' 정도의 효과밖에 안 나옵니다. 이걸 4륜차와 동일한 수준으로 인상시켜 실제로 통장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만들어야 돈이 무서워서 무면허 운전을 가볍게 여기지 않게 됩니다. 청소년에 200~300만원을 바로 만들어 낼 재주는 보통 없으니 보호자에게 폭우 내리는 날 먼지나게 맞게 되기는 하겠지만 오히려 그러기에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물론 웬만한 잘 사는 집이나 아예 벌금이고 뭐고 철판을 까는 비행 청소년은 벌금을 높이는 것에 크게 경각심을 갖지 않을 수는 있고, 정상적인 청소년이 벌금을 내기 위해 다른 범죄에 손을 대는 탈선 문제를 조장하지 않겠느냐는 문제는 나올 수 있지만 전자는 처벌을 높이는 것으로는 해결이 안 되는 문제이며 후자는 현 시점에서는 가능성 문제이기에 실제 통계를 내봐야 알 수 있는 사항입니다. 또한 처벌 수위를 무작정 높이는 것이 전체 범죄의 처벌 수위를 높이는 것이 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도 나올 수 있지만 이건 똑같은 무면허 운전에 대해 원동기장치자전거/PM에 한해 처벌을 경감해주던 것을 정상화하는 것에 불과하기에 처벌의 강화라 하기도 어렵습니다.

 

공유경제라는 것을 싫어하다 못해 혐오하는(현재의 공유경제는 사회의 이익이 아닌 공유경제 플랫폼을 운영하는 측의 극단적인 수익화를 위해 사회 정의를 무너트리는 악일 뿐입니다.) 사람으로서 너무나 낮은 허들로 인해 발생하는 이 문제는 허들을 높이는 것으로 대처할 수 밖에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미 시장을 장악한 배부른 업체들은 비난을 하겠지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