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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olf는 告한다(비평|시사)

사고인가 음모인가, 윤근혜 정권의 신동진 쌀 탄압기(?)

dolf 2024. 2. 16. 08:14

음모론은 원래 듣기 좋고 재밌습니다. 물론 그걸 실제로 믿느냐는 별개 문제이며 대부분의 음모론은 그냥 음모론으로 끝내야지 사실이나 진실과 거리가 먼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이 포스팅 역시 그냥 재미성(?) 음모론 비슷한걸로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진실은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정말 '우연찮은' 일이 반복되는 것 역시 부인하기는 어렵습니다.

 

오늘의 음모론 대상은 사람도 단체도 아닌 '쌀'입니다. 그것도 특정한 쌀(벼) 품종이 윤근혜 정권에게 탄압을 받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사람도 탄압하고 단체도 탄압하는데 이제는 할 것도 없어서 쌀까지 탄압하나... 이 소리가 나올 상황이 윤근혜 정권 내내 벌어지고 있습니다. 불쌍한 탄압 대상인 쌀 품종은... 바로 '신동진' 되겠습니다.


 

 

일단 뉴스 하나부터. 국립종자원에 보관된 신동진 볍씨 가운데 10% 정도가 곰팡이 감염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며, 국립종자원은 원인조차 못 잡으면서도 '다른 거 심으면 되지 뭐가 문제임?'하면서 책임 회피를 한다는 것입니다. 대신 심으라 하는게 인기 없고 검증도 안 된 품종이라서 문제가 되구요.

 

사실 이 뉴스만 보면 그냥 국립종자원만의 문제이며 그냥 재수가 없는 문제입니다. 실상은 그럴 가능성이 높기야 하겠죠. 문제가 터져도 원인도 못 찾고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야 어떤 정권이 들어서건 공무원들의 공통 사항이라 뭐 이 역시 나름 이해(?)는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다른 벼 품종이면 모르겠는데 신동진이기에 음모론을 꺼낼 수 있는 것입니다. 윤근혜 정권은 이 신동진 품종을 못 잡아 먹어서 난리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 전에 신동진이라는게 뭔지 좀 이야기를 해봅니다. 쌀 하면 그냥 대충 먹는다는 분들이 대부분일 것이며, 알더라도 고시히카리나 추청(아키바레), 오대쌀 정도만 기억에 있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쌀 품종은 생각보다는 많고, 신동진도 나름 네임드 쌀 품종이긴 합니다. 마트에서는 그리 쌀 품종이 다양하지 않지만, 서울 사는 분들이라면 양재동 하나로마트에 가보시면 우리나라에 쌀 품종이 이렇게나 다양하구나...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쌀 품종에 따라서 재배할 수 있는 토질과 기후가 다르다보니 같은 품종도 경기도에서는 되는데 전라도에서는 못 기르는 경우가 얼마든지 있어서 보통 쌀 품종은 어느 정도 지역을 따라갑니다. 아키바레나 오대쌀이 대부분 경기도 지역에서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이 가운데 신동진은 네임드이긴 한데 '고급 쌀'은 아닙니다. 물론 정체 불명의 맛 없는 듣보잡 쌀은 아니고 끝내주게 맛있거나 향이 끝내주거나 한 정도는 아니지만 그냥 무난한 맛을 자랑하며 소출량도 많습니다. 즉 가성비가 좋은 쌀입니다. 그렇다보니 도시락이나 식당 등에서 이 신동진 쌀을 많이 쓰는 편입니다. 찰기가 심하게 많지 않아서 젊은 사람들의 취향의 밥이나 볶음밥 등 밥 가공품으로도 적합합니다. 주로 호남(전북 중심) 지역에서 나오는 쌀인데, 한 때 우리나라 생산량 No.1을 찍은 품종이기도 합니다.

 

이 신동진 품종을 윤근혜 정권은 계속 눈엣가시로 여겨 왔습니다. 호남을 때려 잡기 위해서 일부러 그렇다... 이건 좀 많이 오버한 음모론이고 가장 큰 이유는 '너무 많이 나온다'는 것입니다. 윤근혜 정권의 농업에 대한 기본적인 정책은 '지원 따윈 없다'입니다. 이승만 정부 이래 기록을 깨버린 거부권 사용 사례 가운데 쌀 수매를 강제하는 내용이 담긴 양곡관리법이 있는 것도 사실 이런 근본적인 원칙이 자리하는데, 쌀 소비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쌀 수매를 너무 늘려 정부 부담을 키우기 원치 않는 그 자체는 이해는 갑니다. 원래 정권을 잡아서 현실을 안 이후와 정권을 잡기 전은 여러모로 달라지기 마련이니까요. 하지만 그 방식에 좀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전북 53% ‘신동진 벼’…공공비축미 매입 제한 철회하라”

전북지역 농민들이 전북 대표 쌀 품종인 ‘신동진’ 벼가 공공비축미 매입대상에서 제한되자 이를 규탄하고 나섰다. 전북농업인단체연합회는 20일 전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림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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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국립종자원의 사건만 있었다면 신동진 음모론은 나올 일이 없었겠지만 윤근혜 정권은 아예 신동진 품종을 지정하여 박멸을 선언했습니다. 사실 쌀 품종은 영원한 것이 아니라서 지속적으로 개량을 합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갑자기 생산량이 확 줄거나 전염병이 돌 때 전멸하거나 하는 사태가 벌어지기 때문입니다. 사실 신동진 품종은 상대적으로는 좀 오래된(?) 품종이며, 2021년에는 병해충을 맞아 생산량이 확 줄며 '이제 품종 수명이 끝난 거 아님?'이라는 걱정을 낳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2022년과 2023년에 부활하면서 끈질긴 생명력을 발휘했습니다.

 

 

병에 강한 ‘참동진’ 벼 개발…“3년 안 농가 보급”

[앵커] 우리나라 대표 품종인 '신동진'벼가 최근 이상 기후로 인한 병해충의 영향으로 품질이 떨어져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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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고시히카리나 히토메보레같은 일본에서 넘어온 품종(사실 이것도 현재 일본에서의 품종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이야 국산 품종 육성이라는 명분이라도 있지만 신동진은 그냥 국산 품종이라서 이 명분은 통하지 않습니다.  신동진의 개량판으로 참동진이라는 것도 나왔고 사실 다른 쌀 품종도 있기에 그냥 품종 선택을 농민들의 선택에 맡겼다면 문제는 없겠지만 '너무 생산량이 좋다'는 이유로 보급을 안 하기로 한 것이 문제였습니다.

 

그렇다면 왜 농민들은 정부에서 기르지 말라는 신동진에 목을 매다는 것일까요? 이유는 꽤 간단합니다. '검증된 상품'이기 때문입니다. 신동진은 생산량도, 맛도 검증되어 있는 품종이며 이는 농민들에게 어느 정도의 수익 예상을 가능케 합니다. 하지만 정부에서 대신 기르라 하는 것들은 그 검증이 충분히 이뤄져 있지 않습니다. 정부 말을 따라서 심어야 이게 제대로 된 것인지 알 수 있지 않냐구요? 그러다 농사 망쳤을 때 나라에서 책임 져 줍니까? 절 대 안 집니다. 정권을 가리지 않고 정부가 농민들을 상대로 품종 가지고 뒤통수를 친 적이 한두번이 아니기에 정부가 하라면 콩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믿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농업은 상당한 리스크를 짊어지는 산업임에도 정부 주도로 한 정책으로 인한 실패에 대해 정부가 책임지지 않았기에 검증되지 않은 새 품종을 받아들이고 신동진을 버리라는 정부의 말에 반발하는 것입니다. 정부의 쌀 관련 뒤통수, 통일벼 이야기도 한 번 읽어 보시죠.

 

 

되짚어 보는 대한뉴스(3) - 정부미(통일벼), 그 불신의 역사

대한민국 역사, 아니 한반도 역사 전체에서 '쌀'을 넘치게 먹고 산 역사는 그리 길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이 건국되고도 수 십년이 흘렀어도 쌀의 공급은 수요보다 모자랐습니다. 지금이야 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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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신동진도 언젠가는 그 역할을 다 할 것은 분명한 이상 농민들의 입장은 '신동진 보급 및 수매 중단 시기를 몇 년 더 뒤로 미뤄라'는 것입니다. 그 사이에 대체 품종의 검증이 끝나면 그걸로 갈아타겠다는 것입니다. 정부가 정말 생각이 있었다면 이렇게 하는 것이 맞습니다만 윤근혜 정권은 그냥 막 나가죠. 자기 말 듣거나 아니면 배를 째거나 가운데 하나입니다.

 

여기에 하필 이 신동진을 기르는 지역이 윤근혜 정권을 좋아하지 않는 지역, 즉 호남이라는 점이 음모론에 불을 지핍니다. 신동진 이외에도 역시 생산량이 많은 새일미 역시 이번에 수매 및 종자 보급 중단 대상이 되는데 이 새일미는 전남의 주요 생산 품종입니다. 요약하면 결과적으로는 호남의 농민들만 두들겨 패는 형태가 되어 버린 것입니다. 위에서도 적은 것이 윤근혜 정권이 아무리 막 나가지만 정말 호남을 때려 잡기 위해 이 정책을 취하고 있다고 보는 것은 오버이며, 생산량 상위 품종을 때려 잡다보니 우연히 이렇게 된 것이겠으나 어쨌거나 호남 농민들만 피해를 보게 생긴 이상 음모론이 안 생길 수 없는 것입니다.

 

맛없어 아무도 안 심으려는 통일벼도 아니고 그저 많이 수확한다고 죽이는게 타당한지는 좀 의문입니다.

 

정리하면 '우연히' 신동진이라는 생산량 많은 쌀 품종을 강제로 대한민국 농토에서 없애버린다 정부가 선언했고, '우연히' 그 정리 대상이 전부 호남의 주력 쌀 생산 품종이었으며, '우연히' 전북에 올해 보급해야 할 신동진 볍씨 가운데 일부가 감염되어 쓰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참 우연한 사항이 많습니다. 윤근혜 정권에 농업 관련으로 좀 정치적인 배려 능력이 있는 사람이 있었다면 최소한 이 가운데 한 가지는 문제를 막거나 충돌을 피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지만 막 가는 윤근혜 정권은 그냥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욕을 더 먹고 있습니다. 정치적인 음모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농민들, 특히 호남 농민들을 엿먹이는 것이 현재의 윤근혜 정권의 방향이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그런데 반성은 할까요? 정권이 사라지는 그 날 까지 나아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