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존슨을 크게 나누면 4개로 나눌 수 있다는 이야기, 사실 예전에 포스팅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 기억 없으시다구요? 에이~ 보고도 못 보신척 하신거죠?^^
사실 이 분류 말고도 아직 별도 카테고리로 분류하기는 뭣한 송탄식의 파생형인 남영동식 등 다른 존슨이 있지만 하여간... 회사 근처라 자주 가는 남영동식을 제외하면 가장 선호하는 존슨은 파주식입니다. 한 달에 한 번 패턴으로는 직접 문산으로 가서 먹을 정도인데... 오늘은 파주식하면 생각나는 삼거리식당이 아닌 다른 파주식 존슨을 먹어봅니다. 사실 이 집도 삼거리식당 다음 가는 역사를 자랑하는 곳인데...
지도에 나온 이름이 좀 이상하다 싶을 수 있는데... 정말 이상하게 카카오맵에는 이 집이 안 나옵니다. 그래서 지도로 찾아서 오실거면 저 집 건물과 같이 있는 블루핸즈를 찍고 오시는게 좋습니다. 사실 원래는 이 집도 삼거리식당에서 멀지 않은 북쪽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자리에 아파트(동문디이스트)가 들어서는 바람에 이 쪽으로 이사를 온 것입니다. 저도 정미식당이 이쪽으로 이사간 다음에는 여러 이유로 삼거리식당만 갔다 정말 오랜만에 이쪽을 들렸습니다. 이 집도 1990년 개업이라 삼거리식당만큼은 아니더라도 그런대로 노포에 해당하는 집입니다.
다만 같은 파주식이라고 해도 삼거리식당과 정미식당은 차이가 있습니다. 삼거리식당은 쑥갓 등 야채 가득에 논케이싱 소시지, 상대적으로 맑은 육수라는 특성을 갖고 있지만, 실제로 끓여보면 의정부식 레벨로 맑은 맛은 아니며 의외로 진한 맛이 나옵니다. 여기는 표준으로 주는 육수 양을 기준으로 하면 국물이 많은 편은 아니라서 여기에 라면을 투입하면 정말 국물이 상당히 진해집니다.
하지만 정미식당은 이 보다는 훨씬 육수가 맑고 육수의 기본 양도 많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끓여보면 국물이 의정부식과 가깝게 나옵니다. 물론 여기도 파주식이라 논케이싱 소시지는 들어갑니다만, 전반적으로 의정부식의 영향을 더 강하게 받은 맛이 나옵니다. 나름 의정부식이라 삼거리식당과 똑같이 짠지는 나옵니다.
위의 사진과 이 사진을 보면 삼거리식당과 차이가 육수만 있는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삼서리식당은 김치 투입량이 상당히 많아 김치 특유의 신맛과 육수에 익은 김치맛이 배어 나오지만, 정미식당은 이 김치를 거의 쓰지 않습니다. 오히려 파의 투입량이 압도적으로 많아서 육수에서는 상대적으로 단맛과 맑은 느낌이 더욱 강해집니다. 삼거리식당이 좀 야성적(?)인 느낌의 존슨이라면 정미식당은 그 보다는 의정부식과 가까운 깔끔한 맛이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슬프게도 단점도 있습니다. 개인적인 최대의 불만 사항은 이것입니다.
예. 과거와 지금의 레시피가 좀 바뀌었습니다. 과거에도 파는 꽤 들어갔지만 쑥갓의 비중이 삼거리식당도 뛰어 넘을 정도로 압도적이었다면 지금은 쑥갓이 극히 줄고 파의 비중이 압도적일 정도로 늘었습니다. 그래서 쑥갓 특유의 향이 감소하고 파의 단맛이 강해졌습니다.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고 있어서(정미식당이 삼거리식당보다 1인분 가격이 1,000원 쌉니다.) 레시피를 바꾼 것인지, 아니면 요즘 분들의 취향의 변화에 맞춰서 맛을 조정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파주식으로서의 정체성이 약해지고 의정부식에 더 가까워진 지금의 레시피는 개인적으로는 좀 아쉽습니다. 추가적으로 소시지의 양이 의정부식과 비슷하게 적은 편이라 뭔가 푸짐하게 드시려면 소시지 추가는 거의 필수라 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지금의 정미식당 존슨은 삼거리식당같은 맑은 육수에서 예상하기 어려운 좀 터프한 진한맛이 아닌 오뎅식당풍의 의정부식에서 김치까지 최대한 줄여 더 맑고 깔끔함을 추구한 것에 최소한의 파주식의 특성을 남긴 파주식과 의정부식의 중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송탄식의 진한 맛 존슨에 거부감이 있어 맑은 육수, 그리고 라면을 끓여도 충분한 국물을 원하시면 정미식당풍이 더 나을 수 있습니다. 이건 취향의 문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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